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최소 3~4시간 이상을 운동해야 그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것은 하루에 3시간을 운동에 투자하는 사람들을 출연시켜 몸매 자랑을 하게 만드는 체중 감량 리얼리티 쇼들이 만든 오해다.

주당 3회 실시하는 30분 걷기로도 어느 정도의 생리적·신체적 건강 효과는 충분히 볼 수 있다. 이는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이다. 그러니 이제 막 운동을 시작했거나 상당 기간 운동을 쉬었다가 다시 시작한다면 꼭 주치의와 상의한 후(그는 분명 당신을 격려하고 당신의 결정을 축하할 것이다) 주당 2시간 정도로 천천히 시작하라.

하루걸러 30분 걷기나 조깅을 하는 등 간단히 하면 된다. 트레드밀, 헬스사이클 같은 유산소운동 장비를 이용해 실내에서 운동을 하는 것도 괜찮다. 수영, 요가, 테니스, 자전거 타기, 무술 등도 모두 좋은 운동들이다. 여기에 매주 일정 수준의 기구운동을 추가하면 굉장한 건강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렇게 한 달 동안 꾸준히 운동을 하고 나서는 일주일 간격으로 운동 시간을 더 늘리거나 운동 강도를 높이는 식으로 ‘적정 운동량’을 증가시킨다. 예를 들어 1.5km를 12분의 속도로 달렸다면 11분으로 목표를 올리고, 이 속도에 익숙해지면 다시 10분으로 속도를 상향 조정하는 것이다.

기구운동의 경우에는 역기의 중량을 늘리는 방법으로 강도를 높일 수 있다. 가령 9kg의 덤벨로 어깨운동을 10회씩 3세트 반복했다면 한 달 뒤에는 덤벨의 무게를 11kg으로, 그다음 달에는 13kg으로 올려 잡는다. 이것이 이른바 ‘점진적 저항운동’이며, 효과적인 기구운동의 토대가 된다. 이런 방식의 훈련은 골부피(bone mass)를 늘리고 힘줄과 인대의 힘을 강화하는 측면에서 그 효과가 엄청나다.

활발히 운동을 하면 신진대사율도 높아진다. 신진대사율은 몸이 하루 종일 제 기능을 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열량을 소비하느냐를 나타낸 지표다. 과학적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운동을 제대로 하고 나면 우리 몸은 하루 내내 더 많은 양의 지방을 연소시킨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유산소운동 장비의 모니터에 표시되는 ‘운동하는 동안 소모되는 칼로리’만으로 에너지 소비량을 정확히 측정할 수는 없다.

다음의 권고 사항들은 미국 보건사회복지부(HHS)의 ‘미국인을 위한 운동 지침’이다. 2008년에 발표된 이 지침은 운동 및 건강과 관련된 무수히 많은 과학적 연구 자료들을 분석한 결과물이니 믿고 실천해도 된다.

● 모든 성인은 아무런 움직임도 없는 ‘무활동’ 상태를 피해야 한다. 작은 활동이라도 전혀 안 하는 것보다는 하는 것이 낫다. 일정 수준의 신체활동을 하면 어느 정도 건강 증진 효과를 얻을 수 있다.

● 확실한 건강 효과를 보려면 중간 강도의 운동을 일주일에 최소한 150분, 또는 고강도*의 유산소운동을 일주일에 75분을 하는 것이 좋다. 중강도*의 운동과 고강도 유산소운동을 같은 비율로 섞어서 일주일에 75분 해도 괜찮다. 유산소운동은 최소한 10분 단위로 수차례 실시하며, 일주일 내내 고르게 분산해서 진행하면 더 좋다.

● 건강 효과를 많이 또 광범위하게 얻으려면 중강도 수준의 유산소운동을 주당 300분, 또는 고강도 유산소운동을 주당 150분으로 늘린다. 아니면 중강도와 고강도 운동을 혼합하여 병행한다.

