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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1.16 장수촌에서 배우는 장수의 비밀 (1) - 그들의 러브샷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은 모든 인류의 한결같은 소망일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절대로 그렇지 못하다. 더 좋은 약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더 좋은 서비스를 가진 의료기관들도 늘어나지만 아픈 사람들은 결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이번 회부터는 ‘코카서스 장수촌’에서 배우는 장수의 비밀을 알아보고자 한다. 그곳은 직접 다녀온 한 일본인 의대교수가 느낀 것은 오늘날 한국인의 건강에도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 편집자 주

<연재순서>

(1) 그들의 러브샷
(2) 어떻게 먹을 것인가?
(3) 얼마나 먹을 것인가?
(4) 문제는 8부다

코카서스는 흑해와 카스피해로 둘러싸인 지역으로, 대(大) 코카서스 산맥이 서북쪽에서 남동 방향으로 놓여 있다. 이 산맥을 기점으로 유럽과 아시아로 나뉘는데, 산맥의 북쪽은 북코카서스, 남쪽은 외코카서스라고 불린다. 외코카서스 지방에는 그루지야공화국, 아르메니아공화국, 아제르바이잔공화국이 있으며 그루지야공화국 안에는 아부하지야자치공화국, 아자르자치공화국, 남오세티야자치주가 있다.

이곳은 북방 유목민 국가들에 인접해 있으며 그리스, 로마, 페르시아의 가운데에 있어 복잡한 문화적 영향을 받아왔다. 국민의 성격은 지중해를 닮아 격정적인데, 기원전 11세기의 문헌을 보면 아부하지야 사람은 흑해 연안의 최고 민족 중 하나라고 한다.

나는 1977년, 1987년, 1988년, 1990년, 1991년 이렇게 다섯 번 코카서스 지방의 장수촌을 탐방했다. 네 번째 방문까지는 아부하지야자치공화국의 장수촌을, 마지막에는 그루지야공화국의 수도 트빌리시에서 더 동쪽에 있는 오지의 장수촌을 방문하여 장수자들과 인사를 나눈 후 건강 진단을 하거나 생활 상태에 관한 인터뷰를 하였고, 현지 장수학 연구소의 교수진들과 학술 교류를 하기도 했다.

1977년과 1987년에 방문했을 때는 모스크바에서 비행기를 타고 남쪽으로 약 2시간 정도 날아가 수후미에 도착한 후, 이곳을 거점으로 여러 장수촌을 방문했다. 9월 중순에는 두 곳의 장수촌을 방문하였는데, 모스크바는 낙엽이 날리는 만추였음에도 흑해 연안의 마을인 수후미는 햇볕이 쨍쨍 내리쬐고 푸른 나무들이 무성한 한여름 날씨였다.


Metechi Church- Tbilisi, Georgia by Violator1 저작자 표시변경 금지

장수자가 많이 살고 있는 마을(이하 장수촌)은 코카서스 산맥의 중턱, 즉 표고 100~200m의 고지에 있다. 나는 이 지역을 네 번 방문했는데 두 번은 드리프시 마을, 한 번은 오토하라 마을, 또 한 번은 야찬다라 마을이었다.

장수촌에 들어가니 여러 명의 장수자가 코사크(카자흐스탄의 영어 이름) 병사 차림을 하고 따뜻한 악수로 우리를 맞이한 후 집회소(마을 회관 같은 곳)로 데리고 갔다. 그곳에서 촌장이 환영사를 시작하는데, 이곳의 남자들은 말하는 것을 좋아하는지 연설을 좋아하는 건지 모르겠으나 입가에 거품이 일고 얼굴이 빨갛게 상기될 정도로 끊임없이 대화를 나눴다. 방문객을 극찬하는 환영 인사가 끝나고 이 마을의 자랑거리인 장수자들을 소개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그 후에는 장수자의 집에 모두 모여서 연회를 열었다. 장수자의 집은 넓은 부지에 그리스와 로마 문명의 영광을 보여주는 훌륭한 석조 가옥 4~5채로 구성되어 있었고, 대개 4~5세대의 가족이 모여 살고 있었다.

정원에 있는 포도나무 아래에 연회용 긴 테이블을 펼치고 우리 일행과 장수자, 그리고 그의 친족들이 모여서 연회를 시작했다. 자리 배치에도 일정한 규칙이 있었는데, 테이블의 윗자리에는 장로들이 앉고 그 아래는 방문자가, 그보다 아랫자리와 다른 테이블에는 젊은 사람들(그래봤자 70대 노인들)이 앉았다.

연회는 장수자의 집에서 직접 담근 레드와인을 사각형의 잔에 담아 건배를 하면서 시작됐다. 그런데 건배가 끝없이 이어졌다. 재미있는 것은 잔을 든 팔을 상대방의 팔과 엉킨 상태로 건배하기 때문에 잔을 비울 때까지 상대방에게 묶여 있는 꼴이 된다는 것이다(20~30대 연인들이 주로 하는 ‘러브 샷’과 모양새가 유사하다).

또한 건배를 할 때마다 외치는 구호들도 인상 깊었다. 아래의 구호들처럼 자신만의 욕심이 아닌 함께 어울려 사는 사람들을 위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The man by Extra Medium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처음 뵙네요. 앞으로 99번 더 놀러 오세요.”
“우리 마을까지 힘들게 온 사람들을 위해서 건배!”
“아부하지야를 위해 건배!”
“세계평화를 위해 건배!”
“자연에 감사하며 건배!”
“장수자와 그 자손을 위해 건배!”
“오늘의 요리를 만들어준 여성분들을 위해 건배!”

이렇게 끊임없이 건배가 이어지면서 우리 일행은 금세 기진맥진해졌다. 하지만 100세를 넘긴 장수자들은 얼굴빛이 약간 빨개졌을 뿐 오히려 더 정정해지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고 보니 장수자들 모두 근골이 장대하고 자세도 곧아서 도저히 100년을 살아온 사람들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활기찼다. 활짝 웃을 때는 하얀 치아가 보였다.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이 마을의 장수자들은 농사나 목축을 하느라 상당한 양의 노동을 하고 있는데도 담백한 자연식을 주로 먹었으며 그 양이 적은 편이었다(2000kcal 이하). 역시 장수의 원칙은 절대로 배가 가득 찰 때까지 먹지 않는 것이라는 사실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나는 특히 식사 내용에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무얼 특별히 챙겨먹는지를 물었더니, 수백 년 이상 전해져온 전통 음식을 먹을 뿐이라며 장수의 요인이 되는 음식이 무엇인지는 그들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연회장의 음식들과 장수자들이 무얼 주로 먹는지를 살펴보았다. 주식으로는 마마리가(옥수수가루로 만든 죽)와 검은 빵이 있었는데, 특별히 주식과 부식을 엄격하게 구별하지는 않는 것 같았다. 그리고 냉장 보관했던 것이 아닌 갓 수확한 포도, 사과, 배, 버찌, 산딸기 같은 과일을 많이 먹었다. 포도, 사과, 산딸기는 바로 그 마을에서 난 것들이었는데, 그 달콤함과 향기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Granville Public Market by ecstaticist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특히 칼륨의 함량이 높은 산딸기를 많이 먹었는데, 그 때문인지 거의 심장병이 생기지 않는 것 같았다. 그들은 이런 과일들을 제철에 수확해서 일부는 말려서 보관했다가 겨울에 먹는다고 한다.

        출처 : <몸이 원하는 장수요법>, 이시하라 유미, 도서출판 전나무숲

                  ※ 인터넷 서점 및 전국 서점에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Posted by 전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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