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20년 가까이 현미채식을 한 덕에 아직까지 큰 병으로 고생한 적이 없다. 나이에 비해 건강하기는 하지만 왠지 운동 능력만큼은 만족스럽지 못하다. 아무래도 식생활에 정성을 쏟다 보니 운동에는 자꾸 소홀해지는 것 같다.

늘 있는 일이지만 집에서 전철역까지 걸을 때면 뒤에서 오던 사람들이 휙휙 나를 앞질러 간다. 나도 나름 속도를 내서 걷지만 옆에서 걷는 사람보다 내가 먼저 도착하는 일은 드물다. 도중에 비탈길을 오를 때면 숨이 차고 오른쪽 무릎이 아파온다. 집 안에서도 바닥이 조금만 높거나 낮아도 넘어지기 일쑤다. 해마다 몸이 점점 더 뻣뻣하게 굳어가는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다.

육상동물인 인간이 중력에 맞서 똑바로 서서 다니려면 근육이 발달해야 한다. 그러나 요즘은 가까운 거리도 차로 다니고 계단 대신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기 때문에 걷는 일이 적다. 게다가 편리한 가전제품들이 늘어나면서 일상에서 몸을 움직이는 기회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이런 환경 때문에 우리는 인간이 본래 동물이라는 사실을 잊고 산다.

나는 칼로리 감량 중에 자주 몸에 한기를 느꼈다. 그 대책을 찾다가 근육의 역할에 관해 알게 됐다. 근육이 수축할 때 열량을 소비하기 때문에 근육이 많으면 기초 대사량도 늘어난다. 똑같이 섭취열량을 줄이더라도 근육이 많을수록 소비열량이 늘어나므로 그만큼 체중 감량 효과가 커진다.

내가 경험하기로는 근육을 긴장시켜 강화하는 무산소 운동보다는 호흡과 유연운동을 겸한 유산소운동이 몸에 대한 부담이 적다. 유산소운동 중에서도 특히 워킹은 일상생활에서 가장 실천하기 쉬운 데다 근력을 키우는데도 도움이 되므로 적극 권한다.

대사증후군 환자 중에 살이 많이 찐 사람은 운동을 너무 서두르지 않는 것이 좋다. 워킹을 할 때도 처음부터 무리해서 많이 걸으면 안 된다. 시계와 만보기로 시간과 걸음 수를 재가며 몸 상태에 맞게 운동량을 조절한다.

체중이 어느 정도 줄었으면 본격적으로 워킹을 시작한다. 이때부터는 운동량이 체중 감소량에 반비례하도록 체중이 조금 줄면 좀 더 많이 걷고, 많이 줄면 조금 덜 걷는다. 운동량이 늘어나면 소비열량도 늘어나므로 섭취열량과의 차이가 더 벌어진다. 그 사실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칼로리 감량과 운동을 병행하는 목적은 힘을 키우고 몸을 단단하게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몸 곳곳에 뭉친 것을 풀어서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서다. 우리가 보통 ‘스트레칭’이라고 부르는 이 운동이 감량을 위한 기본 운동이다. 평소에 틈나는 대로 유연운동을 하면 신체 균형을 바로잡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아침에 눈을 뜨면 그 자리에서 몸과 팔다리를 쭉 펴보라. 아기들뿐만 아니라 개나 고양이 같은 애완동물도 아침에 일어나면 반드시 몸을 쭉 펴서 늘린다. 이렇게 아침에 유연운동을 하면 자는 동안 틀어진 근육과 관절을 바로잡을 수 있다.

유연운동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고 워킹에도 익숙해지면 서서히 몸이 가벼워지면서 보폭이 넓어진다. 나도 처음에는 보폭이 70cm 정도로 어깨너비와 비슷했지만 차츰 걷는 시간이나 거리가 늘어나면서 보폭도 늘어 90cm 가까이 되었다. 바람을 가르며 성큼성큼 걸으면 기분도 상쾌해진다.

걸으면 걸을수록 온몸의 혈액순환이 활발해져 대사가 잘된다. 게다가 음식을 적게 먹으니 혈액이 소화기관으로 몰리지 않고 대사활동에 충분히 이용되므로 몸속이 말끔히 청소된다.
그렇다고 무리하면 안 된다. 워킹을 하기 전과 마친 후에는 반드시 유연운동을 하고, 걷는 시간과 거리나 걸음 수 등도 기록했다가 몸 상태에 맞춰 조절하도록 한다.

출처 : <건강하지 않을 수록 더 적게 먹어라>

저자 : 시바타 도시히코

1944년 도쿄에서 태어났으며, 도쿄농업대학에서 동물생태학을 전공했다. 대학생 시절에는 체중 100㎏이 넘는 거구였다. 20여 년간 매크로비오틱과 현미채식 등을 실천하다가 건강식 전문가가 되어 지금은 사람들에게 매크로비오틱과 현미채식을 지도하고 있다.
그러나 매크로비오틱과 현미채식으로도 체중이 만족할 만큼 줄어들지 않자 하루 섭취열량을 극단적으로 줄여나가는 ‘단계적 칼로리 감량’에 도전, 1년 만에 57kg까지 체중을 줄였다.
2007년 5월 30일부터 2008년 5월 29일까지 1년에 걸쳐 실행한 단계적 칼로리 감량은 1500kcal에서 시작해 400kcal까지 하루 섭취열량을 줄여나가는 방법이다. 처음에는 체중을 줄이기 위해 시작했는데, 점차 대사증후군과 생활습관병을 비롯한 온갖 건강문제들이 해결되고 오감이 깨어나는 것을 느끼면서 칼로리 감량의 효과를 체감하게 되었다. 2013년 6월 현재, 그는 하루에 400kcal를 먹고도 건강히 잘살고 있다.
『건강하지 않을수록 더 적게 먹어라』는 적게 먹고도 얼마든지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중요한 기록이다. 1년간의 체험을 통해 초저칼로리 식생활이 우리에게 얼마나 많은 이득을 가져다주는지를 알리는 것은 물론이고 1년간의 칼로리 감량 과정에서 겪은 호전반응, 신체 및 체중의 변화, 건강검진 결과, 칼로리 감량을 할 때 주의할 점, 칼로리별 식단과 레시피 등을 실음으로써 독자들이 칼로리 감량을 실천하는 데 필요한 모든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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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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