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에게는 누구나 방어기제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는 자신의 마음을 보호하기 위한 일종의 보호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것들이 없으면 우리 마음은 너무열려서 불친절하거나 자신과 맞지 않는 사람이나 상황들로부터 쉽게 상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어릴 적 집이나 학교,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배울 때는 방어기제를 사용하는 것이 자연스럽고도 필요한 일입니다. 방어기제가 어린 나를 보호해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성인이 되어서도 자신의 방어기제를 인식하지 못하고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방어기제는 눈에 보이지 않게 자신에게 상처를 주면서 발전을 방해합니다. 이번 회부터는 내 마음 속에서 잘못 뿌리 내리고 있는 방어기제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합니다. / 편집자 주

‘소극적 공격성’에서 벗어나면

풀리지 않은 화와 상처받은 감정은 언제 어디서든 다시 고개를 쳐든다. 그것도 우리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말이다. 그리고 소화불량처럼 쓰고 신 뒷맛을 남기고, 숨이 막히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한다. 그런 감정들이 소극적 공격성의 형태로 나타나면 당신의 인간관계에 헤아릴 수 없을 만큼 큰 피해를 입힐 수도 있다.  

Meaw Meaw
Meaw Meaw by Sergiu Bacioiu 저작자 표시비영리

자신의 감정을 회피하면 그 감정을 다른 사람들에게 조금씩 흘리게 되고, 결과적으로 다른 사람들 눈에도 자신의 눈에도 못난이로 보이게 된다. 그리고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하지 못한다. 소극적 공격성을 이용하는 것을 그만두면 만족감, 충족감, 배려하는 태도를 얻을 수 있다. 그렇게 할 수 있느냐는 당신 자신에게 달려 있다.

가장 빠르고 좋은 길은 자신의 감정과 화해하는 것이다. 그러면 자기 마음속에서 혹은 문제가 있는 사람과의 화해를 통해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또한 화를 차후에 감정을 가라앉힌 뒤 표현하고 적절히 화를 다루면 신뢰를 쌓을 수 있고, 풍요롭고 깊이 있는 관계를 발전시킬 가능성이 높아진다.

Punch!  방어기제를 줄여줄 연습도구
화와 편안하게 공존하기 위한 3단계 접근법

앞에 제시한 사례들을 보면서 당신도 소극적 공격성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는가? 그랬다면, 이제부터 해야 할 일은 ① 자신의 내면에 있는 화를 찾아내고, ② 왜 지금까지 화에서 도망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왔는지 이해하고, ③ 화와 편안하게 공존하는 것이다. 이런 어려운 임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3단계 접근법을 따라야 한다.


1단계 _ 깨어 있자

자신의 감정과 반응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의식적으로 노력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 자신의 화와 상처를 더 잘 인식하면 소극적 공격성이라는 비열한 방어기제를 이용하지 않고 진실하고 만족스러운 대인관계를 이어갈 수 있다. 그러려면 좀 더 ‘깨어 있는 상태’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깨어 있는 상태에 도달하려면 그 어떤 방해도 받지 않는 공간에서 매일 10~15분씩 혼자 가만히 앉아 시간을 보내는 것이 효과적이다. 필요한 것이 있다면 무엇이든 가져가도 좋다. 중요한 것은 마음을 자유롭게 풀어주고 자신의 호흡, 몸, 감각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다. 머릿속에 차오르는 생각이나 기분을 멈추지도 밀어내지도 말고 그대로 느낀다. 저녁 식사 메뉴와 같은 잡념이 떠오르면 양초의 불꽃을 바라본다든지, 꽃이나 별 같은 간단한 이미지를 머릿속에 떠올린다든지, 짤막한 주문(자신에게 의미 있는 말이면 된다)을 외워보라. 그러면 다시 중심을 잡고 호흡을 인식할 수 있을 것이며, ‘내가 느끼는 감정은 어떤 것이든 괜찮다’고 느끼기가 한결 쉬워질 것이다.

매일 연습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는 훨씬 오랫동안 깨어 있는 상태로 있을 수 있다. 더불어 동생, 남편, 아이에게 화를 내거나 분노를 느껴도 된다고 스스로에게 허가할 수 있게 될 것이고, 그런 감정을 느끼지 않은 척 연기하면서 우회적으로 표현할 필요도 상대방과 자신에게 상처를 줄 필요도 없어질 것이다. 깨어 있는 것은 소극적 공격성으로 되돌아가지 않도록 막아주는 위대한 첫걸음이다.

