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사람의 얼굴을 신기하리만큼 잘 구별해낸다. 화성의 사막이 비치는 영상 속에서 사람의 얼굴을 찾아내기도 한다. 심령사진도 비슷한 맥락에서 생각해볼 수 있다. 얼굴은 눈으로 접한 순간 우리 뇌의 다양한 부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정보를 처리해서 누구의 얼굴인지, 예전에 만난 적이 있는지를 순식간에 판단을 내린다.

그런데 관자연합영역에는 얼굴세포, 즉 얼굴을 식별하는 전문 세포가 모여 있는데 이 부위가 손상되면 물체의 경우 정확하게 구별해서 사물의 이름은 대답하지만 사람 얼굴은 아는 사람이라도 이름을 대답하지 못하게 된다. 이처럼 얼굴을 인식하지 못하는 증상이나 장애를 안면인식장애라고 한다.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안면인식장애가 있는 사람은 눈의 특징이나 코의 특징 등 세세한 것은 식별할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특정인의 얼굴을 인식하지 못한다. 따라서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더라도 이것이 자신의 얼굴인지 알지 못한다. 아무리 쳐다봐도 모르는 누군가의 얼굴인 것이다.

출처: <내 몸 안의 생명원리 - 인체 생물학> (전나무숲 출판사)

● 지은이 _ 요시다 구니히사

이학박사. 1940년에 일본에서 태어나 도쿄대학교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스루가다이대학교에서 ‘생명과학’, ‘생명 조작의 빛과 그림자’, ‘인간(인체)생물학’ 등을 강의했으며 같은 대학에서 현대문화학부장, 대학 부학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스루가다이대학교 명예교수 및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오랫동안 고등학교 생물 교과서 집필진으로 맹활약했으며, 일본에서는 생물 교육의 정통한 권위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비전공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생물학, 일반인의 관점에서 궁금해 하는 생물학을 추구하며 책을 펴내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생물, 새롭게 생각하는 문제 100선》 《생물, 생각하는 실험 문제 50선》 《생물 용어집》 《좋아지는 생물학》 등이 있다.

 

Posted by 전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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