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가지를 며느리에게 주지 마라’는 옛 속담은 크게 두 가지 의미로 해석된다. 하나는 속까지 익은 가을가지는 매우 맛있기 때문에 며느리에게 주기 아깝다는, 소위 시어머니의 심술과 관련된 해석이다. 또 하나는 가을가지를 먹으면 몸이 냉해져 며느리의 몸에 좋지 않으며, 특히 임신 중에는 냉증으로 인해 유산될 수도 있으므로 며느리의 건강을 걱정한 해석이다. 

과연 둘 중 어떤 해석이 옳을까? 가짓과 식물에는 알칼로이드가 들어 있는 유독식물이 많다고 했다. 또 가지는 보통 익을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덜 익은 상태에서 수확한다. 이는 피망 역시 마찬가지인데, 이처럼 덜 익은 상태에서 수확하는 미숙과(未熟果)에는 알칼로이드를 비롯한 천연 독성분이 다 익은 상태에서 수확하는 완숙과(完熟果)보다 많이 들어 있다. 즉 독성이 강하다. 

이 속담이 언제 만들어졌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오늘날과 같은 가지의 품종개량이 이루어지기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여겨진다. 그렇다면 당시의 가지는 지금의 가지와 비교할 때 떫은맛이 강하고, 따라서 천연 독성분도 지금의 가지보다 많았을 것이다. 

이런 점을 고려한다면, ‘가을가지를 며느리에게 주지 마라’는 속담은 독성분이 있는 가지를 자칫 몸이 냉해지기 쉬운 가을에 먹는 것은 며느리의 건강에 좋지 않다고 생각해 만든 속담으로 해석하는 것이 자연스러울 듯하다.

출처: <독은 우리 몸에 어떤 작용을 하는가> (전나무숲 출판사)

● 지은이 _ 다나카 마치(田中真知) 

과학 전문 작가이자 번역가로 활동하며 전문 분야의 글쓰기에 재능을 발휘하고, 특히 과학 분야의 특정 주제를 알기 쉽게 풀어써 과학의 대중화에 기여하고 있다. 1990년부터 1997년까지 이집트에 머물면서 아프리카·중동 각지를 다양한 관점에서 취재, 여행하며 여행의 기록을 책으로 펴내 큰 인기를 얻었다. 저서로는 『도서관 탐험 – 자연이 만든 형태』 『아프리카 여
행기』 『어느 날 밤, 피라미드에서』 『지구에서 산다(전4권)』 등이 있고, 역서로는 그레이엄 행콕의 『신의 지문』 『혹성의 암호』 등이 있다. 

 감수 _정해관 

국립독성연구원에서 신경독성과 유전독성분야의 연구를 담당했으며,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청 보건연구관으로 활동하고 있다. 1972년 건국대학교 축산대학을 졸업하고 1982년 동 대학원 생물학과 미생물학을 전공해 이학석사가 되었다. 1982년 일본 정부 초청으로 일본동경대학대학원 농예화학 전문과정에서 구조 분자생물학을 전공해 농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88년부터 국립보건안전연구원(현 국립독성연구원) 보건 연구관으로 재직했고, 1991년에는 미국 국립환경보건과학연구소(NIEHS)의 객원연구원을 거쳐 1994년에는 일본국립암센터연구소 초빙연구원으로 활동하면서 암 억제 유전자의 기능 해석에 관한 연구를 했다.

Posted by 전나무숲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