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 코끼리는 풀만 먹으며, 호랑이나 사자는 고기만 먹습니다. 이렇게 보면 동물은 모두 심각한 편식을 한다고 볼 수 있는데도 건강하게 잘 살아가고 있습니다. 사람도 동물이니 이와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사람의 체격과 용모, 성격이 천차만별이듯 음식물에 대한 취향도 당연히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지금 각자 맛있다고 느끼는 것이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지금 자신이 필요로 하는 영양소를 포함한 음식물이므로 좋아하는 것은 마음껏 먹고, 싫어하는 음식은 먹을 필요가 없습니다.

편식이야말로 체질을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적인 상태로 지키려는 본능에 따른 건강 유지 반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좋아하고 싫어하는 음식물이 있는 것은 그것을 먹는 사람의 체질과 관련이 있으며, 이것은 병을 예방하고 건강을 유지하고 증진하기 위해 발휘되는 본능적인 반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양의학의 음양론을 살펴보면 편식해야 하는 이유를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동양의학에서는 삼라만상 모든 것이 양과 음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봅니다. 사람이 죽어갈 때 의사는 가장 먼저 심전도부터 읽는데, 이것은 심장이 전기 현상에 의해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심장뿐만 아니라 모든 장기, 즉 생명은 기본적으로 전기 현상 덕분에 운영됩니다. 그리고 전기는 양(+)과 음(-)에 의해 성립되는 것이죠. 

사람도 크게 보면 남자는 양성, 여자는 음성으로 분류됩니다. 남자 중에서도 키가 작고 통통하며 고혈압이 있는(흔히 ‘아저씨’라 불리는 유형) 사람은 근육(적색=열이 높다)이 발달하고 안색이 붉어서(적혈구가 많다) 강한 양성이라 할 수 있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대머리인 사람은 양성이 더 강한 편입니다.


Young healthy couple in swimsuits wade in the water reflecting the picture of perfect health and fitness and youth. Beach scenes from Morro Strand State Beach by mikebaird 저작자 표시

반대로 여성은 근육량이 적고 빈혈 기미가 있으며 몸속 수분이 많으므로 음성입니다. 남성  중에서도 얼굴이 희고 장신이며 머리털이 많고 희끗희끗한 사람은 음성에 가깝다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대체로 근육도 빈약하지만 근육을 단련하면 양성 체질에 가까워지게 됩니다.

< 양성 체질의 특징 >

● 체온이 높고 근육이 발달하였으며 활동적이다.
● 식욕이 왕성하고 건강하게 생활을 하는데 그 원기가 오히려 독이 되기도 한다.
● 과식하기 쉬워서 혈액 안에 지방, 당 같은 잉여물이나 노폐물이 쌓여 혈액이 오염될 확률이 높다. 이런 사람들은 영양이 과잉되어 생기는 병, 즉 서구형 질환으로 갑자기 쓰러져 일찍 죽는 경우가 많다.

< 음성 체질의 특징 >

● 여성에게서 많이 볼 수 있다.
● 원인 모를 통증을 자주 호소한다. 죽을 병에는 좀처럼 걸리지 않으나 평생 이런저런 증상을 호소하면서 자신과 주변 사람을 불편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 냉증과 수분 때문에 생기는 갖가지 증상(알레르기 등)을 겪는다.

이렇게 양성과잉, 음성과잉처럼 한쪽으로 치우친 것을 바로잡아 건강하게 되돌리는 역할을 하는 것이 음식입니다.

양성 체질인 사람이나 양성과잉으로 인해서 병이 생긴 사람은 음성 음식을 먹으면 건강이 회복되고, 반대로 음성 체질인 사람이나 음성과잉으로 인해서 병이 생긴 사람은 양성 음식을 먹으면 원인 모를 아픈 증상도 없어지고 건강해지게 됩니다.

양성 음식물은 대개 흑·적·주황 같은 따뜻한 색을 띠며, 크게 동물성 식품(우유는 제외), 소금 및 맵고 짠 음식, 뿌리채소, 북방산 음식물(메밀, 소금에 절인 연어 등)이라고 알아두면 간단합니다.
 
