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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4.04 영양보충제의 ‘최적량’은?
  2. 2013.03.18 지방은 정말 백해무익? 지방의 두 얼굴

비타민, 미네랄, 그 밖의 항산화물질을 보충제로 섭취하려면 ‘어느 정도의 양을 복용해야 효과가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이런 경우 항노화 의학에서는 ‘필요량’이 아니라 ‘최적량’의 개념으로 설명한다. 예를 들어 일본 후생노동성이 발표한 영양권장량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량에 해당한다. 노화를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섭취하는 경우라면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이 필요하다.

더욱이 요즘 농작물은 재배 방법이나 품종 개량 등의 영향으로 20년 전에 비해 영양소 함량이 30~70%나 줄었다고 한다. ‘필요량’만 섭취하려고 해도 옛날보다 훨씬 더 많이 먹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니 ‘최적량’을 섭취하려면 얼마나 많이 먹어야 한다는 말인가?

양만 보면 아마 먹을 엄두도 나지 않을 것이다. 채소나 과일도 너무 많이 먹으면 섭취 열량이 증가해 저열량식의 효과가 반감되므로 오히려 안 한 것만 못한 게 된다. 이런 점에서 항산화물질은 일반적인 식사로 섭취하고 ‘최적량’에서 부족한 분량은 보충제로 채우는 것이 현명하다.

 

           

특히 비타민C는 항산화 네트워크의 최전선에서 싸우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인간의 몸은 비타민C를 합성할 수 없기 때문에 식품이나 보충제를 통해 외부에서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한편 비타민A, 비타민E, 플라보노이드, 카로티노이드에도 최적량은 있겠지만 이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기가 매우 어렵다.

2007년에 <미국 의사협회지(JAMA)>에 실린 조사 결과를 보면 그 이유를 알 것이다. 베타카로틴, 비타민A, 비타민E를 단독 또는 다른 항산화물질과 조합해 섭취하면 사망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 결과는 비타민 보충제를 꼬박꼬박 챙겨 먹던 사람들에게는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그 전에도 특정 영양 성분을 단독 또는 다량으로 복용할 경우에 일어나는 위험이나 부작용에 관해 여러 가지 연구 결과가 보고된 적이 있었다. 예를 들어 단일 성분을 다량 복용해도 암 발생을 억제하는 효과가 없다거나, 흡연자의 경우에는 오히려 발암 위험이 높아졌다는 결과도 있다.

결과들만 봐서는 선뜻 이해가 가지 않을 수도 있지만 ‘항산화 네트워크’라는 용어의 뜻을 되새겨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아무리 효과가 뛰어난 영양소라도 그것 한 가지만 기능할 때보다는 다른 영양소와 상호작용할 때 더 큰 위력을 발휘한다. 영양소의 균형을 강조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그러니 항산화물질을 고루 섭취해야 항산화 네트워크도 제 역할을 할 수 있다.

 

베타카로틴이나 비타민A, 비타민E, 그 밖의 항산화물질의 효과는 이미 다양한 실험과 조사로 증명된 바 있다. 따라서 위의 조사 결과는 이 물질들의 효과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영양소만 다량으로 섭취하면 다른 영양소가 결핍되어 예상치 못한 악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하는 것이다.

출처 : <당신안의 장수유전자를 단련하라>

저자 : 쓰보타 가즈오

게이오기주쿠대학 의학부 안과 교수로 일본항노화의학회 부이사장, 잡지 「안티에이징」 의학 편집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1955년 도쿄에서 태어났다. 1980년에 게이오기주쿠대학 의학부를 졸업하고 일본과 미국에서 의사면허를 취득했다. 1985년부터 미국 하버드대학에 유학하여 2년 뒤 각막전임의(clinical fellow) 과정을 수료했다. 2001년에는 몇몇 뜻 있는 의사와 함께 일본항노화의학회를 설립했다. 또한 세계 최초로 iPS 세포를 만들어 201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야마나카 신야(山中伸彌) 교수와의 공동 연구 등을 통해 안과 분야에 생명공학의 첨단 기술을 응용하고자 애쓰고 있다. 저서로 『불가능을 극복하는 시력 재생의 과학』, 『늙지 않는 생활법』, 『기분 좋게 생활하면 10년 오래 산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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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에게 ‘지방’은 정말 백해무익할까?

몸에 지방이 너무 많으면 건강에 해롭지만 그 책임이 지방 자체에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지방 조직에서만 나오는 물질이 대사증후군의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지방 조직은 에너지 저장고 역할뿐만 아니라 내분비 기관으로도 기능한다. 지방 조직에서 호르몬과 유사한 아디포사이토카인(adipocytokine)이라는 물질이 분비된다는 사실이 10여 년 전부터 밝혀지기 시작했다. 아디포사이토카인은 혈액을 타고 온몸을 순환하며 인슐린저항성과 대사, 에너지 균형 등을 조절하는 생리활성물질이다.

아디포사이토카인에는 몸에 유익한 것과(아디포넥틴)과 유해한 것(PAI-1, TNF-α)이 있다. 표준 체격을 가진 사람의 혈액에서는 이 두 가지가 균형을 이루지만, 내장지방이 너무 많으면 아디포사이토카인 중에서도 유익한 물질은 줄어들고 유해한 물질이 늘어 몸에 여러 가지 악영향이 나타난다.

