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의학에서는 배를 우리 몸의 중심이라고 생각하여 배를 진찰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배에는 위장, 간장, 췌장, 신장 같은 중요 장기가 들어 있을 뿐 아니라 실제로도 다양한 정보가 숨겨져 있습니다. 예를 들어 환자에게 누운 자세로 배를 내보여달라고 해서 촉진해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 복근의 힘이 약하면 → 허약 체질로 진단

손으로 배를 눌렀을 때 아무런 저항 없이 쑥 들어가면 허약 체질이라고 바로 진단 내릴 수 있습니다.

■■ 아랫배의 근력이 약하면 → 신(腎)이 허하다고 진단

배꼽보다 위쪽 배의 근육은 충분히 단단하지만, 배꼽 아랫부분을 누를 때 쑥 들어가는 사람이 있는데 이런 상태는 신(腎)이 허한 경우라 진단할 수 있습니다.

동양의학에서 말하는 ‘신(腎)’은 서양의학에서 말하는 신장뿐만 아니라 부신, 생식기, 비뇨기, 생명력까지 포함합니다. 따라서 신이 허하면 다리와 허리의 냉증, 부종, 통증, 저림, 배뇨의 이상(빈뇨 등), 정력 저하 같은 이른바 노화 증상을 겪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네프로제(콩팥의 토리에 이상이 있어 혈액 안의 단백질이 오줌 안에 다량으로 배출되며 몸이 붓는 병)나 만성신장염 같은 신장병 또는 부신·생식기질환(고환·종창 등)을 앓고 있으면 신허 증상이 나타납니다. 

또한 신(腎)의 힘과 눈의 힘은 비례하기 때문에 신허 증상이 생기면 눈의 피로, 백내장, 노안, 녹내장 같은 눈의 이상이나 병이 같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My Baby's Belly by treyevan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 윗배에서 박동이 느껴지면 → 심장병, 불면증, 불안·노이로제, 피로, 체력 저하를 의심

배꼽 위에 손가락을 대보면 대동맥의 박동이 느껴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는 심장병, 불면증, 불안 및 노이로제, 피로, 체력 저하와 같은 증상들을 가진 사람에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양의학에서는 위와 같은 증상(병)이 나타나면 각각의 증상별로 약을 다르게 처방합니다. 그러나 동양의학에서는 용골(2만~3만 년 전 포유류의 화석 뼈)과 모려(굴조개 껍데기의 분말)가 들어간 계지가용골모려탕이나 시호가용골모려탕을 처방하는데, 이는 위의 모든 증상에 좋은 효과를 냅니다.
 
■■ 오른쪽 윗배가 불편하게 팽만한 느낌이 들면
    → 간장병, 호흡기나 소화기의 만성염증, 피로, 영양 과잉을 의심


오른쪽 윗배가 왠지 편치 않거나, 바지에 벨트를 하는 것이 불편하다고 느낄 만큼 팽만감이 느껴지는 경우, 그리고 오른쪽 윗배를 손으로 눌렀을 때 압통이나 괴로운 느낌이 들면 간장병, 호흡기나 소화기의 만성염증, 피로, 영양 과잉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이런 증상에는 한방의 시호제(체력에 따라 대시호, 소시호탕, 시호계지탕으로 나뉜다)가 잘 듣는다.

■■ 명치를 두드렸을 때 찰찰 소리가 나면 → 수독이 있다고 진단

검지, 중지, 약지를 모아 명치를 두드렸을 때 찰찰 하는 소리(진수음)가 나면 수독이 있다는 증거입니다.

■■ 배가 차가우면 → 냉성 체질로 판단

손바닥으로 배를 만졌을 때 차갑다면 비록 땀을 흘려서 더위를 타는 것처럼 보여도 냉성이라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배 하나만 가지고도 다양한 증상을 통해 몸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간단하게 집에서 한번 해보는 건 어떨까요. 이렇게 늘 자신의 몸 상태를 염두에 두는 것은 급격한 면역력 저하를 막고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훌륭한 첫걸음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출처 : <몸이 원하는 장수요법>, 이시하라 유미 지음, 도서출판 전나무숲

                   ※ 인터넷 서점 및 전국 서점에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Posted by 전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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