● 주당 이틀 이상 모든 주요 근육군을 단련시키는 중강도와 고강도의 근력 강화 운동도 해야 한다. 이런 운동들이 생각하지 못한 건강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출처 : <내 인생의 마지막 다이어트>

저자 : 빌 필립스 (Bill Phillips)

「뉴욕타임스」에서 71주간 1위를 차지했던 최고의 베스트셀러 『바디 포 라이프(Body for Life)』를 통해 100만 이상의 사람들에게 건강을 선물했으며, 이제는 ‘10년 안에 국민들의 건강을 최악에서 최고로 끌어올리는’ 데 열정을 쏟고 있다. 행동주의자요, 낙관주의자인 빌은 20년 넘게 사람들의 삶을 ‘전인격체적 변화’의 길로 인도해왔다. 그의 효과적이고 실용적인 조언과 지혜는 NBC 투데이쇼·CBS 얼리쇼·몬텔 윌리엄스·폭스 뉴스· CNN 등에 출연해서 미국 시청자들에게 전해졌으며, 그의 통찰은 「USA 투데이」·「모던 머추리티」·「우먼스 월드」·「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등의 지면에도 소개되었다. 글을 쓰고 공적인 활동을 하는 것 외에도 저자는 미국 보건복지부와 손잡고 아동의 건강 개선을 목표로 한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공익 지향적인 활동으로 그는 미국에서 가장 선한 비즈니스 리더의 한 사람으로 칭송받았으며, 미국청년회의소에 의해 ‘우수 청년(Outstanding Young American)’으로 지명되기도 했다. 또 이타주의와 연민의 정신을 적극 실천한 공로를 인정받아 메이크어위시재단(Make-A-Wish Foundation)으로부터 최고상을 받았다. 스스로를 ‘교사, 학생, 봉사자, 파트타임 코미디언’으로 묘사하는 빌은 트랜스포메이션닷컴에서 변신을 꿈꾸는 회원들을 깨우치고 격려하며 아낌없이 조언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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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애성은 보통 친밀한 관계의 배우자들이 열망하는 의존을 스스로 용납하지 못하기 때문에, 대부분 ‘내적인 빈곤(neediness)’을 무의식적으로 투사할 수 있는 사람인 경계성을 배우자로 고른다.

자아감이 부족하고 특권의식이 없는 경계성은 자기애성의 투사 대상이 되기 쉽다. 그리고 발달 감각이 왜곡된 경계성은 자기애성의 투사 때문에 자신이 무시당하고 있고, 피해자고, 무가치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자기애성을 배우자로 선택하는 사람들은 대개 경계성이다. 이들은 누군가 자신을 공격하지 않을까 혹은 버리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 사로잡혀 사는 자존감이 낮으며 자아감이 결여된 사람들이다. 자신은 사랑을 받을 만한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기애성의 만능감과 거대성에 쉽사리 넘어간다.

경계성은 자기애성을 세상의 ‘전부’로 이상화하고 자신은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라고 착각하면서 자기애성에게 홀딱 빠진다. 이들은 손에 넣을 수 없는 남자에게 애착을 느낀다. 자기애성과 경계성 부부는 찰떡궁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기애성이 주로 사용하는 과장된 자아감, 철회, 고립 같은 방어기제들은 그를 감정적으로 혹은 물리적으로 도움을 주지 않는 사람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자신의 배우자에게 동정심이나 연민을 느끼지 않는 자기애성이 가하는 가장 잔인한 공격은 타인들에게 자신들이 매우 귀하고 중요한 사람이라고 느끼게 만드는 것이다. 이상화할 수 있고 자신들의 자기대상 욕구에 부응하는 사람들을 만났을 때 자기애성이 얼마나 빨리 사랑과 관심과 열정을 보이는지 배우자와 주변 사람들은 상상도 할 수 없을 것이다.

“어떻게 당신은 나와 우리 아이들에게는 그렇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렇게 관대하고, 사랑스럽고, 친절할 수 있어?”


이 여성들은 자신들이 힘 있는 자기애성 배우자를 필요로 하는 이유가 아주 어린 시절에 부재했거나 돌아가신 아버지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들이 ‘힘 있는’ 남자들에게 의지하는 진짜 이유는 생애 초기의 결손을 메우고 버림받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느끼지 않기 위해서다.

경계성의 특징을 가장 두드러지게 보여주는 인물로 메릴린 먼로를 들 수 있다. 먼로는 자신에게 권력과 지위가 있는 것처럼 느끼게 만들고 동시에 어린 시절부터 끈질기게 따라다닌 버림받을지 모른다는 공포를 느끼지 않으려고 조 디마지오, 아서 밀러, 존 F. 케네디와 같은 ‘힘 있는’ 남자들을 선택했다. 얄궂게도 그녀는 이들을 이용할 만한 상황이 되면 즉시 그들 곁을 떠났다.

