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노동자’라는 말이 있습니다. 기술이 점점 발전해 평준화되면서 기업은 직원에게 더욱 더 친절하게 소비자들을 대할 것을 요구하게 됩니다. 그것이 제품의 구매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직원은 늘 웃으며 고객을 대해야 하며, 자신의 진짜 감정을 숨긴 채 일을 해야 합니다. 이러한 상황에 처한 노동자를 바로 ‘감정노동자’라고 합니다. 하지만 고객의 분노와 짜증을 늘 웃음으로만 대하려다 보니 심각한 정신적인 문제를 야기하기도 합니다. 오늘부터 총 4회에 걸쳐 감정노동자란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직장에서 짜증나지 않고 쿨하게 일할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을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편집자 주

기업이 직원들의 감정을 활용하는 방식은 너무나 단호해서 매정하게 느껴질 정도다. 언제 어디서나 질 높은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의 요구를 충족하고자 모든 직원들에게 같은 수준의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할 것을 요구한다.

그리고 직원들의 감정까지도 회사가 원하는 대로 표현하기를 원한다. 한마디로 ‘내 얼굴에 침을 뱉는 고객에게도 웃으며 대하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기업은 직원에게 고객이 웃기를 원하면 웃고, 고객이 울기를 원하면 울기를 바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현대사회에서는 모든 일이 서비스를 기반으로 이루어지며,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기업에서는 직원들에게 점점 더 강도 높은 감정노동을 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감정노동을 하는 사람들과 그로 인해 감정노동을 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 모두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일을 하는 사람도 진심으로 웃고, 고객도 만족해하고, 기업도 함께 웃을 수 있는 방법을 찾지 않으면 언젠가는 감정이 폭발하는 지경에 이를지도 모른다.

이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감정노동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줄여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려면 이 상황을 피할 것이 아니라 스트레스를 덜 받게끔 스스로 노력을 해야 한다. 즉 이젠 감정을 정확히 인식하고 관리하는 지혜를 터득해야 한다.

우선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과의 마찰이 생겼을 때 감정의 악순환을 만드는 세 가지 반응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좌절하게 만드는 상황에 처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자신이 좌절하게 된 원인을 찾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채 자신의 경험에 따라 여러 반응을 보인다.

그중 첫 번째 반응은 자기중심적이 되고 감정이 격앙되면서 다른 사람을 문제(사건)의 근원으로 지목하는 ‘타인비난’이다. 이런 반응은 장기적으로 실패를 만들어내고 상대방에 대한 적대심을 높이고 모든 노력을 헛되게 만든다. 서로 비난하는 분위기의 직장, 이혼 직전의 가정, 분열의 조짐이 있는 친목 모임 등을 떠올려보자.

이런 조직을 표현하는 데 적합한 단어는 아마도 ‘두려운’, ‘화가 나는’, ‘긴장되는’, ‘파괴적인’, ‘어리석은’, ‘지겨운’, ‘답답한’, ‘절망스러운’과 같은 단어들일 것이다. 이런 분위기의 조직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Shandi-lee X {pieces I} by Shandi-lee 저작자 표시

또 다른 반응은 ‘자기비난’이다. 모든 에너지를 자신을 경멸하는 데 사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반응은 대체로 좌절로 인한 흥분이 어느 정도 가라앉은 후에 나타난다. 문제는 신랄하게 자기비난을 하다 보면 스스로 위축되고, 의기소침해져 자신감을 잃고 무기력해져 아무것도 못하게 된다는 데 있다.

좌절할 때 흔히 보이는 세 번째 반응은 문제의 원인을 곰곰이 숙고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럴 때 문제의 원인을 ‘상황’이 아니라 ‘사람’에게서 찾는다면 ‘타인비난’이나 ‘자기비난’으로 발전하게 된다. 사람을 원망하면 문제 해결은 힘들어진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사람’이 아니라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

특정 ‘상황’에서 나를 좌절하게 만든 문제의 원인을 분석해야만 좌절감을 빨리 떨쳐낼 수 있고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할 수 있다.


