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에는 무수히 많은 균들이 살고 있다. 체내에 있는 균 가운데 비피더스균이 가장 많이 알려져 있지만, 피부에도 많은 미생물이 존재한다. 대표적인 것으로 표피포도상구균, 여드름균 등을 꼽을 수 있는데 그 수가 1조 마리에 달한다.

피부에 균이 산다는 사실이 썩 반갑지는 않지만, 다행히도 피부상재균이라고 불리는 이 미생물은 건강과 피부에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표피포도상구균은 땀과 피지의 성분을 먹고 산을 배출한다. 이것을 생산물질이라고 하며, 한마디로 균의 배설물이다.

이 생산물질이 땀이나 피지와 섞여 피부를 촉촉하게 만든다. 또한 생산물질은 약산성이라 피지의 지방산과 함께 피부를 약산성으로 유지한다. 많은 종류의 병원균이 알칼리성을 좋아하므로 결국 피부를 보호해주는 셈이다.

여드름균은 여드름의 주범으로 미움을 사지만, 사실 피부 건강에 든든한 아군이다. 여드름균이 적군으로 변할 때는 수가 증가할 때뿐이다. 따라서 피부를 위해서는 상재균이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피부상재균이 건강하게 잘사는 환경 만들기>

자외선차단제를 바르지 않는다

피부상재균은 화학물질을 싫어하므로 자외선차단제를 바르면 활기를 잃는다.

땀을 흘린다

피부상재균의 중요한 먹이는 땀과 피지다. 고온다습한 기후에서 생활하는 동남아시아인의 피부가 건강한 이유는 땀을 많이 흘려서 상재균의 수가 많기 때문이다. 땀을 흘리면 불쾌하지만, 체온을 조절하는 데 중요할 뿐만 아니라 땀에 포함된 젖산과 요산이 낡은 각질을 벗겨낸다. 쉽게 말해 땀은 때가 떨어져나가는 것을 돕는다. 그리고 땀을 흘리면 표피포도상구균의 수가 늘어난다. 한마디로 땀은 피부에 좋은 영향을 끼친다.

세정제를 사용하지 않는다

비누나 세정제를 사용하면 악성 병원균과 함께 피부상재균까지 없어진다. 상재균이 건강해야 피부가 약산성으로 유지돼서 악성균(황색포도상구균 등)이 번식하지 못한다. 따라서 평소 세정제를 쓰지 않고 물로만 씻는 게 좋다. 피지가 산화해서 생기는 과산화지질은 수용성이기때문이다.

기초화장품을 바르지 않는다

화장품에 함유된 계면활성제와 방부제는 세정제와 마찬가지로 피부상재균을 죽인다.

몸을 따뜻하게 한다

피부상재균이 증식해서 건강하게 활동하려면 체온이 필요하다. 인간의 체온은 평균 36.5. 몸을 차갑게 하면 상재균의 활동이 둔해진다. 차가운 음식이나 음료를 지나치게 섭취하는 것, 옷을 얇게 입는 것, 덥다고 강하게 냉방하는 것은 좋지 않다.

피부를 문지르지 않는다

표피에 상처가 나서 피지 분비량이 줄어들면 피부상재균이 번식하기 어려워진다.

출처 : <피부도 단식이 필요하다> (도서출판 전나무숲)

저자 : 히라노 교코

1945년 출생. 오차노미즈대학을 졸업한 뒤 독일 튜빈겐대학에서 수학했다. 일본에서 손꼽히는 독일어 번역작가로, 발터 뫼르스의 소설 《캡틴 블루베어의 13과 1/2 인생》을 번역해 2006년 독일 정부로부터 레싱번역상을 받았다. 대표적인 역서로는 《난징의 진실(南京の眞實)》, 《균열(均熱)》, 《토니오 크뢰거》 등이 있고, 저서로는 《단가로 읽는 괴테(三十文字で詠むゲㅡテ)》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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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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