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아름다운 꽃에는 독이 있다고 하는데, 천계의 꽃으로 알려진 석산(만주사화) 역시 마찬가지다. 석산의 일본명은 히간바나, 이는 곧 저승꽃이라는 뜻이다. 석산은 죽은 자의 꽃, 지옥 꽃이라는 불길한 별명도 갖고 있는데, 이는 잎이 나오기 전에 붉은 꽃을 피우는 석산의 모습이 어딘가 으시시한 이미지를 연상시키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가을날 산기슭에 석산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모습은 너무 아름다 마치 다른 세상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러나 석산에는 리코린(lycorin)이라는 알칼로이드가 들어 있어 석산의 인경(鱗莖, 비늘줄기)을 많이 먹으면 중추신경이 마비돼 죽을 수 있다.

한편, 석산의 인경은 예로부터 민간요법에서 약으로 많이 이용되어 왔다. 손발이 트거나 창에 찔린 데에는 석산의 인경을 갈아 습포하고, 소량을 쪄서 구토를 일으키게 하는 구토제로도 이용했다. 그 밖에도 신장염이나 류머티즘, 백선 등의 치료에도 이용되었다.

출처: <독은 우리 몸에 어떤 작용을 하는가> (전나무숲 출판사)

● 지은이 _ 다나카 마치(田中真知) 

과학 전문 작가이자 번역가로 활동하며 전문 분야의 글쓰기에 재능을 발휘하고, 특히 과학 분야의 특정 주제를 알기 쉽게 풀어써 과학의 대중화에 기여하고 있다. 1990년부터 1997년까지 이집트에 머물면서 아프리카·중동 각지를 다양한 관점에서 취재, 여행하며 여행의 기록을 책으로 펴내 큰 인기를 얻었다. 저서로는 『도서관 탐험 – 자연이 만든 형태』 『아프리카 여
행기』 『어느 날 밤, 피라미드에서』 『지구에서 산다(전4권)』 등이 있고, 역서로는 그레이엄 행콕의 『신의 지문』 『혹성의 암호』 등이 있다. 

 감수 _정해관 

국립독성연구원에서 신경독성과 유전독성분야의 연구를 담당했으며,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청 보건연구관으로 활동하고 있다. 1972년 건국대학교 축산대학을 졸업하고 1982년 동 대학원 생물학과 미생물학을 전공해 이학석사가 되었다. 1982년 일본 정부 초청으로 일본동경대학대학원 농예화학 전문과정에서 구조 분자생물학을 전공해 농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88년부터 국립보건안전연구원(현 국립독성연구원) 보건 연구관으로 재직했고, 1991년에는 미국 국립환경보건과학연구소(NIEHS)의 객원연구원을 거쳐 1994년에는 일본국립암센터연구소 초빙연구원으로 활동하면서 암 억제 유전자의 기능 해석에 관한 연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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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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