유익한 아디포사이토카인 중에서도 대사증후군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이 아디포넥틴(adiponectin)이다. 이 사실을 밝혀낸 일본 오사카대학의 마쓰자와 유지(松澤佑次) 교수의 연구팀은 1996년에 아디포넥틴이 혈관의 손상을 신속하게 복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 아디포넥틴의 혈중 농도가 낮을수록 심근경색증 같은 관상동맥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높다는 조사 결과도 발표했다.

도쿄대학의 가도와키 타카시(門脇 孝) 교수는 2001년부터 아디포넥틴의 기능을 잇달아 밝혀내서 주목을 받았다. 그는 쥐를 이용한 실험에서 아디포넥틴이 ‘인슐린저항성을 개선’하고 ‘지방의 연소를 촉진’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또 일본인의 약 40%가 유전적으로 혈중 아디포넥틴 농도가 낮다는 사실도 발표했다.

가도와키 교수의 연구팀은 마침내 아디포넥틴의 분비를 늘릴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찾아냈다. 기본은 유산소운동이다. 석 달 정도 워킹을 하면 효과를 실감할 수 있다고 한다. 운동으로 허리둘레가 줄었다면 아디포넥틴이 늘었다는 증거다. 아디포넥틴은 지방세포의 크기가 작을수록 많이 분비된다. 다시 말해 살이 찌면 지방세포가 커지므로 아디포넥틴의 분비량이 줄어든다.

적절한 식품을 섭취하는 방법으로도 아디포넥틴의 분비를 늘릴 수 있다. 오스모틴(osmotin)은 식물이 해충 같은 외부의 적으로부터 제 몸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내는 단백질이다. 이 물질이 아디포넥틴과 분자 구조가 비슷하고 기능도 유사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오스모틴은 토마토, 사과, 앵두, 키위, 피망, 옥수수 등에 풍부하다고 하니 평소에 적극적으로 먹도록 한다. 대두에 함유된 아르기닌이나 재첩의 알라닌, 녹차의 카테킨 등도 아디포넥틴의 분비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된다. 반대로 흡연이나 과음은 아디포넥틴을 감소시키므로 삼가는 것이 좋다.

아디포넥틴이 건강에 유익한 작용을 한다지만 사실 조금 염려되는 부분도 있다. 가도와키 교수의 연구팀이 2007년에  <셀(Cell)> 자매지인 <셀 메타볼리즘(Cell Metabolism)>에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아디포넥틴은 지방의 연소를 촉진하고 대사증후군을 개선하지만 한편으로는 뇌에 작용해 식욕을 자극한다고 한다.

이에 대해 가도와키 교수는 아디포넥틴에는 굶주림에 대비해 지방을 축적하고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절약 유전자’의 기능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기아 상태에서는 활동 에너지를 만들기 위해 평소와 다른 기능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당뇨병 인자를 가진 나로서는 이런 연구가 앞으로 어떤 성과를 낼지 누구보다 더 큰 기대를 하게 된다. 이제까지의 연구 동향으로 미루어 아디포넥틴에 관한 연구가 좀 더 진행되면 머지않아 대사증후군과 당뇨병을 개선하는 약제가 개발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면 굳이 운동이나 저열량식을 하지 않아도 쉽게 지방을 연소하고 대사를 촉진하며 당뇨병을 치료할 수 있다.

문제는 그런 꿈 같은 현실이 반갑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데 있다. 생물체는 영양 섭취와 대사를 반복해 생명을 유지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그 두 가지의 균형이 중요하다. 우리 몸이 아디포넥틴 같은 물질을 만들어내는 이유도 그 균형을 지키기 위해서일 것이다.

현재 일본의 당뇨병 위험군은 150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에게는 인슐린저항성을 개선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다. 운동과 저열량식은 인슐린저항성을 개선하는 데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나도 평소에 식사와 신체활동에 매우 신경을 쓰는 편이라서 혈당치가 조금 높은 것만 제외하면 보통 사람들보다 오히려 더 건강하다.

당뇨병 환자의 신체나이는 실제 나이보다 평균 10세 더 많고, 평균수명은 10년 더 짧다고 한다. 게다가 건강한 사람보다 14년이나 더 빨리 심근경색증이 발생한다. 100세 이상의 장수인 중에 당뇨병이 있는 사람은 드물다. 이런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는다. 인슐린 신호와 내당능을 효과적으로 조절하면 반드시 노화를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내가 날마다 저열량식과 운동, 바른 생활습관을 지킬 수 있는 것도 이런 확신 때문이다.

출처 : <당신안의 장수유전자를 단련하라>

저자 : 쓰보타 가즈오

게이오기주쿠대학 의학부 안과 교수로 일본항노화의학회 부이사장, 잡지 「안티에이징」 의학 편집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1955년 도쿄에서 태어났다. 1980년에 게이오기주쿠대학 의학부를 졸업하고 일본과 미국에서 의사면허를 취득했다. 1985년부터 미국 하버드대학에 유학하여 2년 뒤 각막전임의(clinical fellow) 과정을 수료했다. 2001년에는 몇몇 뜻 있는 의사와 함께 일본항노화의학회를 설립했다. 또한 세계 최초로 iPS 세포를 만들어 201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야마나카 신야(山中伸彌) 교수와의 공동 연구 등을 통해 안과 분야에 생명공학의 첨단 기술을 응용하고자 애쓰고 있다. 저서로 『불가능을 극복하는 시력 재생의 과학』, 『늙지 않는 생활법』, 『기분 좋게 생활하면 10년 오래 산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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