케네디와의 만남을 기점으로 먼로는 더는 그 ‘춤’을 추지 못했다. 그녀를 죽음에 이르게 한 이유를 놓고 여전히 논란이 많지만, 사람들은 버림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브이스폿)이 어찌해볼 수 없을 정도로 커져서 그녀가 자신의 성적 매력과 명성을 더는 유혹의 미끼로 사용할 수 없게 되자 죽음을 택한 것이라고 짐작하기도 한다.

경계성은 무의식적으로 고통과 긴밀한 관계를 맺는데, 그 고통과 맺는 관계가 긴밀할수록 그들은 도움을 주지 않는 남자들이나 버림받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둘러싸여 고통 속에서 사는 시나리오를 계속 재생산할 것이다. 보통 희생자들/조장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그래, 내가 그 고통을 견뎌냈어”라고 말하고 싶은 사람들처럼, 그러니까 일종의 순교자처럼 고통을 추구한다. 무슨 일이 됐든 내면의 공허함을 마주하는 일보다는 더 낫다고 생각한다.

경계성은 생애 초기에 부모에게 정서적으로 버림받은 사람들이다. 부모가 집을 나가거나 술에 중독되거나 학대를 일삼아서 물리적으로 또는 정서적으로 보살핌을 받지 못했다. 경계성이 지위가 높거나 사회적으로 성공한 자기애성의 유혹에 쉽게 넘어가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경계성은 버림받지 않으려고 연인이나 배우자에게 그가 세상에서 가장 완벽하고 특별한 사람인 것처럼 대하며 그의 자기애적 욕망을 충족시켜주는 법을 배운다. 친밀한 유대 관계를 맺는 것이 너무 절실한 이들은 자기애성에게 완벽한 반응을 해주는 법을 배운다. 하지만 그 거짓 자기(false self)는 충동 조절의 실패로 오래가지 못한다.

출처 : <왜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 상처받는가>

저자 : 조앤 래커 (Joan Lachkar)

정신분석학 박사로서 정신분석학을 비롯한 다양한 심리학 이론을 바탕으로 부부나 연인 관계, 그리고 그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갈등을 연구해 학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실제로 심리치료사로도 활동하면서 많은 부부, 연인들과 상담하며 왜 사랑하는 사람들이 서로 상처를 주고받는지, 왜 상처받는 관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지 탐구했다. 그 결과 어린 시절에 받은 상처가 현재의 관계를 망가뜨린다는 사실을 깨닫고, 사람들이 자신의 원초적 상처를 깨닫고 그것과 화해함으로써 감정을 치유하고 관계를 회복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현재 남부 캘리포니아 정신분석연구소 회원이자 마운트세인트메리 대학 외래교수이며, 『정서적 학대(Journal of Emotional Abuse)』 지의 편집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자기애성과 경계성 커플』 『학대의 여러 얼굴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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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애성이 강한 사람, 흔히 ‘천상천하 유아독존형’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거창하고 과장된 자아감의 소유자다. 이들은 자신이 엄청나게 전능한 권한이 있으며 무언가를 받을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신에게 총애를 받고 연인에게 무엇이든 요구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만족을 모르는 자기에게 적절히 반응해줄 완벽한 자기대상(self object)10을 끊임없이 찾아다닌다.

 

주변에 자기애성이 있으면 금방 알아챌 수 있다. 자기애성은 자기 이야기만 하고 타인에 대한 동정심과 공감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자부심이 보통 사람들보다 높은 것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그들은 자부심이 매우 낮으며 손상받기도 쉽다.

자기애성의 또 다른 특징은 공감 능력(타인의 감정을 예민하게 알아차리는 능력) 부족이다. 자기애성은 대상관계가 좋지 못하기 때문에, 이들과 소통하기란 무척 곤혹스런 일이다. 게다가 모든 것을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한다. 사람들이 무슨 말은 하든, 자기애성은 모든 관심을 그들 자신에게 집중한다.

상대방: 난 알래스카에 갈 거야.
자기애성: 그래? 난 좀 전에 알래스카에서 돌아왔는데.

상대방: 두통이 있어.
자기애성: 아, 난 두통을 달고 사는데.

상대방: 가슴이 무척 설레. 곧 결혼하거든.
자기애성: 음, 난 얼마 전에 이혼했어!

자기애성은 자기에게 지나치게 몰두하는 사람이어서, 적절한 찬사나 인정을 받지 못하거나 관심을 충분히 받지 못하면 뒤로 한발 물러나 자신을 고립시킨다. 그리고 자존심에 타격을 받으면 자기애적 분노(narcissistic rage)11로 대응한다. 예를 들어 양육권 분쟁에서 자기애성은 방문권과 집과 돈과 가구들까지 모조리 자신이 갖겠다고 고집을 부린다.

