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에게는 누구나 방어기제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는 자신의 마음을 보호하기 위한 일종의 보호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것들이 없으면 우리 마음은 너무열려서 불친절하거나 자신과 맞지 않는 사람이나 상황들로부터 쉽게 상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어릴 적 집이나 학교,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배울 때는 방어기제를 사용하는 것이 자연스럽고도 필요한 일입니다. 방어기제가 어린 나를 보호해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성인이 되어서도 자신의 방어기제를 인식하지 못하고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방어기제는 눈에 보이지 않게 자신에게 상처를 주면서 발전을 방해합니다. 이번 회부터는 내 마음 속에서 잘못 뿌리 내리고 있는 방어기제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합니다. / 편집자 주

유머

곤란한 상황에서 빠져나오거나, 특정 상황에서 괴롭거나 불편한 기분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웃음과 농담, 특히 풍자와 아이러니를 이용하는 것.

"분위기가 불편하거나 어색해? 그럴 땐 사람들을 웃게 만들어!"

자신이나 타인에게 거북하고 불쾌한 감정을 느끼지 않게 하려고 웃을 일도 아닌 것을 자꾸 웃으며 이야기하는 사람은 유머를 방어기제로 이용하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대개 상대방의 공격과 비난이 예상되는 심각한 일을 희극으로 만들어버림으로써 안정감을 느낀다. 유머는 비교적 건강한 방어기제로 작용하기도 한다.

에디 머피는 시나리오를 쓰고 영화에 출연하여 지금까지 35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그는 로빈 윌리엄스, 윌 페렐, 스티브 마틴, 우피 골드버그, 크리스 록, 스티브 카렐처럼 코미디 배우다. 그들의 코미디에는 익숙한 진실이 가득하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에게 공감하고, 그들이 마음속으로 우리를 이해한다고 느낀다. 그렇게 그들은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웃음은 사람들이 관계를 맺는 것을 도와준다. 사적인 농담을 주고받거나, 우스운 영화를 보며 깔깔거리거나, 여러 명이 모인 자리에서 옆사람과 웃음을 교환하는 일은 친밀한 사이가 아니면 할 수 없는 행동이다.

재미있고 웃기다고 해서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지만, 유머(Humor)는 여러 면에서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준다. 유머는 누가 봐도 바람직한 자질이다. 아직 결혼하지 않았거나 애인이 없는 사람에게 희망하는 배우자나 연인에 대해 물어보면 “유머 감각이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상위를 차지한다.

Day Ninety Seven
Day Ninety Seven by Dustin Diaz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이론적으로, 유머 감각을 지닌 사람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다. 웃음이란 모든 인간의 보편적인(그리고 인간에게 고유한) 자질이기 때문이다. 애견이 씩 웃는 듯한 표정을 짓고 꼬리를 흔드는 것을 가리키며 “개도 웃는다”고 주장하고 싶을지 모른다. 그러나 개는 주인이 관심을 기울여주는 사실이 기쁜 것이다. 이 세상 모든 존재 가운데 사람들만이 웃고, 웃을 일을 찾는다.

웃음과 유머가 누구에게나 있고 누구나 바라는 인간의 자질이라면 어쩌다가 유머가 방어기제가 된 것일까?

코미디언이 대부분 어려운 가정 환경에서 자랐거나 심리적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코미디는 사람을 보호하는 갑옷 역할을 할 수 있고, 마음속에서 불편한 감정이나 불안감, 고통을 몰아낼 수 있는 똑똑하고도 고도로 발달된 장치이기도 하다. 그러나 긍정적이지 않은 면도 있다. 유머를 너무 자주 사용하면 자신이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과 원하는 것을 알기가 힘들다. 그리고 사람들과 관계를 맺기가 오히려 어려워지고, 사람들에게서 고립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방어기제들과 마찬가지로 우리를 자신에게서,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그리고 진정으로 열망하는 것에서 멀어지게 함으로써 해로운 결과를 낳기도 한다.

다음에 해당된다면 당신은 유머를 건강하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방어기제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농담이야!”라는 말을 자주 한다.

모임에서 분위기를 살리는 역할을 하지만, 정작 속에 있는 깊은 이야기를 나누는 상대는 없다.

어렸을 때 반에서 웃기는 아이로 인기가 좋았는데, 지금도 회사에서 재미있는 사람으로 통한다.

자신의 신체, 재산, 가족, 성취를 비하하는 농담을 자주 한다.

다른 사람들의 신체, 재산, 가족, 성취를 비꼬는 말을 자주 한다.

다른 사람들에게 유머 감각이 없다고 자주 핀잔을 준다.

웃지 않으면 울고 말 거라고 확신한다.

사람들이 재미를 원할 때는 당신을 찾지만, 문제가 있거나 위로받고 싶을 때는 당신을 찾지 않는다.

모두가 당신은 항상 행복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정작 당신은 기대어 눈물을 흘릴 사람이 없다.

당신의 조금 건방지고 비꼬는 태도가 사람들의 기분을 상하게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출처 : <내가 말하는 진심, 내가 모르는 본심>, 도서출판 전나무숲

저자 : 매릴린 케이건 (Marilyn Kagan)

로스앤젤레스에서 25년 이상 개업의로 일해온 공인임상사회복지사(LCSW)이다. 전문 심리치료사와 사회복지사의 역할을 모두 수행할 수 있는 자격). 샌디에이고 주립대학교 사회복지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남부 캘리포니아 정신분석연구소를 비롯한 여러 기관에서 수련했다. 20대부터 30대 초반까지 배우로도 활동했던 매릴린은 미디어에 가장 자주 등장하는 심리 전문가 가운데 한 사람이다. 로스앤젤레스의 KFI 방송국에서 8년간 인기 토크쇼를 진행하며 청취자들의 고민을 세심하게 상담해주었으며, 3년간 진행한 「매릴린 케이건 쇼(The Marilyn Kagan Show)」는 에미상 수상작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그 외에 E! 방송국의 「토크 수프(Talk Soup)」에 고정 게스트로 출연하는 등 주요 프로그램에 해설자로 자주 출연하고 있다.

저자 : 닐 아인번드 (Neil Einbund)

공인임상심리치료사이자 결혼 및 가족 치료 전문가. 1988년부터 개업의로 일하며 가족 관계, 결혼 생활, 중독, 이혼 등 여러 분야를 아우르는 상담치료를 하고 있다. 남부 캘리포니아 대학교에서 1988년에 박사학위를 받았고, 캘리포니아주 마리나 델 레이(Marina del Rey)에 있는 안티오크 대학교(Antioch University) 심리학과 석사 과정에서 교수로도 일했다. 지난 20년간 미국 유대대학교에서 부부 상담 프로그램인 ‘성공적인 결혼 생활을 위하여’를 진행해왔으며,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슬픔 치유 모임’을 주말마다 운영하고 있다.

※ 인터넷 서점 및 전국 서점에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Posted by 전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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