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 생산량에서 일본 제일인 나가노 현은 팽이버섯의 생산에서도 일본 1위다. 그중에서도 현 북부에 위치한 나카노 시는 예부터 재배에 주력해서 날로 규모를 확대 중인 팽이버섯의 일대 산지다.

그런 나카노 시에서 개발되었으며, 이제는 수많은 매스컴에서 다뤄 화제가 된 발명품이 ‘팽이버섯얼음’이다. 팽이버섯얼음이란 도대체 무엇이냐는 질문에 개발자인 아토 히로후미(나카노농업협동조합 대표이사조합장) 씨는 다음과 같이 답한다.

“팽이버섯은 전골이나 된장찌개, 튀김 등 여러 음식에 들어가지만, 이들 메뉴만 매일 먹을 수도 없는 노릇이잖아요. 무언가 먹기 쉬운 방법이 없을까. 그렇게 궁리를 하던 중에 문득 ‘약초를 달여서 한약으로 쓰듯이 팽이버섯도 한번 달여볼까’ 하는 생각이 떠올랐어요. 그 즉시 팽이버섯을 달이려면 어떤 방식이 좋을까 연구를 시작해서,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물과 함께 믹서에 갈아서 페이스트(paste) 상태로 만든 뒤 냄비에 넣고 끓인다는 방법에 이르렀죠. 처음에는 걸쭉한 상태 그대로 된장찌개에 넣어 먹었는데, 보관 기간을 늘리기 위해서 얼린 형태가 된 것이 ‘팽이버섯얼음’입니다.”

먹기 좋고 간편하다는 점 말고도 팽이버섯얼음에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장점이 또 하나 있다. 바로 팽이버섯의 단단한 식이섬유를 파괴해서 영양의 체내 흡수율을 높인다는 점이다.
팽이버섯얼음을 만드는 과정을 보면 팽이버섯을 ‘분쇄한다(간다)’→‘끓인다’→‘얼린다’라는 3단계를 거친다. 이 공정을 따라가면서 살펴보자.

우선 팽이버섯을 물과 함께 믹서 등으로 분쇄하면 식이섬유 속의 단단한 세포벽이 조각조각 부서진다. 이 시점에서 세포 속에 있는 버섯키토산을 비롯한 성분 대부분은 물속으로 흘러나오기 쉬운 상태가 된다.

다음 단계로 페이스트 상태가 된 팽이버섯을 끓인다. 이미 세포벽 밖으로 흘러나오기 쉬워진 영양 성분은 가열 과정을 거치며 본격적으로 녹아나오기 시작한다. 버섯의 영양 성분은 대개 열에 강하지만, 개중에는 수용성 물질도 포함돼있기 때문에 종류에 따라서는 가열 시간이 적은 쪽이 좋은 버섯도 있다. 하지만 팽이버섯의 단백질은 매우 열에 강한 덕분에 한 시간 이상 가열해도 거의 변성하지 않고, 오히려 뭉근히 끓일수록 성분이 응축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얼리는 과정에서, 수분 속으로 녹아나온 세포가 팽창하면서 다시 한 번 산산조각이 난다. 이 시점에서 앞의 두 공정에서 추출되지 못했던 성분까지 모조리 세포 밖으로 끄집어낼 수 있다.

물론 일반적인 조리법으로도 꼭꼭 씹어만 먹으면 팽이버섯의 다양한 영양분을 섭취할 수 있긴 하지만, 팽이버섯얼음이라는 새로운 방법을 쓰면 일반적인 조리법 이상으로 약효 성분의 흡수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나는 팽이버섯얼음으로 된장찌개를 끓인 뒤, 여기에 다시 잘게 썬 팽이버섯을 넣어서 먹는다. 그밖에 튀김옷을 만들 때 팽이버섯얼음을 녹여 넣거나, 메밀국수의 장국에 얼음 대신 띄워서 진한 맛을 즐기기도 한다. 이미 조리가 끝난 상태인 팽이버섯얼음은 눈 깜짝할 사이에 녹기 때문에, 저칼로리의 즉석 수프에 하나 넣고 뜨거운 물을 부으면 간편하고도 건강한 야식이 완성된다.

팽이버섯얼음은 팽이버섯의 유효 성분을 효율적으로 섭취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응용해 먹을 수 있는 뛰어난 식품이다. 가정에서 요리할 때 꼭 한번 활용해보기 바란다.

출처 : <팽이버섯이 내 몸을 청소한다> (도서출판 전나무숲)

저자 : 에구치 후미오

농학박사. 1965년 일본 군마 현에서 태어났다. 도쿄농업대학교 대학원 농학연구과 박사 후기 과정을 수료했다. 일본학술진흥회 특별연구원, 도쿄농업대학교 강사 등을 거쳐 2001년부터 다카자키(高崎)건강복지대학교 건강복지학부 건강영양학과 조교수로 재직했으며, 2004년에 정교수가 되었다.
현재 일본버섯학회 이사 및 학회지 편집위원, 일본균학회 평의원, 일본염증재생의학회 평의원, 일본식품보장과학회 평의원, 일본목재학회 연구강화기획위원, 환경성 환경카운슬러, 도쿄농업대학교 지역환경과학부 강사, 도쿄대학교 대학원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가 버섯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은 아버지의 면역요법을 목격한 다음부터다. 말기 암으로 적출 수술을 받은 그의 아버지는 버섯 추출물이 들어간 약을 복용하는 한편, 영지버섯과 아가리쿠스버섯 달인 물을 음용하는 민간요법으로 병에 대한 저항력을 높여 이후 22년을 더 살았다.
그는 버섯이 지닌 약리효과를 알아내기 위해 대학에 진학했을 때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전문적인 연구를 계속해 왔다. 그 같은 연구를 계속하던 와중에 알게 된 것이‘팽이버섯의 약효’다. 생활습관병이라 불리는 비만과 고혈... 압, 고지혈증, 당뇨병 등을 예방하는 데 팽이버섯이 다른 버섯들을 능가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팽이버섯의 뛰어난 약효 성분은 바로 엄청난‘배설 효과’였다.
‘버섯 박사’라 불리는 그는 이 책에서 최신 연구 결과와 실제로 팽이버섯 건강법을 실천한 사람들의 데이터 등을 근거로 여러 가지 방면에서 팽이버섯이 지닌 작용을 설명했고, 더 쉽고 빠른 효과를 실감할 수 있는 식사요법 등을 소개했다. 지은책으로《버섯을이용한다》,《 몸에맛있는버섯요리115》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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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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