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에 있는 미토콘드리아는 지금 이 순간에도 활성산소를 내뱉고 있다. 게다가 우리 주변에는 스트레스, 자외선, 식품첨가물처럼 활성산소의 발생을 촉진하는 요소들이 넘쳐난다. 그러니 지금 건강하다고 해서 활성산소를 얕보면 안 된다. 활성산소가 우리 몸에 어떤 악영향을 끼치는지를 잘 알기 때문에 거듭 강조하는 것이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활성산소의 발생을 억제하거나 발생한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물질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몸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몸 밖에서 들어오는 것’이다. 후자의 대표적인 예가 비타민A, 비타민C, 비타민E 등이다.

이들 비타민은 앞에서 소개한 연구(가령황반변성 환자 364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대규모 조사 연구)에서 황반변성의 진행을 막거나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고 밝혀졌다. 특히 비타민C는 활성산소를 직접 제거하기 때문에 자외선의 자극으로 생성되는 자유라디칼을 억제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비타민C가 눈의 수정체나 각막 등에 존재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비타민C가 항산화 네트워크의 최전선에서 싸우는 군사라고 하면 후방에서 대기하고 있는 부대는 비타민A와 비타민E다. 이들 비타민은 비타민C보다 항산화력은 더 강하지만 다량으로 섭취하면 과잉증(독성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비타민A, 비타민C, 비타민E 외에 활성산소를 억제하는 물질로 최근 관심을 모으는 것이 녹황색채소에 풍부한 항산화물질이다. 인간이 진화 과정을 거치는 동안 다양한 생존 능력을 획득한 것처럼 식물도 자외선이나 해충 등으로부터 제 몸을 지키고 혹독한 자연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방어 능력을 갖추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항산화물질이다.

식물이 만들어내는 항산화물질은 크게 플라보노이드(또는 폴리페놀류)와 카로티노이드로 나뉜다. 플라보노이드는 적포도주로 잘 알려진 폴리페놀류의 하나로 종류만도 4000가지가 넘는다. 녹차에 들어 있는 카테킨과 타닌, 블루베리의 안토시아닌, 깨의 세사미놀, 대두의 이소플라본 등이 이에 속한다.

최근에는 소나무 껍질에서 추출한 피크노제놀이나 은행잎 추출물 등도 많이 알려져 있다. 적포도주를 자주 마시면 심장병에 잘 걸리지 않는다는 ‘프렌치 패러독스’와 마찬가지로 녹차를 많이 마시면 뇌졸중이나 암 발생 위험이 낮다고 보고되었다.

플라보노이드는 활성산소의 독성을 없애는 작용이 매우 강하다. 뿐만 아니라 비타민C를 활성화하고 비타민E의 효과를 높이는 등 수용성·지용성 비타민과의 상승 효과로 항산화 네트워크 전체에 좋은 영향을 주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한편 카로티노이드에는 녹황색채소에 들어 있는 베타카로틴, 토마토에 많은 리코펜, 오렌지 등에 들어 있는 제아키산틴 등이 있다. 가령황반변성의 진행을 막거나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고 증명된 루테인도 카로티노이드의 하나다.

혈중 카로티노이드 농도가 높아지면 암에 대한 저항력이 생기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또 카로티노이드에는 심장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인간의 눈에는 루테인과 제아키산틴이 많이 존재하기 때문에 식품을 통해 이 물질들을 자주 섭취하면 가령황반변성뿐만 아니라 백내장을 예방하고 시력을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출처 : <당신안의 장수유전자를 단련하라>

저자 : 쓰보타 가즈오

게이오기주쿠대학 의학부 안과 교수로 일본항노화의학회 부이사장, 잡지 「안티에이징」 의학 편집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1955년 도쿄에서 태어났다. 1980년에 게이오기주쿠대학 의학부를 졸업하고 일본과 미국에서 의사면허를 취득했다. 1985년부터 미국 하버드대학에 유학하여 2년 뒤 각막전임의(clinical fellow) 과정을 수료했다. 2001년에는 몇몇 뜻 있는 의사와 함께 일본항노화의학회를 설립했다. 또한 세계 최초로 iPS 세포를 만들어 201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야마나카 신야(山中伸彌) 교수와의 공동 연구 등을 통해 안과 분야에 생명공학의 첨단 기술을 응용하고자 애쓰고 있다. 저서로 『불가능을 극복하는 시력 재생의 과학』, 『늙지 않는 생활법』, 『기분 좋게 생활하면 10년 오래 산다』 등이 있다.