이들은 본인의 명예와 육체적 아름다움, 부유함, 물질적 소유물, 권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보통 자기애성은 동생이 태어나 유아용 탁자라는 권좌를 빼앗기 전까지 어머니의 특별한 아이였다. 권좌를 빼앗긴 이 사건은 자기애성에게 정신적 충격을 안겨준 원초적 상처다.

어머니의 귀한 자식으로 살았던 생애 초기의 잊지 못할 경험을 재현하려고 노력하며 자기애성은 여생을 엄마와 아기가 지극한 행복과 조화로움 속에서 온전히 하나였던 때로 돌아가기를 열망하는 ‘자기애적 향수(narcissistic nostalgia)’를 느끼며 보낸다.

자기애성은 자신의 의존 욕구를 용인할 수 없어서 자신도 모르게 이 용인할 수 없는 욕구를 상대방에게 투사한다(그 상대는 대개 경계성 배우자다). “필요로 하는 사람은 바로 당신이야! 나는 엄마가 항상 원하던 대로 완벽한 사람이란 말이야. 당신 따윈 필요 없어. 그리고 이따위 관계, 이따위 치료도 필요 없어!”

자기애성은 자신이 ‘특별한’ 또는 완벽한 존재임을 입증하려고 엄청난 노력을 기울인다. 반면에 그들의 경계성 배우자는 자신이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하려고 애쓰면서도 자신이 특별한 사람임을 증명하는 일에는 조금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출처 : <왜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 상처받는가>

저자 : 조앤 래커 (Joan Lachkar)

정신분석학 박사로서 정신분석학을 비롯한 다양한 심리학 이론을 바탕으로 부부나 연인 관계, 그리고 그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갈등을 연구해 학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실제로 심리치료사로도 활동하면서 많은 부부, 연인들과 상담하며 왜 사랑하는 사람들이 서로 상처를 주고받는지, 왜 상처받는 관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지 탐구했다. 그 결과 어린 시절에 받은 상처가 현재의 관계를 망가뜨린다는 사실을 깨닫고, 사람들이 자신의 원초적 상처를 깨닫고 그것과 화해함으로써 감정을 치유하고 관계를 회복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현재 남부 캘리포니아 정신분석연구소 회원이자 마운트세인트메리 대학 외래교수이며, 『정서적 학대(Journal of Emotional Abuse)』 지의 편집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자기애성과 경계성 커플』 『학대의 여러 얼굴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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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치료사: 맥스, 이 일들 말고 다른 일들도 있지 않아요? 한쪽으로 밀쳐두면서 애써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려는 일들 말이에요.

맥스: 그래요. 있어요.

심리치료사: 당신은 자신을 위태롭게 만들고 있어요. 당신은 지금 의사면허증을 잃을지도 모르는 상황, 무언가 열심히 노력해야 하는 상황에 있어요.

맥스: 선생님, 그런데도 저는 그게 그렇게 중요한 일로 느껴지지 않아요.

심리치료사: 그 말을 들으니, 당신의 어린 시절이 보이네요. 당신의 부모님들은 당신이 했던 모든 일들을 그렇게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나 보군요.

맥스: 그런 말씀을 하시다니 깜짝 놀랐어요. 맞아요. 돈을 모아서 처음으로 포드 머스탱이라는 차를 산 적이 있어요.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차가 브레이크 고장을 일으켰어요. 그때 아버지가 미국산 차를 샀다고 저를 얼마나 나무라셨는지. 아버지는 제가 의사면허증을 받을 때도 그 자리에 오지 않으셨어요. 제 결혼식에도 늦게 오셨고요.

심리치료사: 그래요. 당신이 장난감이나 게임기를 새로 갖고 싶어할 때마다 부모님들은 진지하게 들어주지 않고 당신을 놀렸죠. 그럴 때마다 당신은 자신이 무시당하는 느낌을 받았고요.

맥스: 그거예요! 바로 그거! 착한 일을 했을 때나 학교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을 때도 부모님은 제게 칭찬을 해주지 않았어요. 늘 안 좋은 다른 말씀을 하셨어요. “네 동생 숙제나 도와줘라!”라는 말들이요.

심리치료사: 착한 일을 하고도 칭찬이나 인정과 같이 적절한 반응을 얻지 못했을 때 어린아이들에게 일어나는 일이 바로 당신에게 일어나고 있어요. 시간이 흐른 뒤 아이들은 자신들이 했던 일에서 멀찍이 물러나고, 그러면 그들의 성과물은 의미 없는, 가치 없는 것이 돼버리죠.

