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의 엄마들은 무척이나 힘든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회사에서는 직원이나 리더로서의 역할을 해야 하고 또 집에서는 아이들과 함께 해야 하는 보육자이자 교육자이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슈퍼우먼’이 아닌 다음에 이런 일들을 모두 다 쉽게 해결해 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보니 인내심은 바닥을 드러내고 어느 덧 짜증이 폭발하는 자신을 발견하는 것도 한 두 번이 아닙니다. 총 4회에 걸쳐 ‘여왕의 리더십’이라는 이름으로 가정에서 어머니들이 어떤 리더십으로 자녀를 교육하고 효과적으로 가정을 지켜나갈 수 있는지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합니다. 우리 시대의 모든 어머니들에게 이 글이 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 매주 월, 목요일 게재>

여왕의 리더십(1) - 나는 어떤 유형의 엄마일까?
여왕의 리더십(2) - 꼭 필요한 ‘부모 사명선언문’
여왕의 리더십(3) - 공감해야 갈등을 줄일 수 있다

여왕의 리더십(4) - 평정심을 유지하는 방법

위대한 리더들은 뒤로 물러서서 숲을 볼 줄 안다. 하지만 집에서는 그렇게 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대체 리더들은 어떻게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평정심을 유지하는 걸까?

숲을 보는 한 가지 방법은 페이가 깨달았던 것처럼 ‘잠깐 멈춤’ 버튼을 누르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화가 나려고 하면 잠깐 멈추게 하는 초기 경고 시스템을 작동하여 균형감을 되찾는다. 나는 이것을 ‘입보다 뇌를 먼저 사용하기’라고 부른다.

한 정신병원의 경영진을 도와 일했던 적이 있는데, 그곳 사람들은 그것을 ‘격정적 마음에서 벗어나는 것’이라고 불렀다. 뭐라고 부르든, 고도로 진화한 엄마 두뇌를 활용해 화가 나는 상황을 미리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

나의 경우, 퇴근해서 집에 돌아왔을 때 아이들은 샤워도 하지 않은 채 컴퓨터 게임에 몰두하고 있고 남편은 맥주를 들이키며 스포츠 중계를 보고 있는 광경을 마주하면 화가 치민다. 어느 날이었다. 그날도 여느때와 다름 없는 이런 광경에 금방이라도 잔소리를 퍼붓고 싶은 마음을 겨우 억누르며 방으로 들어갔더니 남편이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여보, 진짜 흥미진진해! 멕시코가 이기고 있어.”

나는 남편의 눈치 없는 그 말에 당장이라도 반응하고 싶었지만 그 충동을 억눌렀다. 그리고 숨을 들이쉬고 방을 나와서 10까지 세면서 나 자신에게 속삭였다.‘네 남편과 딸들은 각자 좋아하는 취미생활을 하고 있는 거야. 그리고 남편은 축구 경기를 보기 전에 주방도 다 치워놨잖아.’

그렇게 나 자신에게 시간을 조금만 주었더니 신기하게도 화는 가라앉고 시야가 넓어져서 좀 더 효과적으로 상황에 대응하게 되었다. 이렇게 일부러라도행동을 잠깐 멈추면 여러분을 화나게 한 일을 서서히 다른 관점으로 보게 될 것이다. 여기에는 물론 연습이 필요하다.

워크숍을 진행하다 보면 버럭 화가 났을 때 갈등을 피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멋진 아이디어들을 아주 많이 듣게 된다.

한 엄마는 아이가 성질을 부릴 때면 잠시 침실로 가서 베개에 얼굴을 묻고 소리를 지른다고 한다. 또 다른 엄마는 자신이 지금 TV의 리얼리티 쇼에 출연 중이고 수백만 명이 자신의 행동을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또 다른 엄마는 숨을 크게 들이쉬고 스스로에게 “이것도 내일이면 그렇게 끔찍한 상황이 아닐 거야”라고 말한다고 한다.

그리고 또 다른 엄마는 자신에게 던져지는 말들 뒤에 어떤 기분이 숨어 있는지 이해하려고 애쓴다고 한다. 이 방법들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아무 생각 없이 감정에 속도를 실어 커뮤니케이션 충돌을 일으키는 대신, 감정 브레이크를 밟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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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점은 우리는 앞으로도 가끔씩은 과잉반응을 보일 거라는 사실이다. 도저히 평정심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란 게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엄마들에게 있어서 아침을 준비하고, 짝이 맞는 양말을 찾아서 신기고, 딸아이의 머리를 땋아주고 아이를 학교에 보내면서 시종일관 차분한 목소리와 말투를 유지하기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우리가 이성을 잃는 때를 최소화할 수 있다면 자신에 대해 대견함을 느낄 만큼 좋은 결과를 얻게 될 것이다.

심호흡을 해서 평정심을 되찾은 뒤에는 자신의 감정 조절을 위한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좋다.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예를 들어, 퇴근하고 집에 오면 단 30분이라도 직장생활에서 가정생활로 옮겨오기 위한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가? 그렇다면 남편과 아이들에게 이야기해서 협조를 구해야 한다. 가족의 동의를 얻은 다음 혼자 조용히 시간을 보내면 된다. 그 30분 동안만큼은 아이들에게 잔소리를 하면서 시간을 보내지 않을 수 있다.

아이들은 자기 부모를 끊임없이 지켜보고 흉내 낸다. 회사의 부하직원들도 마찬가지다. 직장과 가정에서 리더로 성숙해진다는 것은 뒤로 물러서서 자신의 태도와 행동을 인식하고, 자신의 태도와 행동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인식한다는 의미다.
내가 좋아하는 리더 한 사람은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우리 팀에 어려운 시기가 닥치면 모두 내가 어떻게 반응할지를 지켜보지요. 내가 낙관적이고 침착하게 행동하면 다른 직원들도 그렇게 행동해요. 반면에 내가 사무실에 긴장감을 몰고 오면 그 긴장감이 부서 전체로 퍼지는 것을 볼 수 있어요. 그럴 때마다 팀의 궁극적 목표에 시선을 고정하고, 험난한 물살을 헤치며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가도록 모두를 이끌어야 한다는 저의 임무를 가슴에 되새기면 큰 도움이 됩니다. 만약 팀의 리더인 제가 길을 잃으면 우리 직원들도 전부 길을 잃게 되지요.”

리더라고 해서 항상 이상적으로 행동할 수는 없다. 과녁을 빗나가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죄책감을 느끼지는 않아도 된다. 리더십에 주의를 집중하고 다시 시도하면 된다. 중요한 것은 여러분이 가족에게 본보기가 된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다. 여러분은 가족, 그것도 자녀들이 따라 할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처음에 제대로 하지 못했다면 다시 시도하면 된다.

남의 얘기를 잘 듣고 효과적으로 반응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지만, 진심으로 듣는 마음, 호기심, 좋은 질문이 있으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출처 : <여왕의 리더십>, 제이미 울프 지음, 도서출판 전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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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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