※ 인터넷 서점 및 전국 서점에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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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수록 면역력이 떨어져 젊었을 때는 가볍게 물리쳤던 약한 균에도 꼼짝없이 당하고 만다. 그러니 감기가 잦고 한번 걸리면 오래 가는 것이다. 노인요양시설 등에서 원내 감염이 자주 일어나는 것도 역시 면역력 저하가 큰 원인이라고 한다.

그런데 나는 1년에 세 번씩 48시간 단식을 한다. 단식을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하루 종일 굶고 있으면 뱃속을 그득하게 채웠던 것들이 개운하게 빠져나가고 피부도 매끈해진다.

몸속에 독소나 불필요한 것이 쌓여 있으면 쉬 피로하고 얼굴에 뾰루지 같은 것이 잘 생긴다. 그럴 때는 몸속을 말끔히 청소해야 한다. 운동으로 땀을 흠뻑 흘리거나 식이섬유와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서 배변이 잘되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런데 이렇게만 하면 세포 속까지 깨끗해지지는 않는다.

세포 수준에서 대청소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골라내서청소하는 방법이다. 유비퀴틴(ubiquitin)이라는 체내 단백질은 우리 몸에 불필요한 단백질만 찾아내서 달라붙는다. 잘못 만들어졌거나 손상된 단백질에 유비퀴틴이 달라붙으면 이를 인식한 단백질 분해효소가 작용해 단백질을 잘게 잘라 제거한다.

다른 하나는 한꺼번에청소하는 방법이다. 이것이 위에서 말했던 자가소화작용이다. 자가소화작용은 세포가 자기 자신의 단백질을 분해하는 현상으로 자식(自食) 작용이라고도 한다. 영양분이 부족할 때 스스로 자신의 오래된 세포 구성물을 분해해 영양분으로 이용함으로써 세포 자체의 건강을 유지하는 생리현상이다.

저열량식을 하면 자가소화작용이 활성화된다. 24시간 동안 물만 먹고 단식을 하면 활성도가 크게 올라 세포 속까지 깨끗이 청소된다. 쥐를 이용한 실험에서도 자가소화작용 활성화 인자가 기능하지 못하게 했더니 저열량식을 해도 그다지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집 안을 매일 쓸고 닦아도 어느 새 먼지가 쌓인다. 세포도 마찬가지여서, 세포 속까지 청소하려면 한 달에 한 번 꼴로 24시간 단식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면 면역력을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한 달에 한 번이 어렵다면 석 달이나 반년에 한 번이라도 괜찮다. 나도 주말 등을 이용해 가끔 단식을 한다. 단식을 하면 몸이 가벼워지고 몸 상태도 무척 좋아진다. 무엇보다 24시간 만에 먹는 밥은 정말 꿀맛이다.

단식을 마치면 다시 정상식으로 돌아가야 한다. 한동안 굶주렸던 몸은 음식이 들어오는 대로 모조리 흡수해 악착같이 쌓아두려고 할 테니 영양 흡수율이 높은 때임을 감안해 과식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정상식을 시작하는 시점도 중요하다. 밤에 먹으면 인슐린 분비가 늘어난 상태로 잠들게 되므로 건강에 좋지 않다. 아침 식사를 영어로 breakfast라고 하는데, ‘단식(fast)’멈춘다(break)’는 뜻이다. 이 말 그대로 단식을 마치면 아침식사부터 정상식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출처 : <당신안의 장수유전자를 단련하라>

