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둥의 독은 같은 조개독이라도 두껍질조개의 독과는 완전히 다르다. 두껍질조개의 독은 조개 자체 내에서 생성되는 것이 아니라 플랑크톤 때문에 만들어지지만, 고둥은 스스로 독을 만든다.

고둥의 껍데기는 그 형태와 문양이 독특하고 아름다워, 전 세계적으로 고둥의 껍데기만 모으는 수집가가 있을 정도다. 어떤 것은 투기 대상이 되어 아주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하지만 수중 다이버들 사이에서 고둥은 아름답지만 매우 위험한 생물이다.

그도 그럴 것이 고둥 독은 조개독 중에서도 최강의 독성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고둥에는 긴 작살과 같은 치설(齒舌)*이라는 기관이 있다. 육식동물인 고둥은 자고 있는 물고기를 치설로 찔러 독을 주입한 후 마비시켜 그대로 삼킨다.

고둥의 독은 여러 가지 독으로 이루어진 코노톡신(conotoxin)이라고 하는 신경 독의 일종이다. 이 독은 신경세포의 이온 통로를 차단하기 때문에 감각을 마비시키거나 경련을 일으켜 몸을 움직일 수 없게 만든다. 인공호흡, 심폐소생술과 같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호흡곤란으로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출처: <독은 우리 몸에 어떤 작용을 하는가> (전나무숲 출판사)

● 지은이 _ 다나카 마치(田中真知) 

과학 전문 작가이자 번역가로 활동하며 전문 분야의 글쓰기에 재능을 발휘하고, 특히 과학 분야의 특정 주제를 알기 쉽게 풀어써 과학의 대중화에 기여하고 있다. 1990년부터 1997년까지 이집트에 머물면서 아프리카·중동 각지를 다양한 관점에서 취재, 여행하며 여행의 기록을 책으로 펴내 큰 인기를 얻었다. 저서로는 『도서관 탐험 – 자연이 만든 형태』 『아프리카 여
행기』 『어느 날 밤, 피라미드에서』 『지구에서 산다(전4권)』 등이 있고, 역서로는 그레이엄 행콕의 『신의 지문』 『혹성의 암호』 등이 있다. 

 감수 _정해관 

국립독성연구원에서 신경독성과 유전독성분야의 연구를 담당했으며,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청 보건연구관으로 활동하고 있다. 1972년 건국대학교 축산대학을 졸업하고 1982년 동 대학원 생물학과 미생물학을 전공해 이학석사가 되었다. 1982년 일본 정부 초청으로 일본동경대학대학원 농예화학 전문과정에서 구조 분자생물학을 전공해 농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88년부터 국립보건안전연구원(현 국립독성연구원) 보건 연구관으로 재직했고, 1991년에는 미국 국립환경보건과학연구소(NIEHS)의 객원연구원을 거쳐 1994년에는 일본국립암센터연구소 초빙연구원으로 활동하면서 암 억제 유전자의 기능 해석에 관한 연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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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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