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결핵은 죽을병이었다. 메이지 시대부터 쇼와 시대 전기에 걸쳐 국민의 영양 상태가 열악했던 일본에서는 결핵이 많은 젊은이들의 몸을 갉아먹고 생명을 빼앗아갔다. 당시 결핵은 오랫동안 사망 원인 제1위를 차지하며 국민병이라고 불렸다.

그러나 오늘날 결핵은 적절한 치료만 하면 완치될 수 있는 병이다. 이렇게 된 데에는 바로 항생물질이 있었기 때문이다. 항생물질이란 세균을 죽이거나 그 증식을 억제하는 약이다. 결핵도 결핵균이라는 세균이 병원체이므로 항생물질로 제압할 수 있다.

결핵뿐 아니라 패혈증이나 폐렴, 적리, 장티푸스 등 과거에는 죽음과 직결되었던 다양한 세균 감염증에 대해서도 항생물질은 강력한 대항수단이 되었다. 항생물질의 효력은 일본인의 수명 변화에도 영향을 미쳤다. 메이지 시대 일본인의 평균 수명은 40~45세였고, 쇼와 시대에 들어와서도 제2차 세계대전(태평양 전쟁) 전까지는 50세에 미치지 못했다.

그런데 전후 5년이 지난 후 평균 수명이 순식간에 60세 가까이 늘어나게 된다. 이는 연합국 점령군의 지도 아래 급속하게 개선된 위생 환경과 영양 상태, 그리고 새로운 의료의 도입에 힘입은 바가 크다. 특히 항생물질의 보급은 엄청난 효력을 발휘했다.

출처: <약은 우리 몸에 어떤 작용을 하는가> (전나무숲 출판사)

● 지은이 _ 야자와(矢澤) 사이언스오피스(대표 : 야자와 기요시)  

1982년 설립된 (주)야자와사무소의 과학정보그룹. 일본과 해외의 과학저널리스트, 편집자, 과학자, 번역자 등과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으며, 해외의 노벨상 수상자 등 수십 명의 과학자들과 현지 인터뷰 및 학술교류, 핵에 너지 기술의 국제 취재, 과학 조사 컨설팅을 하고 있다. 출간된 출판물은 ‘최신 과학론 시리즈’ 37권, 『지구·우주의 도상도감(圖詳圖鑑)』, 『지(知)의 거인』, 암과 뇌의 질환, 당뇨병 등 일반인을 위한 의학서, 개·고양이 등 동물의학서, 『거대 프로젝트』, 과학비디오(영상물) 등 다수가 있다. 

 

 

Posted by 전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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