저자 : 쓰보타 가즈오

게이오기주쿠대학 의학부 안과 교수로 일본항노화의학회 부이사장, 잡지 「안티에이징」 의학 편집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1955년 도쿄에서 태어났다. 1980년에 게이오기주쿠대학 의학부를 졸업하고 일본과 미국에서 의사면허를 취득했다. 1985년부터 미국 하버드대학에 유학하여 2년 뒤 각막전임의(clinical fellow) 과정을 수료했다. 2001년에는 몇몇 뜻 있는 의사와 함께 일본항노화의학회를 설립했다. 또한 세계 최초로 iPS 세포를 만들어 201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야마나카 신야(山中伸彌) 교수와의 공동 연구 등을 통해 안과 분야에 생명공학의 첨단 기술을 응용하고자 애쓰고 있다. 저서로 『불가능을 극복하는 시력 재생의 과학』, 『늙지 않는 생활법』, 『기분 좋게 생활하면 10년 오래 산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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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존스홉킨스대학에서 1958년부터 장기간 실시하고 있는 대규모 역학조사에 따르면 오래 사는 사람에게는 다음의 세 가지 공통점이 있다.

① 저체온
② 혈중 인슐린 농도가 낮다.
③ 혈중 DHEA 농도가 높다.

연구 결과 저열량식으로 시르투인 유전자가 활성화되면 위와 같은 상태가 되고, 대사증후군이 되면 정반대의 상태가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점에서도 대사증후군은 장수와 상극이다. 또 저열량식이 대사증후군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사실도 알 수 있다.

①의 저체온은 인체가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절약 모드’가 되었을 때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런 상태의 인체는 차로 말하자면 고연비 자동차에 해당한다. 평소에 엄청난 양의 휘발유를 써가며 시속 200km까지 달릴 일은 많지 않다.

50km 정도 달릴 수 있으면 생활하는 데 크게 불편하지 않고 과속으로 엔진이 과열되거나 고장 날 일도 없다. 이렇게 인체가 절약 모드로 생활하는 것은 천천히 오래도록 쾌적한 드라이브를 즐기는 것과 비슷하다.

②의 혈중 인슐린 농도 역시 장수와 관련이 깊다. 지속적으로 인슐린 농도가 높으면 인슐린저항성이 생겨 여러 가지 대사증후군의 원인이 된다. 바꿔 말해, 하루 세끼를 모두 배부르게 먹고 간식까지 꼬박꼬박 챙겨 먹으면 췌장이 인슐린을 아무리 많이 분비해도 감당하지 못한다.

결국 몸은 지치고 인슐린도 제 할 일을 거부하며 말을 안 듣기 시작한다. 이런 점에서 볼 때 건강하게 오래 살려면 체내에서 소량의 인슐린이 효율적으로 기능하는 상태가 가장 바람직하다. 저열량식이 중요한 이유를 여기서도 확인할 수 있다.

③의 DHEA(DeHydro EpiAndrosterone)는 호르몬의 일종이다.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과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도 DHEA로부터 만들어진다. DHEA는 부신피질호르몬(스테로이드)과 마찬가지로 주로 부신에서 생성되는데, 이 때문에 염증을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DHEA 농도는 사춘기 전에는 매우 낮다가 사춘기부터 급상승해 20세 무렵에 가장 높다. 그 후 차츰 낮아지다가 중년 이후에 급격히 떨어진다.

DHEA 농도와 장수의 관련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양하기 때문에 아직은 정확한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90세 이상에서 혈중 DHEA 농도가 20대 수준인 경우에는 대사증후군이 없고 치매 증상도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고 보고된 적이 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진 후 한때 미국과 일본에서는 DHEA 보충제가 불티나게 팔렸다.

그러나 대규모 연구에서 DHEA 보충제의 효과를 부정하는 결과(<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 2007년 2월 8일호)가 나오자 불로장생을 꿈꾸던 많은 사람들은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사실은 나도 그중 한 사람이었다. 요컨대 DHEA는 저열량식의 효과를 판단하는 하나의 ‘기준’이나 장수의 ‘결과’는 될지언정 그것 자체가 장수의 ‘원인’은 아닐 것이다.

저열량식은 여러 가지 제약이 따르는 보충제나 약을 쓰지 않아 부작용이 없고 혼자서도 할 수 있는 효과적인 대사증후군 예방법이다. 과유불급의 진리는 건강에도 적용된다. 시속 50km의 안전 운전으로 인생을 길고 여유롭게 즐기자.