2단계 _ 근원을 밝히자

소극적 공격성은 가족들이 관계를 맺는 방식에서 생겨난다. 다음 질문들은 당신이 가정에서 화나 상처를 표시나지 않게 다루도록 배웠는지, 아니면 직설적으로 표현하도록 배웠는지를 판단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 어린 시절, 가족들 간에 감정이 폭발하도록 만든 원인은 무엇이었는가?
● 부모님은 어떤 방식으로 서로에게, 자녀들에게 자신이 화가 났음을 표현했는가?
● 가족 중 누가 이런 감정을 다루는 규칙을 정했는가?
● 가족들은 화가 날 때 화를 밖으로 표출했는가?  

I guess I shouldn't have done that
I guess I shouldn't have done that by Chris JL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 가족 중 화를 마음속에 묻어두었다가 나중에 소극적 공격성을 띤 행동으로 표현한 사람이 있는가?
● 가족 중 누군가가 화를 냈을 때 다른 가족 구성원들은 어떻게 반응했는가?
● 가족 중 누군가가 화를 냈을 때 그는 뭐라고 말을 하고 어떻게 행동했는가? 그의 행동은 분위기를 쇄신했는가, 아니면 상황을 더 악화시켰는가?
● 가족 중에 자주 당신의 신경을 건드리고 화나게 만들었던 사람이 있는가?
● 요즘 당신은 부모님과 함께 살았을 때와 같은 방식으로 화를 표현하고 있는가?
● 동료들, 친구들, 애인이나 배우자의 가족이 화를 당신 가족과는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는가?
● 자신의 화를 지금과는 다른 방식으로 다룰 수 있는가? 그렇다면 그것은 어떤 방식인가?

3단계 _ 공존하는 법을 배우자

이제 당신은 깨어 있고자 노력하고, 그 결과 자기 내면에 있는 수많은 생각과 감정을 더 잘 다루게 되었고, 자신의 화·상처·분노의 근원을 더 잘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모든 감정은 끝을 맺고 사라져야 할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감정들이 그렇게 빨리 사라지지는 않는다. 명상을 실천한 덕분에 다시는 화를 내지 않게 되었다는 사람은 한 명도 본 적이 없다.

필자들의 목표는 당신을 화내지 않는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다. 당신이 화를 견뎌내고 화와 공존하게 하는 것이다. 무의식적인 분노가 새어나와서 당신은 물론 당신과 가까운 사람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게 하는 것이다. 당신이 흥분한 감정들과 얼마나 편안하게 공존하느냐는 당신이 화와 함께 살아가는 능력, 화를 처리하는 능력, 그리고 화가 당신을 지배하게 두지 않고 화를 지배하는 능력에 달려 있다.

         출처 : <내가 말하는 진심, 내가 모르는 본심>, 도서출판 전나무숲

저자 : 매릴린 케이건 (Marilyn Kagan)

로스앤젤레스에서 25년 이상 개업의로 일해온 공인임상사회복지사(LCSW)이다. 전문 심리치료사와 사회복지사의 역할을 모두 수행할 수 있는 자격). 샌디에이고 주립대학교 사회복지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남부 캘리포니아 정신분석연구소를 비롯한 여러 기관에서 수련했다. 20대부터 30대 초반까지 배우로도 활동했던 매릴린은 미디어에 가장 자주 등장하는 심리 전문가 가운데 한 사람이다. 로스앤젤레스의 KFI 방송국에서 8년간 인기 토크쇼를 진행하며 청취자들의 고민을 세심하게 상담해주었으며, 3년간 진행한 「매릴린 케이건 쇼(The Marilyn Kagan Show)」는 에미상 수상작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그 외에 E! 방송국의 「토크 수프(Talk Soup)」에 고정 게스트로 출연하는 등 주요 프로그램에 해설자로 자주 출연하고 있다.

저자 : 닐 아인번드 (Neil Einbund)

공인임상심리치료사이자 결혼 및 가족 치료 전문가. 1988년부터 개업의로 일하며 가족 관계, 결혼 생활, 중독, 이혼 등 여러 분야를 아우르는 상담치료를 하고 있다. 남부 캘리포니아 대학교에서 1988년에 박사학위를 받았고, 캘리포니아주 마리나 델 레이(Marina del Rey)에 있는 안티오크 대학교(Antioch University) 심리학과 석사 과정에서 교수로도 일했다. 지난 20년간 미국 유대대학교에서 부부 상담 프로그램인 ‘성공적인 결혼 생활을 위하여’를 진행해왔으며,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슬픔 치유 모임’을 주말마다 운영하고 있다.

※ 인터넷 서점 및 전국 서점에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Posted by 전나무숲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