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의 건강은 스스로 지켜야 한다.

건강할 땐 무신경하다가 병에 걸렸을 때 서양의학에만 의존하여 치료하는 것보다는,

매일매일 내 몸이 보내는 사인에 귀를 기울여 몸이 가진 치유력으로 치유하는 것이

평생 건강의 비결이다.

몸의 신호에 귀를 기울여 내 몸이 좋아하는 식습관과 운동법을 찾아낼 수 있다면,

누구나 스스로 '내 몸의 주치의'가 될 수 있다.

내 몸의 상태를 알고, 내 몸에 맞게 가벼운 운동을 시작했다면,

이제 어떤 음식이 내 몸의 건강을 지켜주는지 알아보자.

 

지구에서 가장 커다란 동물인 코끼리는 체중이 6톤이나 되지만 풀만 먹고 산다. 그리고 사람에게 우유와 고기를 제공해주는 소도 풀만 먹는다. 이렇게 보면 동물은 모두 심각한 편식을 한다고 볼 수 있는데도 건강하게 잘살아가고 있다. 사람도 동물이니 이와 다르지 않다.

 

 

사람의 체격과 용모, 성격이 천차만별이듯 음식물에 대한 취향도 당연히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러니 지금 각자 맛있다고 느끼는 것이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지금 자신이 필요로 하는 영양소를 포함한 음식물이므로 좋아하는 것은 마음껏 먹고, 싫어하는 음식은 먹을 필요가 없다. 편식이야말로 체질을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적인 상태로 지키려는 본능에 따른 건강 유지 반응인 것이다. 즉, 좋아하고 싫어하는 음식물이 있는 것은 그것을 먹는 사람의 체질과 관련이 있으며, 이것은 병을 예방하고 건강을 유지하고 증진하기 위해 발휘되는 본능적인 반응인 것이다.

동양의학에서는 삼라만상 모든 것이 양과 음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본다. 사람이 죽어갈 때 의사는 가장 먼저 심전도부터 읽는데, 이것은 심장이 전기 현상에 의해 움직이기 때문이다. 심장뿐만 아니라 모든 장기, 즉 생명은 기본적으로 전기 현상 덕분에 운영된다. 그리고 전기는 양(+)과 음(-)에 의해 성립된다.

‘여름·낮·밝다·따뜻하다·건조하다’는 것은 양이다. 반대로 ‘겨울·밤·어둡다·춥다·습하다(물)’는 음이다. ‘적·흑·주황’ 같은 따뜻한 색은 양이고, ‘청·백·녹색’은 음의 색이다.

사람도 크게 보면 남자는 양성, 여자는 음성으로 분류된다. 남자 중에서도 키가 작고 통통하며 고혈압이 있는(흔히 ‘아저씨’라 불리는 유형) 사람은 근육(적색=열이 높다)이 발달하고 안색이 붉어서(적혈구가 많다) 강한 양성이라 할 수 있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대머리인 사람은 양성이 더 강한 편이다. 반대로 여성은 근육량이 적고 빈혈 기미가 있으며 몸속 수분이 많으므로 음성이다. 남성 중에서도 얼굴이 희고 장신이며 머리털이 많고 희끗희끗한 사람은 음성에 가깝다 할 수 있다. 이런 사람들은 대체로 근육도 빈약하지만 근육을 단련하면 양성 체질에 가까워진다.



양성 체질의 특징

체온이 높고 근육이 발달하였으며 활동적이다.

식욕이 왕성하고 건강하게 생활을 하는데 그 원기가 오히려 독이 되기도 한다.

과식하기 쉬워서 혈액 안에 지방, 당 같은 잉여물이나 노폐물이 쌓여 혈액이 오염될 확률이 높다. 이런 사람들은 영양이 과잉되어 생기는 병, 즉 서구형 질환으로 갑자기 쓰러져 일찍 죽는 경우가 많다.


음성 체질의 특징

여성에게서 많이 볼 수 있다.

원인 모를 통증을 자주 호소한다. 죽을 병에는 좀처럼 걸리지 않으나 평생 이런저런 증상을 호소하면서 자신과 주변 사람을 불편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냉증과 수분 때문에 생기는 갖가지 증상(알레르기 등)을 겪는다.



양성이나 음성이 한쪽으로 치우치며 그것을 바로잡아 건강하게 되돌리는 역할을 하는 것이 음식이다. 양성 체질인 사람이나 양성과잉으로 인해서 병이 생긴 사람은 음성 음식을 먹으면 건강이 회복되고, 반대로 음성 체질인 사람이나 음성과잉으로 인해서 병이 생긴 사람은 양성 음식을 먹으면 원인 모를 아픈 증상도 없어지고 건강해진다.

