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사람들은 승화라는 용어를 섹스와 연관 지어 생각할 것이다. 성관계까지는 가지 못한 뜨거운 데이트 후에 사람들은 차가운 물로 샤워하며 성적 흥분을 식히곤 한다. 준비되어 있지 않았거나 실행할 수 없었던 충동을 사람들은 그렇게 억누른다.

거실에서 십대 자녀가 피아노를 아주 큰 소리로 치고 있어서 주방에 있는 부모님은 머리가 아플 지경인 상황을 떠올려보자. 이런 상황에서는 십대 청소년이 왕성한 호르몬과 고뇌로 가득 차 있고, 음악이 그 아이의 성적 긴장감과 공격성을 배출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아주 비싸고 좋은 최신 물건을 자랑하지 않고 못 배기는 사람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을 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저 사람은 저걸로 대체 뭘 입증하고 싶은 걸까?’ 그런 사람을 보면 짜증이 난다. 웃음이 날 때도 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못나게 느껴지기 때문에 물건으로 보상받으려고 하는 것이다. 즉 그는 승화를 하고 있는 것이다.

승화라는 말을 들으면 근육질의 남자와 여자를 떠올리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공격적 충동을 운동이라는 바람직한 행동으로 돌린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권투 바지를 입고 가죽 글러브를 끼고 맹렬히 상대에게 다가가지만 정작 공격은 신중하게 하거나, 작고 하얀 공을 몽둥이로 힘껏 치거나, 공을 골대를 향해 세게 차거나, 네트에 공을 던지는 것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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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공을 골대를 향해 차거나 공을 네트로 던져 넣는다는 말도 성적인 이야기로 들린다. 실제로 공격 본능과 성적 욕구 사이에는 깊은 관계가 있다. 모두 원시적 충동의 표현이다. 승화는 이러한 인간의 충동을 개인과 사회가 받아들일 수 있는 상황에 배치하는 중매쟁이라고 할 수 있다.

무의식에 숨어 있는 충동과 욕구를 밝혀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자신의 마음이 절대로 관심을 두지 않으려고 하는 것에 관심을 두는 일은 미친 짓일 수도 있다. 하지만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감정과 반응도 있다. 일·놀이·사랑에서 자신이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돌아보고, 그런 행동들을 중단하고 비판해보라. 그러면 오랫동안 당신의 무의식에 숨어 있던 충동과 욕구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승화는 유용할 수 있고, 많은 것을 성취하게끔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 그러나 승화는 당신을 눈가리개를 한 채 쟁기나 끄는 말로도 만들 수 있다. 그러면 끊임없이 밭을 가느라 아름다운 세상의 일부밖에 보지 못하게 된다.

그렇지만 누구에게나 전체 풍경을 볼 권리가 있다. 당신을 ‘움직이게’ 만드는 힘을 이해할 권리가 있다는 말이다. 이는 내면에 지닌 감정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방법을 찾는 것을 의미한다. 견딜 수 없는 생각에서 주의를 돌리는 데 승화가 도움을 줄지는 몰라도 자기 자신, 동기, 욕망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

시간을 내서 왜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선택했는지 생각해보자. 이런 자기반성을 통해 성장할 수 있고, 삶에 더 만족하게 된다.

         출처 : <내가 말하는 진심, 내가 모르는 본심>, 도서출판 전나무숲

저자 : 매릴린 케이건 (Marilyn Kagan)

로스앤젤레스에서 25년 이상 개업의로 일해온 공인임상사회복지사(LCSW)이다. 전문 심리치료사와 사회복지사의 역할을 모두 수행할 수 있는 자격). 샌디에이고 주립대학교 사회복지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남부 캘리포니아 정신분석연구소를 비롯한 여러 기관에서 수련했다. 20대부터 30대 초반까지 배우로도 활동했던 매릴린은 미디어에 가장 자주 등장하는 심리 전문가 가운데 한 사람이다. 로스앤젤레스의 KFI 방송국에서 8년간 인기 토크쇼를 진행하며 청취자들의 고민을 세심하게 상담해주었으며, 3년간 진행한 「매릴린 케이건 쇼(The Marilyn Kagan Show)」는 에미상 수상작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그 외에 E! 방송국의 「토크 수프(Talk Soup)」에 고정 게스트로 출연하는 등 주요 프로그램에 해설자로 자주 출연하고 있다.

저자 : 닐 아인번드 (Neil Einbund)

공인임상심리치료사이자 결혼 및 가족 치료 전문가. 1988년부터 개업의로 일하며 가족 관계, 결혼 생활, 중독, 이혼 등 여러 분야를 아우르는 상담치료를 하고 있다. 남부 캘리포니아 대학교에서 1988년에 박사학위를 받았고, 캘리포니아주 마리나 델 레이(Marina del Rey)에 있는 안티오크 대학교(Antioch University) 심리학과 석사 과정에서 교수로도 일했다. 지난 20년간 미국 유대대학교에서 부부 상담 프로그램인 ‘성공적인 결혼 생활을 위하여’를 진행해왔으며,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슬픔 치유 모임’을 주말마다 운영하고 있다.

※ 인터넷 서점 및 전국 서점에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Posted by 전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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