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아이가 변기에 앉아 끙끙대는 모습을 본 적이 있으세요? 잔뜩 힘을 줘서 얼굴이 터질 듯이 벌겋게 달아오르고, 항문이 아프다고 엉엉 울기도 하고, 두려운 얼굴로 부모를 쳐다보며 고통을 하소연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소아 변비는 건강한 영유아 및 소아에게서도 흔히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소아는 성인에 비해 변비가 생길 확률이 높은데 유아의 30%, 전체 소아의 3~16%가 변비로 고통 받고 있다고 해요. 어른들도 그 고통을 견디기가 힘든데 아이들은 얼마나 견디기 힘들까요?

Constipation / Estreñimiento by . SantiMB .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어떤 부모들은 관장하면 된다고 쉽게 생각하고, 어떤 부모는 괜찮아질 때까지 기다립니다. 하지만 소아 변비는 대부분 기능성 변비로 단기간에 치료할 수 있지만, 방치하면 만성 변비로 진행되어 치료가 힘들어질 수 있으니 치료시기를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니 이제는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보지만 말고, 적극적으로 대처해 아이의 고통을 줄여주세요.

생후 12개월 미만의 아기들에게 나타나는 변비 증상은 일종의 생리적인 변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생리적 변비란 월령이 증가함에 따라 소화력은 향상되는 데 반해 섭취하는 음식은 유즙이 대부분으로 대장 내에 변이 생성될 만큼의 찌꺼기가 충분히 남지 않아 수일간 변을 보지 못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대부분 생후 4개월 전후로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때부터 이유식을 시작하면서 곡류와 채소, 과일 등을 섭취하다 보면 점차 증상이 호전됩니다. 또한 장 마사지를 해주고 베이비오일을 바른 면봉으로 항문을 살짝 자극해주는 것도 변비 해소에 도움이 됩니다.

tiny foot by limaoscarjuliet 저작자 표시

생후 수개월 내에 발생하는 만성 변비는, 2~3세 때 정상적인 배변 습관을 들이지 못해 생기는 유소아기 변비나 성인 변비와 그 특징과 대책이 매우 다릅니다. 영유아가 변비가 심하다면 출생 직후에 태변을 문제없이 배출했는지를 떠올려보고, 만일 태변 배출에 문제가 있었다면 히르쉬스푸룽병과 같은 기질적 원인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변비 증상이 있는 아이를 데리고 병원을 찾는 부모님들은 아이의 증상을 장황하게 설명합니다. 그러나 부모님의 이야기나 증상만으로는 아이에게 변비가 있는지를 진단내리기 힘듭니다. 어린이는 연령에 따라  배변 횟수에 상당한 차이를 보이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신생아는 하루에 4번, 1세 전후로는 하루에 2번, 4세 이후부터는 어른과 같이 많게는 하루 3번에서 적게는 일주일에 3번까지를 정상 배변으로 봅니다. 배변 횟수가 적거나, 배변 횟수가 정상이라도 너무 딱딱하고 마른 변을 본다든지, 배변 시 너무 아파하거나 힘들어한다면 역시 변비로 간주합니다.

모유를 먹는 아이들은 분유를 먹는 아이보다 배변 횟수가 더 많습니다. 음식이 대변으로 배출되는 시간은 아이들이 자라면서 늘어나고 이에 따라 배변 횟수도 점차 감소하는데 위장의 길이와 기능이 발달하기 때문이죠.

유치원에 들어가는 아이들은 대부분 어른과 마찬가지로 많게는 하루 3회에서 적게는 일주일에 3회 정도 배변을 합니다. 물론 개인차가 심해서 배변 횟수로만 변비를 진단하기엔 무리가 있어요. ‘기능성 변비의 로마 판정 기준’으로 소아 변비를 정의 내리면 아래와 같습니다.

■ 자갈돌 같은 딱딱한 변을 최소한 2주 이상 볼 때
■ 굳은 변을 1주에 2회, 또는 그 이하 횟수로 최소 2주 이상 볼 때
■ 기질적 이상, 내분비질환, 대장질환이 없을 때
 
아이들은 특히 대변 가리기 연습을 하는 시기에 만성 변비가 생기기 쉽습니다. 특히 부모의 지나친 관심이나 강압적인 대변 가리기 훈련의 영향으로 영유아가 변기에 앉기를 거부하거나 딱딱한 변으로 인해 항문 열상이 생겨서 배변 시 통증 때문에 배변을 기피하는 경우에 많이 생기죠.

이렇게 화장실 가기나 배변 의자에 앉기를 거부하면 직장 내에서 대변이 정체되고 변이 딱딱해져서 배출되지 못한 채 항문을 막게 됩니다. 배출되지 못한 변이 직장 내에 계속 정체하면 직장이 확장되고 대변 감각수용기의 인지 능력이 떨어져서 배변 욕구가 사라집니다.

화장실을 가고 싶은 욕구가 사라지면 정체된 대변은 더욱 딱딱해져서 배변 도중에 통증을 일으키거나 항문에 상처를 냅니다. 이로 인한 통증 때문에 아이는 화장실에 가기를 더 거부하게 되고, 그에 따라 변비가 악화되는 악순환이 되풀이됩니다.

출처 : <유쾌, 상쾌, 통쾌 변비 탈출기!>, 손대호 지음, 도서출판 전나무숲

※ 인터넷 서점 및 전국 서점에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Posted by 전나무숲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