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기나긴 겨울이 지나고 또다시 새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간 움츠렸던 몸과 마음을 다시 활짝 펴고 따뜻한 봄기운을 느끼면 걷기 운동에 도전해보는 건 어떨까요. 꾸준한 걷기 운동은 뇌를 젊게 하는 것은 물론 체력도 강하게 만들어 주고, 마음도 상쾌하게 만들어 줍니다. 1석 3조의 건강운동법, 행복한 걷기법을 총 4회에 걸쳐 소개합니다. / 편집자 주

⑨ 색다른 걷기법에 도전해 보기

색다른 걷기법에 도전하는 것도 꾸준히 걸을 수 있는 하나의 비법이다. 같은 동작을 되풀이 하다 보면, 뇌에 전해지는 자극이 희미해진다. 단조로움을 피하기 위해 한 발을 들고 깡충깡충 걷기나 게처럼 옆으로 걸어보는 것도 재미있다. 공원과 같이 드넓은 광장에서는 뒤로 걷기도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조금만 방법을 달리 해도 뇌는 활발하게 반응한다.

On the silk route.... by Himalayan Trails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우리는 보통 오른발을 앞으로 내밀 때는 왼손을 앞으로 내밀고, 왼발이 나갈 때는 오른손을 앞으로 내밀면서 걷는다. 그런데 이를 반대로 걸어 보면 어떨까? 오른손과 오른발이 동시에 나오는 것이다. 혹은 왼손과 왼발을 함께 내밀어 본다. 검도에서는 오른손과 오른발이 함께 나온다. 칼은 왼편 허리춤에 찬다. 걸을 때 오른손과 오른발이 함께 나오면 허리춤에 찬 칼을 바로 뽑을 수 있다. 이 걷기법이 주목을 끄는 이유는 허리와 고관절에 부담을 주지 않고 걸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시험 삼아 걸어보면 알 수 있을 테지만, 같은 방향의 손과 발이 동시에 나오기 때문에 허리를 구부리지 않고 편안하게 걸을 수 있다. 또 무릎을 구부려 발끝부터 착지한다. 느릿느릿 큰 걸음을 걸을 수 있는 것이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던 옛날에는 이 걸음을 자유롭게 걸을 수 있었지만, 사람들이 붐비는 시내 한복판에서 이렇게 걸으려면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다. 그러니 공원이나 사람이 드문 곳에서 같은 방향의 손과 발을 동시에 내밀며 걸어보자.

양손을 뒤로 깍지 낀 다음, 어깨를 앞으로 내미는 방법도 색다른 걷기법이다. 허리에도 좋고, 뇌에도 신선한 자극을 주는 걷기법에 도전해 보자.

⑩ 세계를 향해!

“그냥 걷기만 하는 건 너무 지루해요.”라고 투덜대는 사람이 있다. 걸으면서도 성취감을 맛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다. 승부욕이 강한 사람을 위해 목표 달성 걷기법을 소개할까 한다.
전국 일주를 떠나는 것이다. 실제로 전국 방방곡곡을 헤매는 것이 아니라, 거리상으로 전국을 유람한다. 먼저 만보계를 이용해 몇 걸음 당 몇 미터를 걸을 수 있는지 계산한다.

예를 들면 한 걸음에 60㎝를 걸을 수 있다면, 1만보에 6㎞를 걸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렇게 해서 지도상으로 국토 횡단을 실현하는 것이다. 지인 가운데 지도상의 국토 횡단 탐험에 도전한 인물이 있었는데, 휴가 때는 경치 좋은 곳을 직접 걸어 보고 싶다고 했다. 지도상의 시뮬레이션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았으리라.

실제는 집 주위를 5㎞, 6㎞ 걸었을 뿐이지만, 마음은 바닷바람을 맞으며 해안선을 따라 걷고 있다. 이런 상상을 하다 보면 당장 해변가로 달려갈 지도 모른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짜내는 동안 지도상의 시뮬레이션도 더 흥미로워진다.

예를 들면 옛 시인이 걷던 깊은 산속을 지도상으로 쫓아 보는 것이다. 깊고 깊은 산속도 지금은 대개 차가 다니는 재미없는 국도로 변해 있다. 국도를 걷느니 차라리 조용한 동네를 산책하면서 옛날의 그 정취를 상상해 보는 것이 훨씬 더 근사하지 않을까?

시간이 있을 때, 경치 좋은 곳만 뽑아서 실제 걸어볼 수도 있다. 시야를 넓혀서 하와이까지 걸어갈 수도 있다. 아니, 세계 일주도 충분히 가능하다. 인간의 뇌는 걷는 행동 하나만으로도 무궁무진한 상상의 날개를 펼칠 수 있다. 동네 한 바퀴를 돌고 있지만, 머릿속에서는 지구 한 바퀴를 돌고 있는 중이다.

Mountain - Alaska's Denali by blmiers2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처음에는 개미 걸음처럼 보잘것없는 거리일지도 모르지만, 이것이 쌓이고 쌓이다 보면 세계 일주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우리의 뇌는 잘 알고 있다. 실제로 우리의 옛 조상들은 수십 년 동안 전국을 떠돌며 직접 지도를 제작했다. 그러고 보면 뇌도 대단하지만 발도 참 위대한 것 같다.

⑪ 취미와 함께 걷기

취미와 함께 걸어도 재미있게 꾸준히 걸을 수 있다. 조류 탐험이 취미인 사람은 새를 찾기 위해 숲속을 헤매야 한다. 새를 쫓으면서 자연스럽게 걷기를 실천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촬영지를 찾아 자연 속을 헤집고 다닌다. 스케치가 취미인 사람도 역시 이곳저곳을 걸어 다닌다.

넓게 보면, 윈도쇼핑(window-shopping)도 아웃도어(outdoor) 취미라고 말할 수 있다. 도심 한복판의 공기는 그다지 좋지 않겠지만, 눈을 즐기면서 천천히 걸으면 뇌는 활성화된다. 나는 시장 보러 갈 때도 걷기의 즐거움을 십분 발휘한다. 집 근처에서는 절대 쇼핑을 즐기지 않는다. 큰 배낭을 짊어지고 7, 8㎞나 되는 거리를 일부러 걸어간다. 오후 대부분의 시간을 걷기에 할애하는 것이다.

지금은 집집마다 냉장고가 있어서 한꺼번에 장을 본 뒤, 먹을 것을 냉장고에 쌓아 두는 것이 하나의 상식이 되었다. 하지만 걷기를 먼저 생각한다면 매일 조금씩 멀리까지 나가서 장을 보는 것도 즐거운 취미가 된다.

냉장고 안을 샅샅이 뒤지면서 ‘오늘은 뭘 해먹을까?’ 생각하는 것도 재미있고, 걸으면서 그리고 시장을 헤집고 다니면서 ‘오늘은 뭘 만들어 먹을까?’ 생각하는 것도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취미와 함께 하는 걷기는 신바람이 난다. 걷는 동안, 취미 생활의 깊이도 깊어지리라 확신한다.

         출처 : <걸을수록 뇌가 젊어진다>, 오시마 기요시 지음, 도서출판 전나무숲

                 ※ 인터넷 서점 및 전국 서점에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Posted by 전나무숲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