 

양성 음식물은 대개 흑·적·주황 같은 따뜻한 색을 띠며, 크게 동물성 식품(우유는 제외), 소금 및 맵고 짠 음식, 뿌리채소, 북방산 음식물(메밀, 소금에 절인 연어 등)이라고 알아두면 간단하다.

음성 음식물은 백·청·녹·남색 같은 파란색을 띠며, 종류는 수분이 많은 음식(물, 식초, 우유, 맥주, 위스키, 콜라, 주스), 남방산 음식(바나나, 파인애플, 귤, 레몬, 멜론, 토마토, 오이, 수박, 카레, 커피, 녹차), 백색 음식(백설탕, 화학조미료), 부드러운 음식(수분이나 기름을 많이 함유한 것, 보리로 만든 빵, 버터, 마요네즈, 크림류), 생채소(샐러드류)로 기억해두면 좋다.

 

양성과 음성 체질 모두에게 좋은 간성 음식물은 몸을 따뜻하게도 차갑게도 하지 않는 것으로 노란색이나 연한 갈색을 띠는 경우가 많다. 현미, 검은 빵, 조, 피, 콩, 호박, 감자처럼 인류가 주식으로 삼아온 음식은 대개 노란색이나 연한 갈색을 띠는 간성 식품이다. 이들은 언제 누가 먹어도 좋은 건강 식품이다.

음성 체질인 사람이 우유, 생채소, 토마토처럼 음성 음식물을 너무 먹고 싶을 때는 열을 가하거나 소금을 뿌려서 양성으로 바꿔 먹는 것이 좋다. 토마토나 수박에 소금을 뿌려서 먹어도 맛있으며, 오이도 소금으로 문지르면 음성이 간성으로 변해 맛있어진다. 이와 관련한 대표적인 식품은 홍차, 치즈, 절임 음식이다.

 


열이나 염분을 가해 성질이 바뀐 식품들

 

녹차(음성) → 홍차(양성) : 녹차는 남방지역인 인도가 원산지이므로 아무리 따뜻하게 해서 마셔도 유럽처럼 추운 곳에 사는 사람들의 몸을 더욱 차갑게 만든다. 따라서 영국인을 포함한 유럽인들은 녹차에 열을 가해 발효시켜서 성질이 녹(음성)에서 적(양성)으로 바뀐 홍차를 애용한다.

우유(음성) → 치즈(양성) : 우유에 열을 가하면 치즈가 된다. 냉증인 사람이 우유보다 치즈를 좋아하고 추운 나라인 스위스에서 치즈 퐁듀를 많이 먹는 것도 그 때문이다.

무(음성) → 장아찌(양성) : 무를 말리거나 소금을 넣어 절임 음식으로 만들면 색이 노래지면서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성질로 변한다. 추운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절임 음식을 좋아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콩(간성) → 두부나 두유(음성), 된장이나 간장(양성) : 간성 음식인 콩을 두부나 두유로 만들면 하얀색으로 변하면서 음성 식품이 되지만, 열과 소금을 가하여 된장이나 간장으로 만들면 색이 진해져 양성 식품이 된다.



양성 체질이냐 음성 체질이냐 하는 것은 절대적이지 않다. 체질이라는 것은 그날의 활동 상황이나 생활 태도에 의해 미묘하게 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양성 체질인 사람이라도 온종일 앉아서 일을 해 스트레스가 쌓이면 혈행이 나빠지고 몸이 차가워져서 몸을 덥히는 양성 식품을 찾게 된다. 반대로 음성 체질인 사람이라도 운동이나 사우나를 한 후에는 맥주, 샐러드, 남방산 과일이 맛있다고 느낀다.

 

일반적으로 겨울에는 누구나 음성 체질이 되므로 따뜻한 찌개, 전골, 절임 음식, 명란젓 같은 양성 식품을 많이 먹게 되고, 여름에는 누구나 덥다고 느끼니 차가운 것, 수박, 식초가 든 음식, 맥주 같은 양성 식품을 찾게 된다.

 

이처럼 양성이니 음성이니 하는 것은 체질, 계절, 그날의 생활 상태에 의해서 변하므로 그때그때의 체질 상태에 따라 필요한 음식을 몸이 원하는 대로 먹으면 된다.

노화 예방의 권위자인 농학박사 오치 히로토모 선생이 “건강식의 원칙은 미식소식(美食少食)이다”라고 주장한 바가 있는데 이는 실로 명언이라 할 수 있다. ‘미식’이란 그 사람의 체질과 그 당시의 몸 상태에 따라서 가장 맛있다고 느끼는 것을 먹는다는 의미다. 소식의 유익성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다들 익히 알고 있는 얘기일 것이다.

 

출처 : <몸이 원하는 장수요법>, 이시하라 유미, 도서출판 전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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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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