맥스: 정말 그래요!

심리치료사: 이제 왜 당신이 의사 면허증, 세금고지서, 청구서 같은 것들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지 알겠어요. 그것들은 당신에게 별 의미가 없어요. 그것들은 모두 교환 가능한 종이에 불과한 것들이죠. 별 가치가 없어요.

맥스: 한 번도 그런 식으로 생각해보지 못했어요. 새 차를 살 때도 엄청 문제가 많았는데, 이것도 그것 때문일까요? 아무 여자나 사귀는 일도? 차는 차일 뿐이고 여자 친구도 그냥 여자 친구일 뿐이라고 생각해서요?

심리치료사: 그래요. 차는 차일 뿐이고 여자 친구도 그냥 여자 친구일 뿐이기 때문이에요. 종잇조각이 단지 종잇조각에 불과할 뿐인 것처럼 말이에요. 이것들은 아무 의미도, 가치도 없는 대상들이죠. 맥스, 세상에는 자신에게 일어났던 모든 나쁜 일을 생각할 때마다 심하게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런데 당신은 그런 사람은 아닌 것 같네요. 대신에 당신 자신과 당신이 이룬 것들을 깎아내리는 것으로 고통과 멀찍이 떨어져 있으려 하고 또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을 위태로울 정도로 냉담하게 만들고 있어요.

정신질환자는 ‘자신이 실제 경험이 되었을 때’만 인식에 의미를 둔다. 예를 들어, 정신질환자는 차갑다는 느낌을 받으면 긴장증에 가까운 상태가 되면서 차가움 그 자체가 될지도 모른다. 이런 면에서 이들은 마비되는 것을 느끼면 마비 그 자체가 되는 경계성 성격장애자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이들이 의미를 찾는 또 다른 방법은 자해다. 경계성 성격장애가 있는 사람은 자신을 해칠 때 외적 대상과 자신이 연결되어 있음(존재감)을 느낀다. 고통을 유발하는 행위를 통해 자극을 받고 의미 있음을 느낀다. 일종의 살아 있음을 느끼는 것이다. 이와 달리 정신질환자는 더는 고통을 느끼지 않을 만큼 애착 대상에게서 멀찍이 떨어질 것이다.

출처 : <왜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 상처받는가>

저자 : 조앤 래커 (Joan Lachkar)

정신분석학 박사로서 정신분석학을 비롯한 다양한 심리학 이론을 바탕으로 부부나 연인 관계, 그리고 그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갈등을 연구해 학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실제로 심리치료사로도 활동하면서 많은 부부, 연인들과 상담하며 왜 사랑하는 사람들이 서로 상처를 주고받는지, 왜 상처받는 관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지 탐구했다. 그 결과 어린 시절에 받은 상처가 현재의 관계를 망가뜨린다는 사실을 깨닫고, 사람들이 자신의 원초적 상처를 깨닫고 그것과 화해함으로써 감정을 치유하고 관계를 회복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현재 남부 캘리포니아 정신분석연구소 회원이자 마운트세인트메리 대학 외래교수이며, 『정서적 학대(Journal of Emotional Abuse)』 지의 편집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자기애성과 경계성 커플』 『학대의 여러 얼굴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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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치료실을 찾는 커플들은 대개 정신질환자는 아니다. 그렇지만 그들은 병적 요소를 일부 가지고 있거나 일시적으로 드러내기도 한다. 정신질환자들은 심리 상태를 ‘느끼는’ 것이 아니라 그 상태가 ‘되어버림’으로써 정신적으로 혼란스러운 상태가 되기 일쑤다.

이것은 대개 원초적 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어떤 상태로 존재하는 것’과 ‘어떤 상태를 느끼는 것’을 혼동하는 이유와 관계가 있다.

토마스 오그던(Thomas Ogden)에 따르면, 조현병(정신분열병) 환자는 두 가지 심리적 태도를 취한다고 한다. 한편으로는 의미가 있을 수 있는 심리 상태를 유지하려고 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경험을 통해 새 의미를 찾고 배우려는 노력을 방해함으로써 의미를 파괴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프로이트는 조현병 환자가 외부 세계와의 연결을 모조리 단념하고 내면으로 돌아서버린다고 주장한다. 그렇게 하면서 외적 대상들과 맺은 유대를 잘라버리고 현실과도 괴리된다는 것이다.