출처 : <당신안의 장수유전자를 단련하라>

저자 : 쓰보타 가즈오

게이오기주쿠대학 의학부 안과 교수로 일본항노화의학회 부이사장, 잡지 「안티에이징」 의학 편집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1955년 도쿄에서 태어났다. 1980년에 게이오기주쿠대학 의학부를 졸업하고 일본과 미국에서 의사면허를 취득했다. 1985년부터 미국 하버드대학에 유학하여 2년 뒤 각막전임의(clinical fellow) 과정을 수료했다. 2001년에는 몇몇 뜻 있는 의사와 함께 일본항노화의학회를 설립했다. 또한 세계 최초로 iPS 세포를 만들어 201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야마나카 신야(山中伸彌) 교수와의 공동 연구 등을 통해 안과 분야에 생명공학의 첨단 기술을 응용하고자 애쓰고 있다. 저서로 『불가능을 극복하는 시력 재생의 과학』, 『늙지 않는 생활법』, 『기분 좋게 생활하면 10년 오래 산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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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후반에 발표된 일련의 연구 결과들은 맥케이 박사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주었다. 생물학을 비롯해 면역학, 의학 등 여러 분야에서 선충, 초파리, 쥐 등을 이용한 실험으로 저열량식이 수명을 늘린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선충이나 초파리 등은 인간과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유전자만 놓고 보면 그렇지도 않다. 이들의 유전자는 인간의 유전자와 70% 이상이나 일치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미덥지 않다면 영장류인 붉은털원숭이를 이용한 실험을 살펴보자.

1987년에 미국 위스콘신대학 연구팀은 붉은털원숭이를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에는 일반적인 먹이를 주고, 다른 한 그룹에는 비타민 등의 영양소는 그대로 둔 채 열량만 30% 줄인 먹이를 주기 시작했다. 연구팀은 붉은털원숭이가 나이 들어 노화 현상이 뚜렷해진 2009년에 두 그룹의 건강 상태 등을 비교 관찰한 결과를 발표했다.

두 그룹은 한눈에 봐도 차이가 뚜렷했다. 20년 동안 일반 먹이를 먹어온 원숭이는 털이 하얗게 세고 얼굴에는 주름이 깊게 팬 것이, 누가 봐도 늙은 원숭이의 모습이었다. 그에 비해 저열량 먹이를 먹어온 원숭이는 털에 윤기가 나고 흰털이나 주름도 적어 한참이나 젊어 보였다.

겉모습뿐만 아니라 움직임도 차이가 났다. 일반 먹이를 먹어온 원숭이는 나이가 들수록 살이 찌고 등이 굽어서 동작이 느리고 둔했다. 반면 저열량 먹이를 먹어온 원숭이는 움직임이 날렵하고 활발했다. 두 그룹을 나란히 두고 보면 부모, 자식이나 할아버지와 손자 사이인 줄 착각할 정도였다. 이로써 저열량식이 노화를 억제하고 수명을 연장한다는 사실이 선충과 초파리, 쥐에 이어 영장류에서도 확인되었다.

저열량식의 효과가 이처럼 여러 동물에서 공통적으로 입증된 점으로 미루어 현재 우리 몸에서도 하나의 체내 시스템으로 작용하고 있을 것이다. 실제로 저열량식과 장수의 관련성을 인정할 수 있는 사례는 매우 많다. 예를 들면 장수 국가 일본에서도 평균수명 1위를 자랑하는 오키나와의 주민들은 장수의 비결로 거친 음식을 꼽는다.

오키나와에는 예부터 유명한 향토요리가 있다. 그 요리는 돼지고기가 들어가 비타민과 콜라겐이 풍부하지만 서민들은 명절에나 겨우 맛볼 수 있었고, 오히려 평소에는 주식인 감자류와 오키나와에 자생하는 들풀이나 약초로 만든 나물과 국을 먹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러한 거친 음식이야말로 전쟁 후의 식량난을 견디고 100세 넘게 장수를 누릴 수 있게 한 원동력이었다.

그런데 장수 마을 오키나와에 이변이 일어나고 말았다. 2000년에 조사한 결과를 보면 여성의 평균수명은 예전과 다름없이 전국 1위였으나 남성의 평균수명은 4위에서 26위로 곤두박질했다. 알고 보니 식생활의 변화가 주된 원인이었다.

