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의 특징 중 하나는 생산, 이익, 효율, 업적, 목표 달성 등과 같은 성취 지향적 가치로 사람들을 내모는 것이다. 그래서 “당신은 무슨 일을 하십니까?”라는 질문으로 사람을 파악하곤 한다. 그 사람의 인격이 아니라 그 사람이 하는 일로 사람을 평가하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좀 더 많이 벌고, 좀 더 높이 올라가고, 좀 더 스마트해지려고 안간힘을 쓴다. 『편집광만이 살아남는다』(앤드루 그로브)라는 책 제목처럼 이 시대는 사람들을 일에 미치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게 만든다. 그 영향으로 사람들은 마감에 쫓겨 일을 몰아쳐서 하고, 성과를 올리기 위해서 과도한 의욕을 보인다. 어쩌다 잠시 쉴 틈이 생겨도 편히 쉬지 못하고 뒤처지고 도태될 것 같은 강박감을 느낀다.

James, I think your cover's blown!
James, I think your cover's blown! by laverrue 저작자 표시

이런 삶은 위험할 뿐만 아니라 진정한 성공과도 거리가 멀다. 만일 여러분이 이런 삶을 살고 있다면 우선 비뚤어진 일과 나의 관계를 바로잡아야 한다. 내가 일의 주인이 되려고 하는 삶이나 일의 종이 되어서 끌려다니는 삶도 아닌 일과 나의 관계를 올바르게 정립하는 삶을 살 때 진정한 성공을 이룰 수 있다.

앞으로는 “바쁘다”는 말이 성공하는 사람의 특징이라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바쁨은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분하지 못하고 일의 우선순위를 잘못 정하는 어리석음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 일정이 빡빡할 땐 ‘바쁜 삶’이 아니라 ‘부지런한 삶’이 되도록 해야 한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조금만 더’라는 구호에 함몰되어 살아간다. 돈도 쾌락도 소유도 권력도 인기도 사람들의 인정도 ‘조금 더’ 갖길 원한다. 그래서 더욱 힘든 삶으로 내몰린다. 그러나 기억해야 할 것은 이러한 상대적 빈곤감을 채우려는 사람들의 과도한 욕심 때문에 전 세계 사람들의 20%가 80%의 자원을 사용하고, 80%가 20%의 자원으로 생활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결과 지금도 20억이 넘는 사람들이 기아로 고통받는 절대 빈곤의 상태에 빠져 있다.

우리가 상대적 빈곤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면 할수록 절대적인 빈곤을 겪고 있는 사람들의 고통이 더 커진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그리고 ‘조금 더’라는 욕구를 충족하고자 안달하는 마음이 아니라 ‘이 정도면 충분해’라는 자족할 줄 아는 마음을 배우자.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농경사회였고, 토지가 가장 중요한 생산수단이었다. 그런데 토지는 인간의 창의성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제한된 자산이다. 유목민 사회에서는 “네가 우하면 내가 좌하리라”가 가능하지만 집약농경사회에서는 그렇게 할 땅이 없다. 그래서 사람들의 의식 속에 ‘선한 것은 제한되어 있다’는 생각이 뿌리박히게 되었는데 이것이 바로 제한선 개념(Limited Good Concept)이다.

지금은 집약농경사회가 아니라 산업사회를 넘어 정보화사회다. 하지만 우리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농경사회에서 형성된 제한선 개념이 깊이 뿌리박혀 있다. 그 영향으로 고도의 경쟁 심리가 마음속에 자리 잡아 남이 잘되는 것을 보면 자신의 몫이 줄어드는 것 같은 피해의식을 무의식적으로 느낀다. 그래서 사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픈 것이다.

이런 심리로 인해 사람들은 격심한 경쟁 심리에 시달리며 경쟁에서 지면 죽을 것 같은 불안감을 느낀다. 다른 집에서 하는 것은 우리 집도 꼭 해야 하고, 다른 집 자녀가 하는 것은 내 자녀에게도 꼭 시켜야만 직성이 풀린다. 그러나 그러한 삶은 우상을 추구하는 삶이다. 이제 욕망을 절제하고, 경쟁이 아니라 비전을 좇으며, 더 높은 목적을 추구함으로써 삶을 조정하자.

출처 : <암, 투병하면 죽고 치병하면 산다>, 신갈렙, 도서출판 전나무숲

저자 _ 신갈렙

서울대학교 경영대학원을 수료하고 (주)이랜드에서 11년간 대표이사로 근무했다. 비즈너리로서, 선교단체 BTC와 킹덤컴퍼니의 연합체 BAMCO(Business as Mission Cooperation) 대표,‘암환자의 친구들’(http://cafe.naver.com/cancerfriends/) 대표이다. 저서로는 『하늘기업가 비즈너리』 『암, 투병하면 죽고 치병하면 산다』 『행복한 암 동행기』가 있다.

※ 인터넷 서점 및 전국 서점에서 판매하고 있습니

Posted by 전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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