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물질이 몸속으로 들어오는 경로는 다양하다. 알약처럼 입으로 먹는 경우를 경구투여(po)라고 한다. 이 경우는 독이나 약이 소화관에서 흡수돼 문맥을 거쳐 간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간에서 분해(해독)된 후 나머지는 혈액을 통해 각 장기나 기관으로 운반되어 독성이 나타난다. 하지만 경구투여의 경우에는 일주일이면 독소의 90%가 몸 밖으로 배출된다.
정맥 내 주사(ⅳ), 피하주사(sc), 복강 내 주사(ip)처럼 주사기를 이용해 몸속에 화학물질을 직접 주입하는 투여 방법도 있다. 이와 같은 방법은 소화액의 영향을 받지 않고 간을 거치지도 않으므로, 투여된 물질이 화학적 변화 없이 신속하게 몸속으로 흡수된다. 또한 병원균이나 독가스처럼 호흡을 통해 폐에 흡수돼 혈액 속으로 들어가는 경우도 있고, 미란성 독가스처럼 피부를 통해 직접 흡수되는 경우도 있다.
피부를 통해 흡수되는 유해물질을 ‘경피독(經皮毒)’이라고 하는데,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흔히 사용하는 물건 중에도 경피독성을 가진 물질이 많다. 보습제나 유화제로 화장품 속에 포함된 프로필렌글리콜(propylene glycol)이나 합성세제 속의 라우릴유산나트륨(sodium lauryl sulfate, 합성계면활성제)은 양에 따라 피부 조직이나 각질층을 파괴하는 작용을 한다. 피부에 흡수된 독은 직접 혈관이나 림프관으로 들어가 온몸을 돈 후 피하조직에 축적되기 쉽다.
출처: <독은 우리 몸에 어떤 작용을 하는가> (전나무숲 출판사)
● 지은이 _ 다나카 마치(田中真知)
과학 전문 작가이자 번역가로 활동하며 전문 분야의 글쓰기에 재능을 발휘하고, 특히 과학 분야의 특정 주제를 알기 쉽게 풀어써 과학의 대중화에 기여하고 있다. 1990년부터 1997년까지 이집트에 머물면서 아프리카·중동 각지를 다양한 관점에서 취재, 여행하며 여행의 기록을 책으로 펴내 큰 인기를 얻었다. 저서로는 『도서관 탐험 – 자연이 만든 형태』 『아프리카 여
행기』 『어느 날 밤, 피라미드에서』 『지구에서 산다(전4권)』 등이 있고, 역서로는 그레이엄 행콕의 『신의 지문』 『혹성의 암호』 등이 있다.
● 감수 _정해관
국립독성연구원에서 신경독성과 유전독성분야의 연구를 담당했으며,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청 보건연구관으로 활동하고 있다. 1972년 건국대학교 축산대학을 졸업하고 1982년 동 대학원 생물학과 미생물학을 전공해 이학석사가 되었다. 1982년 일본 정부 초청으로 일본동경대학대학원 농예화학 전문과정에서 구조 분자생물학을 전공해 농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88년부터 국립보건안전연구원(현 국립독성연구원) 보건 연구관으로 재직했고, 1991년에는 미국 국립환경보건과학연구소(NIEHS)의 객원연구원을 거쳐 1994년에는 일본국립암센터연구소 초빙연구원으로 활동하면서 암 억제 유전자의 기능 해석에 관한 연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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