우선 섭취 열량이 크게 늘었다. 전쟁 직후에는 일본 본토의 80% 정도였으나 2000년에는 전국 평균을 웃도는 106%나 되었다. 게다가 전후에 미국에서 들어온 콘비프(쇠고기에 소금 등으로 염장한 후 쪄서 조미료, 향신료 등을 섞은 것) 같은 육류 가공품과 패스트푸드가 유행하면서 오키나와 주민들의 식생활은 거친 음식에서 고열량·고지방식으로 바뀌었다.

 영향은 여성보다 외식이 잦은 남성에게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잘못된 식생활이 평균수명을 줄인 이 사례는 오키나와 주민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보내는 엄중한 경고일 것이다.

출처 : <당신안의 장수유전자를 단련하라>

저자 : 쓰보타 가즈오

게이오기주쿠대학 의학부 안과 교수로 일본항노화의학회 부이사장, 잡지 「안티에이징」 의학 편집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1955년 도쿄에서 태어났다. 1980년에 게이오기주쿠대학 의학부를 졸업하고 일본과 미국에서 의사면허를 취득했다. 1985년부터 미국 하버드대학에 유학하여 2년 뒤 각막전임의(clinical fellow) 과정을 수료했다. 2001년에는 몇몇 뜻 있는 의사와 함께 일본항노화의학회를 설립했다. 또한 세계 최초로 iPS 세포를 만들어 201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야마나카 신야(山中伸彌) 교수와의 공동 연구 등을 통해 안과 분야에 생명공학의 첨단 기술을 응용하고자 애쓰고 있다. 저서로 『불가능을 극복하는 시력 재생의 과학』, 『늙지 않는 생활법』, 『기분 좋게 생활하면 10년 오래 산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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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에게 ‘지방’은 정말 백해무익할까?

몸에 지방이 너무 많으면 건강에 해롭지만 그 책임이 지방 자체에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지방 조직에서만 나오는 물질이 대사증후군의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지방 조직은 에너지 저장고 역할뿐만 아니라 내분비 기관으로도 기능한다. 지방 조직에서 호르몬과 유사한 아디포사이토카인(adipocytokine)이라는 물질이 분비된다는 사실이 10여 년 전부터 밝혀지기 시작했다. 아디포사이토카인은 혈액을 타고 온몸을 순환하며 인슐린저항성과 대사, 에너지 균형 등을 조절하는 생리활성물질이다.

아디포사이토카인에는 몸에 유익한 것과(아디포넥틴)과 유해한 것(PAI-1, TNF-α)이 있다. 표준 체격을 가진 사람의 혈액에서는 이 두 가지가 균형을 이루지만, 내장지방이 너무 많으면 아디포사이토카인 중에서도 유익한 물질은 줄어들고 유해한 물질이 늘어 몸에 여러 가지 악영향이 나타난다.

유익한 아디포사이토카인 중에서도 대사증후군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이 아디포넥틴(adiponectin)이다. 이 사실을 밝혀낸 일본 오사카대학의 마쓰자와 유지(松澤佑次) 교수의 연구팀은 1996년에 아디포넥틴이 혈관의 손상을 신속하게 복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 아디포넥틴의 혈중 농도가 낮을수록 심근경색증 같은 관상동맥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높다는 조사 결과도 발표했다.

도쿄대학의 가도와키 타카시(門脇 孝) 교수는 2001년부터 아디포넥틴의 기능을 잇달아 밝혀내서 주목을 받았다. 그는 쥐를 이용한 실험에서 아디포넥틴이 ‘인슐린저항성을 개선’하고 ‘지방의 연소를 촉진’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또 일본인의 약 40%가 유전적으로 혈중 아디포넥틴 농도가 낮다는 사실도 발표했다.

가도와키 교수의 연구팀은 마침내 아디포넥틴의 분비를 늘릴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찾아냈다. 기본은 유산소운동이다. 석 달 정도 워킹을 하면 효과를 실감할 수 있다고 한다. 운동으로 허리둘레가 줄었다면 아디포넥틴이 늘었다는 증거다. 아디포넥틴은 지방세포의 크기가 작을수록 많이 분비된다. 다시 말해 살이 찌면 지방세포가 커지므로 아디포넥틴의 분비량이 줄어든다.