정신질환자는 망상적인 내면세계에 빠져 사고 기능과 현실 검증 능력을 잃어버린다. 아무런 의미도 없다고 생각하는 현실 세계에서 의미를 회복하거나 찾으려고 하다 보니 오직 현실의 파편만 남는다.

경계성 성격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나쁜 내적 대상’을 과도하게 동일시하기 때문에 동일시하는 그 나쁜 대상이 ‘실제로 된다’. 다음은 그 예들이다.

● 그 때문에 나는 우울해진다(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가치 없고 자격 없는 사람처럼 느껴진다).
● 나는 우울해진다. 그래서 나는 우울증이 된다(자기혐오가 내부로 향한다).
● 나는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나는 아무것도 아닌 게 된다(공허감).
● 나는 두려워한다. 그래서 나는 두려움이 된다(마비).
● 나는 외로워진다. 그래서 나는 외로움이 된다(고립).
● 나는 텅 비어 있음을 느낀다. 그래서 나는 무엇이든 사는 소비자가 된다(음식, 알코올, 마약, 도박).

과거의 고통스런 경험에서 의미를 추려내려면 그것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이를테면 연인 관계가 끝났을 때처럼 예상하기 힘든 일을 생각해볼 수 있는 사고력이 필요하다.

정신병 환자와 조현병 환자들은 서서히 내면을 향해 등을 돌리면서 지식과 언어에 관련된 모든 것을 지워버리며 의미를 공격한다. 때때로 이런 퇴행이 너무 심해지면 식물인간처럼 무기력해지거나 만사를 묵인하는 상태가 되거나 모든 의미를 똑같은 것으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이를테면 이들에게 밤은 낮과 똑같은 것이 된다. 이들에게 이 둘은 다른 점이 없다. 조현병 환자들은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애착을 느끼는 대상에게 아무런 감정도 애정도 느끼지 않으며, 모든 것을 똑같은 것으로 느낀다.
 
■ 사례 5 _ 어린 시절 받은 상처 때문에 지나치게 냉담해진 맥스

지금까지 브이스폿이 자극받아 사람들이 감정적으로 지나치게 고조되면 어떤 일들이 발생하는지를 이야기했다. 이들은 대단히 예민하고 민감한 사람들로 충격적인 과거와 어린 시절의 상처에 깊이 연루되어 있다.

그러나 과거의 감정적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고자 그러한 원초적 상처를 자극하는 일들을 회피하려 하거나 자신의 감정이나 욕구를 무시한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다음은 원초적 상처 때문에 자신의 건전한 욕구와 욕망까지도 무시해버린 사람의 사례다.

맥스: 안녕하세요, 선생님.
심리치료사: 생일날 즐겁게 보내셨어요?
맥스: 네, 아주 좋았어요. 우리는 할리우드의 대로를 돌아다니면서 <인터프리터>라는 영화도 봤어요.
심리치료사: (조용히 듣고만 있다.)
맥스: 의사면허증을 갱신하려면 특별 과정을 이수해야 하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어서 걱정이에요.
심리치료사: 의사면허증이 취소될 위기에 처한 것 같은데 당신은 그다지 걱정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데요.
맥스: 저도 위기 상황인 걸 알아요. 그런데 왜 저는 그 상황을 해결하려고 하지 않을까요? 그 일만 있는 게 아니에요. 소득세 신고도 하지 않았어요. 무슨 이유인지, 그 일들을 처리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것들을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아요. (다음 회에 계속)

출처 : <왜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 상처받는가>

저자 : 조앤 래커 (Joan Lachkar)

정신분석학 박사로서 정신분석학을 비롯한 다양한 심리학 이론을 바탕으로 부부나 연인 관계, 그리고 그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갈등을 연구해 학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실제로 심리치료사로도 활동하면서 많은 부부, 연인들과 상담하며 왜 사랑하는 사람들이 서로 상처를 주고받는지, 왜 상처받는 관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지 탐구했다. 그 결과 어린 시절에 받은 상처가 현재의 관계를 망가뜨린다는 사실을 깨닫고, 사람들이 자신의 원초적 상처를 깨닫고 그것과 화해함으로써 감정을 치유하고 관계를 회복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현재 남부 캘리포니아 정신분석연구소 회원이자 마운트세인트메리 대학 외래교수이며, 『정서적 학대(Journal of Emotional Abuse)』 지의 편집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자기애성과 경계성 커플』 『학대의 여러 얼굴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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