필자가 자랄 때만 해도 중학생이나 돼야 사춘기를 겪었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이르면 초등학교 3~4학년이 되면서, 보통 5학년부터 사춘기를 겪는다.

어느 날 갑자기 아이가 달라지기 시작하면 부모들은 어찌해야 할지 몰라 당황한다. 그러나 아이들의 행동 유형을 알고 나면 좀 더 편하게 아이의 행동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초등학교에 입학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한 해 한 해 훌쩍 커가더니 어느 순간 다른 아이가 된 것 같은 자녀의 모습을 보면 부모는 당황한다. 바로 마(魔)의 사춘기가 찾아 온 것이다. 말수는 부쩍 줄어들고 자기 방에 들어가 나올 기색이 없는 아이. 사사건건 시비 아닌 시비가 붙고 툭하면 쏘아 붙이고 말대꾸를 하는 통에 눈치 보느라 잔소리도 예전처럼 하기 힘들다.

‘우리 아이가 사춘기를 잘 이겨낼까?’

이런 생각을 할 겨를도 없을 만큼 아이와 부모는 티격태격 다투기 일쑤다. 집에서 애를 먹이는 것처럼 학교에서도 불손하게 굴지 않을까 노심초사하지만, 부모님의 걱정이 무색할 만큼 학교에서 아이들은 별탈없이 잘 지낸다.

적어도 담임교사는 부모처럼 모든 걸 다 받아 주진 않기 때문이다. 사춘기 자녀로 인해 부모가 겪는 울화통은 상상 이상이다. 하지만 아이들을 잘 아는 필자는 울분을 토하는 부모님에게 이렇게 조언한다.

“내일부터 산에 다니시거나 다른 취미활동을 하세요. 그러다 아이의 식사 때를 놓치면 대충 밥을 차려주시거나 라면을 끓여주면 됩니다. 아니면 ‘사랑하는 내 딸(아들)아! 식탁에 만 원 놓고 간다. 맛있는 거 사 먹어라’라고 쪽지를 남기세요. 그래도 딸이 말대꾸하고 대들면 만 원을 오천 원으로 줄이세요.”

사춘기를 겪는 아이들에게 하나하나 맞대응해봤자 소용이 없다. 자아가 독립하는 시기인 만큼 사춘기에는 좌충우돌할 수밖에 없다. 이때는 멀찌감치 지켜 보거나, 눈에 거슬리는 행동은 못본 척하는 것도 방법이다.

아이들 입장에서 사춘기는 ‘어른으로 인정받고 싶은 시기이다. 그래서 자기를 아이 취급하거나 무시하면 즉각적으로 반응을 하는 것이다.
 
필자는 사춘기를 겪는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너희들을 어른으로 인정하고 그에 맞는 권한을 주겠다. 시시콜콜 간섭하거나 통제하지는 않을 거다. 대신 어른스럽게 행동하고, 책임은 너희들에게 있다는 걸 명심해라.”

어른인 척하는 사춘기 아이들에게 그에 맞는 권한을 주고 그 책임을 묻는 것이 필자가 정한 원칙이다. 아이들은 물론 권한을 잘 지키지 못한다. 그럴 땐 세 번 중 두 번은 눈감아주고, 한번은 책임을 묻는다.

사춘기는 아이가 어른이 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성장통이다. 그러니 스스로 이겨낼 때까지 기다리고 지켜봐 주는 것이 좋다.

출처 : <영화를 함께 보면 아이의 숨은 마음이 보인다>

저자 : 차승민 (경남 창원 전안초등학교 교사)

‘부끄럽지 않은 선생이 되자.’
1998년 3월에 초등학교로 발령받아 아이들을 가르친 지 15년이 넘은 그는 화려한 프로필 대신 이 한 마디로 자신을 소개한다. 그는 처음부터 교사로서의 사명감과 교육자적 신념이 투철한 모범 교사가 아니었다. 천신만고 끝에 교육대학에 입학하고 우여곡절 끝에 졸업해 교사가 되었지만, 능력과 재능이 뛰어난 동료와 선후배 교사들 사이에서 눈앞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급급해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어느 순간, 자신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를 의미 깊게 생각하는 아이들의 눈빛을 느끼면서 철부지에서 진정한 교사로 거듭나게 된다.
그는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초등영화교육 전문가다. 우연한 기회에 아이들과 함께 영화를 보면서 시작된 영화 수업은 벌써 1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그는 이 책에 교육 현실에 대한 책임과 비판, 반성은 물론 요즘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가까이 다가가는 방법을 솔직하게 풀어놓았다. 또한 10여 년 동안 교육 현장에서 검증한 영화교육의 효과, 영화 감상 지도 노하우, 난이도별 영화 목록과 지도 가이드까지 고스란히 담았다.
현재 초등영화교육의 노하우를... 담은 인터넷 카페를 운영하고 있으며, 다양한 형태의 강의를 통해 동료 교사들에게 초등영화교육의 방법을 전수하고 있다.

‘차승민의 초등영화교실’ 인터넷 카페 http://cafe.naver.com/chasm98/

※ 인터넷 서점 및 전국 서점에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Posted by 전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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