적절한 식품을 섭취하는 방법으로도 아디포넥틴의 분비를 늘릴 수 있다. 오스모틴(osmotin)은 식물이 해충 같은 외부의 적으로부터 제 몸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내는 단백질이다. 이 물질이 아디포넥틴과 분자 구조가 비슷하고 기능도 유사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오스모틴은 토마토, 사과, 앵두, 키위, 피망, 옥수수 등에 풍부하다고 하니 평소에 적극적으로 먹도록 한다. 대두에 함유된 아르기닌이나 재첩의 알라닌, 녹차의 카테킨 등도 아디포넥틴의 분비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된다. 반대로 흡연이나 과음은 아디포넥틴을 감소시키므로 삼가는 것이 좋다.

아디포넥틴이 건강에 유익한 작용을 한다지만 사실 조금 염려되는 부분도 있다. 가도와키 교수의 연구팀이 2007년에  <셀(Cell)> 자매지인 <셀 메타볼리즘(Cell Metabolism)>에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아디포넥틴은 지방의 연소를 촉진하고 대사증후군을 개선하지만 한편으로는 뇌에 작용해 식욕을 자극한다고 한다.

이에 대해 가도와키 교수는 아디포넥틴에는 굶주림에 대비해 지방을 축적하고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절약 유전자’의 기능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기아 상태에서는 활동 에너지를 만들기 위해 평소와 다른 기능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당뇨병 인자를 가진 나로서는 이런 연구가 앞으로 어떤 성과를 낼지 누구보다 더 큰 기대를 하게 된다. 이제까지의 연구 동향으로 미루어 아디포넥틴에 관한 연구가 좀 더 진행되면 머지않아 대사증후군과 당뇨병을 개선하는 약제가 개발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면 굳이 운동이나 저열량식을 하지 않아도 쉽게 지방을 연소하고 대사를 촉진하며 당뇨병을 치료할 수 있다.

문제는 그런 꿈 같은 현실이 반갑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데 있다. 생물체는 영양 섭취와 대사를 반복해 생명을 유지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그 두 가지의 균형이 중요하다. 우리 몸이 아디포넥틴 같은 물질을 만들어내는 이유도 그 균형을 지키기 위해서일 것이다.

현재 일본의 당뇨병 위험군은 150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에게는 인슐린저항성을 개선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다. 운동과 저열량식은 인슐린저항성을 개선하는 데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나도 평소에 식사와 신체활동에 매우 신경을 쓰는 편이라서 혈당치가 조금 높은 것만 제외하면 보통 사람들보다 오히려 더 건강하다.

당뇨병 환자의 신체나이는 실제 나이보다 평균 10세 더 많고, 평균수명은 10년 더 짧다고 한다. 게다가 건강한 사람보다 14년이나 더 빨리 심근경색증이 발생한다. 100세 이상의 장수인 중에 당뇨병이 있는 사람은 드물다. 이런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는다. 인슐린 신호와 내당능을 효과적으로 조절하면 반드시 노화를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내가 날마다 저열량식과 운동, 바른 생활습관을 지킬 수 있는 것도 이런 확신 때문이다.

출처 : <당신안의 장수유전자를 단련하라>

저자 : 쓰보타 가즈오

게이오기주쿠대학 의학부 안과 교수로 일본항노화의학회 부이사장, 잡지 「안티에이징」 의학 편집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1955년 도쿄에서 태어났다. 1980년에 게이오기주쿠대학 의학부를 졸업하고 일본과 미국에서 의사면허를 취득했다. 1985년부터 미국 하버드대학에 유학하여 2년 뒤 각막전임의(clinical fellow) 과정을 수료했다. 2001년에는 몇몇 뜻 있는 의사와 함께 일본항노화의학회를 설립했다. 또한 세계 최초로 iPS 세포를 만들어 201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야마나카 신야(山中伸彌) 교수와의 공동 연구 등을 통해 안과 분야에 생명공학의 첨단 기술을 응용하고자 애쓰고 있다. 저서로 『불가능을 극복하는 시력 재생의 과학』, 『늙지 않는 생활법』, 『기분 좋게 생활하면 10년 오래 산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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