음성 음식물은 백·청·녹·남색 같은 파란색을 띠며, 종류는 수분이 많은 음식(물, 식초, 우유, 맥주, 위스키, 콜라, 주스), 남방산 음식(바나나, 파인애플, 귤, 레몬, 멜론, 토마토, 오이, 수박, 카레, 커피, 녹차), 백색 음식(백설탕, 화학조미료), 부드러운 음식(수분이나 기름을 많이 함유한 것, 보리로 만든 빵, 버터, 마요네즈, 크림류), 생채소(샐러드류)로 기억해두면 좋습니다.

알코올의 경우, 차가운 성질의 보리로 만든 맥주나 위스키는 몸을 차갑게 만들지만 북방산 과일인 포도로 만든 와인(특히 레드와인)이나 브랜디는 몸을 따뜻하게 해줍니다. 여름에 맥주가 맛있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기도 합니다.

앞에서 본 것처럼 체질에는 양과 음이 있으며 몸은 그와는 반대의 성질을 가진 음식물을 원하게 됩니다. 몸을 따뜻하게 하는 정종이나 소홍주(찹쌀이 원료인 중국의 발효주)는 냉증(음성 체질)인 사람이 즐겨 마시고, 반대로 더위를 타는(양성 체질) 사람은 맥주나 위스키에 얼음을 탄 것을 좋아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습니다.

양성과 음성 체질 모두에게 좋은 간성 음식물은 몸을 따뜻하게도 차갑게도 하지 않는 것으로 노란색이나 연한 갈색을 띠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미, 검은 빵, 조, 피, 콩, 호박, 감자처럼 인류가 주식으로 삼아온 음식은 대개 노란색이나 연한 갈색을 띠는 간성 식품입니다.  이들은 언제 누가 먹어도 좋은 건강 식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음성 체질인 사람이 우유, 생채소, 토마토처럼 음성 음식물을 너무 먹고 싶을 때는 열을 가하거나 소금을 뿌려서 양성으로 바꿔 먹는 것이 좋습니다. 토마토나 수박에 소금을 뿌려서 먹어도 맛있으며, 오이도 소금으로 문지르면 음성이 간성으로 변해 맛있어지게 됩니다. 이와 관련한 대표적인 식품은 홍차, 치즈, 절임 음식이다.

하지만 양성 체질이냐 음성 체질이냐 하는 것은 절대적이지 않습니다. 체질이라는 것은 그날의 활동 상황이나 생활 태도에 의해 미묘하게 변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양성 체질인 사람이라도 온종일 앉아서 일을 해 스트레스가 쌓이면 혈행이 나빠지고 몸이 차가워져서 몸을 덥히는 양성 식품을 찾게 됩니다. 반대로 음성 체질인 사람이라도 운동이나 사우나를 한 후에는 맥주, 샐러드, 남방산 과일이 맛있다고 느끼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겨울에는 누구나 음성 체질이 되므로 따뜻한 찌개, 전골, 절임 음식, 명란젓 같은 양성 식품을 많이 먹게 되고, 여름에는 누구나 덥다고 느끼니 차가운 것, 수박, 식초가 든 음식, 맥주 같은 양성 식품을 찾게 됩니다.


Perfect Summer Melonscape! by Josh Liba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이처럼 양성이니 음성이니 하는 것은 체질, 계절, 그날의 생활 상태에 의해서 변하므로 그때그때의 체질 상태에 따라 필요한 음식을 몸이 원하는 대로 먹으면 됩니다.

노화 예방의 권위자인 농학박사 오치 히로토모 선생이 “건강식의 원칙은 미식소식(美食少食)이다”라고 주장한 바가 있는데 이는 실로 명언이라 할 수 있습니다.
 
‘미식’이란 그 사람의 체질과 그 당시의 몸 상태에 따라서 가장 맛있다고 느끼는 것을 먹는다는 의미입니다. 소식의 유익성에 대해서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아도 될 정도입니다. 소식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아침을 거르는 것이 좋습니다.


       출처 : <몸이 원하는 장수요법>, 이시하라 유미 지음, 도서출판 전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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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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