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초미세먼지(PM2.5)는 숨을 들이쉴 때 체내에 들어온다. 그래서 폐 같은 호흡기나 공기가 직접 스치는 눈, 피부에 초미세먼지(PM2.5)로 인한 질병이 생긴다고 생각하기 쉽다. 실제로 베이징처럼 초미세먼지(PM2.5)가 짙은 곳에 가면 맨 먼저 눈이 아파온다.

그런데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순환기계(심장과 혈관을 통칭) 질환에도 초미세먼지(PM2.5)가 영향을 끼친다고 한다. 순환기계 질환은 초미세먼지(PM2.5)가 혈관으로 파고들어서 발병한다.

초미세먼지(PM2.5)가 혈관으로 들어간다고 하면 쉽게 믿기지 않겠지만, 극히 미세한 초미세먼지(PM2.5)라면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 경로는 폐나 소장의 혈관에 있다. 혈관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혈액을 온몸에 흐르게 하는 관(管)을 떠올린다.

하지만 장·폐의 말단 기관인 모세혈관에는 외부와 물질(영양소·산소·노폐물 등)을 주고받기 쉽게 구멍이 뚫려 있어서 물질 교환이 빈번히 일어난다. 이 구멍은 크기가 아주 작아서 혈액 자체(혈구)가 혈관 밖으로 흘러나가지 못한다.

이는 원래 영양분이나 산소를 받아들이려고 생긴 구멍인데, 이 구멍을 통하여 아주 작은 초미세먼지(PM2.5)가 혈관에 들어가서 순환기계에 장애를 일으키는 것이다.

그 과정은 이렇다. 초미세먼지(PM2.5)가 혈관에 들어오면 면역세포 가운데 하나인 대식세포(大食細胞)가 작용한다. 대식세포는 백혈구의 한 종류로 체내에 들어온 이물질을 잡아먹고 소화한다. 이 세포가 초미세먼지(PM2.5)를 잡아먹은 뒤에는 부스러기가 남는다.

이 부스러기는 혈액의 흐름을 타고 간이나 콩팥으로 운반되어 노폐물로서 대변 또는 소변에 섞여서 배설된다. 그런데 어쩌다가 제때 배설되지 않고 혈관 내에 머무르면 부스러기 주위에 백혈구(림프구)가 엉겨 붙어서 단단해진다. 결과적으로 혈전(핏덩이)이 되고 마는 것이다. 이런 상태가 이어지면 혈관이 좁아지기도 하고 딱딱해져 순환기계 질병으로 진행된다.

초미세먼지(PM2.5)가 혈관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는 부위는 폐나 소장이지만, 일단 들어가면 질환이 어디에서 발생할지 모른다. 미국 하버드 대학의 역학연구 팀에서도 이런 사실을 발표했다.

‘초미세먼지(PM2.5)는 심장 질환을 일으켜 사망에 이르게 하는 원인의 하나이다.’

출처 : <은밀한 살인자, 초미세먼지 PM2.5> (도서출판 전나무숲)

저자 : 이노우에 히로요시

1961년 출생. 규슈(九州)대학 대학원 이학연구과 박사 과정 수료 후 야마구치(山口)대학 의학부 조교, 구루메(久留米)대학 의학부 교수 등을 거쳐 현재는 게이오기주쿠(慶應義塾)대학 의학부 교수로 근무 중이다. 비영리법인 ‘신세기 교육 연구회’의 이사장도 맡고 있다.
1990년대부터 의약품을 개발하면서 미세먼지 PM2.5와 나노 입자의 합성 및 안전성을 연구하였으며, ‘과학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란 주제로 강연 및 해설 활동도 벌이고 있다. 게이오기주쿠대학에 부임한 이후 매년 ‘최고 교수’로 뽑혔으며, 교수법이 친절하다고 정평이 나 있다. 그 밖에 신문, 잡지 등에 글을 싣고 ‘세계에서 제일 받고 싶은 수업’, ‘이른 아침’, ‘하나마루(はなまる) 시장 정보’ 등의 텔레비전 프로그램에도 출연한다. 2010년에 문부과학성 장관 표창인 과학기술상(이해 증진 부문) 등을 받은 바 있다.
저서로 《최첨단 의료기기를 잘 알 수 있는 책》[아크(ア?ク) 출판], 《먹어도 살이 빠지는 아몬드 다이어트력》[쇼가쿠칸(小?館)], 《개정판 방사선의ABC》(사단법인 일본방사성... 동위원소협회), 《간호사를 위한 약리학》[메디컬 리뷰(medical review)사와 분담 집필], 《알고 싶어! 의료 방사선》[게이분샤(慧文社)/편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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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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