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 감량과 건강 개선을 동시에 실현하기 위한 최고의 식사는 무엇일까?”

하버드대 보건대학원 영양분과 소속의 의사와 연구진들은 오늘날 아주 흔하게 제기되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30~70세의 과체중 남녀 800명을 모집했다. 그런 뒤 이들을 네 그룹으로 나누고 첫 번째 그룹에는 저지방-고단백 식단을, 두 번째 그룹에는 저지방-중단백 식단을, 세 번째 그룹에는 고지방-고단백 식단을, 그리고 마지막 그룹에는 고지방-중단백 식단을 따르게 했다.

2년간 이들을 꼼꼼히 모니터한 결과는 놀라웠다. 모든 그룹의 체중 감량과 건강 개선의 정도가 비슷했던 것이다.

이 연구 결과는 2009년 2월 26일에 <뉴잉글랜드의학저널>에 발표되었다. 나는 이 연구 내용을 꼼꼼히 살펴보고 그 결과를 뒷받침하는 데이터를 검토했으나 특별한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다. 그런데 보고서의 끝에서 두 번째 페이지에서 아주 작은 활자체로 적힌 문장 하나를 발견하면서 무릎을 치게 되었다. 거기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연구 기간 중 상호지지모임에 참여했던 피실험자들이 평균 9kg의 살을 뺐다.’


지지모임에 참여하지 않았던 사람들의 감량 체중은 평균 4kg이었다. 그들이 어떤 식단을 따랐는지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지지모임에 참가한 사람들의 체중 감량 효과가 2배 이상 높았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연구원 한 명은 아주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이 연구는 효과적인 체중 관리를 위해서는 다량영양소(단백질, 탄수화물, 지방)의 적절한 배합비를 찾는 것보다 적절한 지지를 받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증명한다”고 결론 내렸다.

과학은 이제야 공동체 생활이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킨다는 사실에 주목하기 시작했지만, 사실 공동체는 기록된 역사만큼이나 전통이 깊다. 부족, 마을, 대가족은 모두 집단과 개인의 생존 능력을 높이기 위해 형성된 협력적 공동체의 사례들이다.

기원전부터 시작된 여러 영성의 전통은 의식의 기본 요소에 ‘친교(다른 사람들과의 예배)’를 포함시켰으며, 공제조합과 지배집단 역시 오래 전부터 활동해왔다. 종교와 과학의 영역에서도 같은 믿음과 목적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집단은 물론 각 구성원의 역량을 높이기 위해 함께 힘을 모으는 경향이 있다.

몇 세대 전까지만 해도 마을과 도시에서는 강한 공동체의식이 존재했다. 그 영향으로 자신은 혼자이고 소외되었다고 느끼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개인 생활이 일상화된 탓에 소외감과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대규모로 시행된 한 연구는 미국 인구의 거의 절반이 의미 있는 단체에 소속되길 원하며, 사람들은 한 세대 전에 비해 자신의 삶의 질이 37% 이상 낮아졌다고 인식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리고 한 세대 만에 우울증, 과체중과 비만, 불안, 중독의 비율은 2~3배나 증가했다.

심리학의 선구자이자 철학자였던 에이브러햄 매슬로(Abraham Maslow)는 ‘소속감’을 인간의 기본 욕구로 보았다. 소속감이 없으면 안전감과 안정감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신경학자 로널드 루덴(Ronald Ruden)은 인간의 뇌가 화학적으로 균형을 유지하려면 사회화와 연대감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연구를 통해 인간이 공동체적 연대감을 느끼지 못할 경우 뇌에서 생산되는 세로토닌의 양이 줄어들고, 그 영향으로 도파민이 과민 반응을 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세로토닌은 안전과 행복을 느끼게 하는 신경전달물질이고, 도파민은 우리에게 에너지와 의욕을 불어넣고 쾌락과 몰입의 감정을 갈망하고 쟁취하게 만드는 물질이다. 세로토닌과 도파민의 균형이 깨지면 중독에 빠지기 쉽다. 자세히 말하면, 세로토닌이 부족해져서 도파민의 분비량이 늘어나면 잠시 행복과 의욕을 느낀다.

하지만 도파민의 영향으로 돈·섹스·음식·환각물질 등 강한 자극을 갈망하고, 이것들 중 어느 하나를 얻으면 다시 세로토닌이 분비되면서 우리는 잠시 만족감과 충족감을 느낀다. 그러나 이후에는 다시 세로토닌 수준이 떨어지고 도파민이 다시 우리를 충동질해서 또 한 차례 갈망하고 찾고 획득하는 순환을 거치게 된다. 그 후에도 이 순환이 되풀이되다 결국 중독에 빠지는 것이다.

의사들은 건강한 뇌의 상태를 ‘바이오밸런스(bio-balance)’라 부른다. 바이오밸런스는 다른 어떤 것보다 동료와의 친밀하고도 의미 있는 연대감을 느꼈을 때 나타난다. 고독의 늪을 벗어나 타인과 유대관계와 우정을 형성할 경우 몇 주 안에 바이오밸런스가 회복되기 시작한다는 것이 여러 연구들을 통해 증명되었다. 물론 서로 단절되고 고립되면 또다시 억제할 수 없는 갈망-탐색-쟁취의 순환을 겪게 되지만 말이다.

독방 감금이 인간에게 가할 수 있는 가장 가혹한 처벌의 하나이지만 불행히도 현대인들은 스스로에게 그 형벌을 부과하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출처 : <내 인생의 마지막 다이어트>

저자 : 빌 필립스 (Bill Phillips)

「뉴욕타임스」에서 71주간 1위를 차지했던 최고의 베스트셀러 『바디 포 라이프(Body for Life)』를 통해 100만 이상의 사람들에게 건강을 선물했으며, 이제는 ‘10년 안에 국민들의 건강을 최악에서 최고로 끌어올리는’ 데 열정을 쏟고 있다. 행동주의자요, 낙관주의자인 빌은 20년 넘게 사람들의 삶을 ‘전인격체적 변화’의 길로 인도해왔다. 그의 효과적이고 실용적인 조언과 지혜는 NBC 투데이쇼·CBS 얼리쇼·몬텔 윌리엄스·폭스 뉴스· CNN 등에 출연해서 미국 시청자들에게 전해졌으며, 그의 통찰은 「USA 투데이」·「모던 머추리티」·「우먼스 월드」·「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등의 지면에도 소개되었다. 글을 쓰고 공적인 활동을 하는 것 외에도 저자는 미국 보건복지부와 손잡고 아동의 건강 개선을 목표로 한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공익 지향적인 활동으로 그는 미국에서 가장 선한 비즈니스 리더의 한 사람으로 칭송받았으며, 미국청년회의소에 의해 ‘우수 청년(Outstanding Young American)’으로 지명되기도 했다. 또 이타주의와 연민의 정신을 적극 실천한 공로를 인정받아 메이크어위시재단(Make-A-Wish Foundation)으로부터 최고상을 받았다. 스스로를 ‘교사, 학생, 봉사자, 파트타임 코미디언’으로 묘사하는 빌은 트랜스포메이션닷컴에서 변신을 꿈꾸는 회원들을 깨우치고 격려하며 아낌없이 조언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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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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