출처 : <좌절하지 않고 쿨하게 일하는 감정케어>, 최환규, 도서출판 전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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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노동자’라는 말이 있습니다. 기술이 점점 발전해 평준화되면서 기업은 직원에게 더욱 더 친절하게 소비자들을 대할 것을 요구하게 됩니다. 그것이 제품의 구매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직원은 늘 웃으며 고객을 대해야 하며, 자신의 진짜 감정을 숨긴 채 일을 해야 합니다. 이러한 상황에 처한 노동자를 바로 ‘감정노동자’라고 합니다. 하지만 고객의 분노와 짜증을 늘 웃음으로만 대하려다 보니 심각한 정신적인 문제를 야기하기도 합니다. 오늘부터 총 4회에 걸쳐 감정노동자란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직장에서 짜증나지 않고 쿨하게 일할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을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편집자 주

●사례 1 _ 거래처 고위 간부의 기분에 맞춰 살아야 하는 마케터, 박판매

중견 기업의 마케팅 부서에서 근무하는 박판매 대리는 전화 한 통에 마음이 심란해졌다. 중요 거래처의 손 부장이 저녁을 같이 먹자며 한 전화였는데, 썩 내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싫다’는 표현을 하기는커녕 아주 반갑고 기쁜 양 “제가 좋은 곳 예약해놓겠습니다” 하고 마음에도 없는 대답을 하고 말았다.

손 부장과의 저녁식사가 내키지 않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그는 처음엔 “간단히 맥주 한잔하자”며 만나지만 결국 고급 일식집에서 저녁을 먹고, 이차로는 고급 양주가 즐비한 바에서 술을 거나하게 걸치고, 삼차로 단란주점에 가서 유흥을 즐긴다. 그렇게 새벽 2~3시까지 사람을 붙잡아두니 다음 날 컨디션이 말이 아니다. 게다가 손 부장은 자신의 지갑을 여는 일도 없다.

박판매 대리는 오늘도 어깨를 축 늘어뜨린 채 새벽 4시에 집에 들어갔다. 실적을 위해 어쩔 수 없이 거래처 사람의 비위를 맞추어야 할 때마다 속상하고 자신이 한없이 작아지는 것 같아 비참한 기분이 들면서 몸에서 힘이 쫙 빠진다.

●사례 2 _ 비이성적인 고객에게도 친절할 수밖에 없는 콜센터 직원, 나대로

홈쇼핑 콜센터에 근무하는 나대로 씨는 요즘 회사를 그만둘까 어쩔까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단순한 문의 전화는 그럭저럭 대답을 하고 끊지만, 엉뚱한 말이나 거친 말을 서슴없이 내뱉는 고객들과 통화를 하다 보면 일에 대한 회의가 밀려들기 때문이다.

며칠 전의 일이다. 어떤 고객이 전화가 연결되자마자 자신이 구입한 물건이 불량이라면서 화부터 냈다. “죄송합니다. 상품을 교환해드리겠습니다”라고 사과를 했지만 고객은 계속 “어떻게 이런 물건을 파느냐”고 고함을 지르며 욕까지 했다. 돈 주고 산 상품이 불량이어서 화가 난 마음은 이해하지만 너무 자기감정만 앞세우는 고객의 태도에 속이 상해 한마디 쏴붙이려다가 그냥 참고 말았다.

이런 일들을 겪을 때마다 나대로 씨는 당장 사표를 쓰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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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 열거한 사례들은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경험했을 법한 상황들이다. 그때그때 각자 다른 이유로 감정과 마음을 감추거나 상대방에 맞게 조절하지만 그로 인한 스트레스와 부담감은 고스란히 자신의 몫이 된다. 이렇듯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자신이 실제로 느끼는 감정과 다른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것을 가리켜 ‘감정노동’이라고 한다.

감정노동(emotional labour)은 미국의 UC버클리 교수인 앨리 러셀 혹실드(Arlie Russell Hochschild)가 만든 사회적 용어로, 직업적 필요에 따라  진짜 감정을 숨긴 채 상대방이 원하는 얼굴 표정과 몸짓을 하는 것을 말한다.

감정노동을 하는 사람들을 가리켜 감정노동자라고 하는데, 좁게는 서비스업에 종사하며 고객을 직접 상대해야 하는 사람들을 가리키고, 넓게는 사무실에서 상사, 동료들과 갈등을 겪으며 일하는 사람들까지 포함한다. 즉 우리는 모두 감정노동을 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가 이처럼 감정노동을 해야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남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다. 로빈슨 크루소처럼 혼자라면 자신이 원하는 대로 감정을 맘껏 표현해도 상관없다. 하지만 다른 사람과 함께 생활하고 일하는 직장에서는 완전히 다르다.

친한 친구가 교통사고를 당했다고 갑자기 사무실에서 울음을 터트리고, 고객이 마음에 안 드는 행동을 한다고 화를 내고, 부하가 업무상 실수를 했다고 수시로 소리를 지르고, 허락 없이 동료가 자신의 펜을 썼다고 비난한다면 어떤 결과가 빚어지는지 누구나 알고 있다.

이처럼 사람들은 숨김없이 감정 표현을 했을 때 자신과 동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기에 스스로 감정노동에 빠지는 것이다.

   출처 : <좌절하지 않고 쿨하게 일하는 감정케어>, 최환규, 도서출판 전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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