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난 1년간 칼로리 감량을 했다. 칼로리 감량을 막 시작했을 무렵에는 저칼로리식 1단계(1400 ~1500kcal)에서도 늘 배가 고팠다. 공복감에 적응하는 데만도 무려 6개월이 걸렸다. 단것을 조금 먹으면 금세 허기가 사라진다는 사실도 그때 알게 되었다.

적게 먹는 것에 익숙해지자 저칼로리식 1단계에서 2단계, 3단계로 옮겨 섭취열량을 차츰 줄였다. 10개월째에 접어드니 배가 고파야 오히려 속이 편했다. 배고픔이 쾌감으로 느껴졌다. 이런 기분은 겪어보지 않으면 모를 것이다.

감량 기간에는 무얼 먹어도 맛이 좋았다. 원래 매크로비오틱에서는 먹어도 되는 것과 먹지 말아야 할 것을 엄격하게 구분하지만, 이번에는 이런 원칙에서 자유로웠다. 그래서 회식 자리에서도 뭐든 잘 먹었다. 혀로도 기분으로도 맛을 느끼면서 식사를 즐겼다. 이제는 의식하지 않아도 식사량을 조절할 수 있다. 외식을 한 날에는 저절로 집에서는 덜 먹게 된다.

이 책은 1년간의 칼로리 감량을 마치고 두 달이 지난 후에 쓴 것이다. 지금은 초저칼로리식 1단계(400~500kcal)로 하루에 약 500kcal씩 섭취해 체질량지수 19를 유지하고 있다. 365일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지만 그동안의 노력만으로 배고픔을 즐길 수 있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 인체의 적응력은 참 대단하다.

칼로리 감량 과정에서 몸과 마음에 나타난 변화와 이를 통해 새로 알게 된 사실들을 소개한다. 단계적 칼로리 감량의 오랜 항해 끝에 도착한 건강이라는 신세계의 풍경이다.

단계적으로 섭취열량을 줄였더니 인체의 항상성이 작용하지 않아 요요현상을 겪지 않고 무리 없이 체중 감량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

각 단계의 식단으로도 비타민과 미네랄을 비롯한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할 수 있었다. 기초건강검진 및 모발 미네랄 검사 결과에서도 영양 섭취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인 하루필요열량보다 훨씬 더 적은 열량(11000kcal 이하)을 섭취하고도 활기차게 생활할 수 있었다.

몸속의 독소가 배출되고 체질이 개선되는 효과를 보았다.

장기간의 저칼로리식으로 더 건강해지고 매사에 자신감이 생겼으며 의욕이 강해졌다. 오감이 예민해지고 뇌가 활성화되는 경험도 했다.

우리 몸에는 배고픔이라는 새로운 환경과 자극에 적응할 수 있는 유연성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기초대사량을 측정해주었던 운동생리학 교수가 이런 말을 했다.

학문의 세계에서는 무언가를 보태서 기능을 높일 생각은 해도 빼려고 하지는 않습니다. 뺄셈은 곧 기능 저하로 이어지기 때문에 그런 관점으로 연구하는 일은 드물지요.”

살이 찌면 생활습관병에 걸리고, 마르면 허약해진다는 고정관념에서는 건강의 개념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나는 이번 칼로리 감량을 통해 모자란 것을 보태는 덧셈이 아니라 과한 것을 덜어내는 뺄셈의 효과를 극대화했다. 그리고 그 결과로 마르면 건강해진다는 것을 증명해냈다.

이와 더불어 섭취열량을 크게 줄여도 건강을 지키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도 확인했다. 식욕이 줄어든 대신 기력이 강해졌다. 건강의 질이 몇 단계나 상승한 느낌이다. 식비도 30% 넘게 줄었다.

여러분이 내 칼로리 감량 과정을 그대로 따를 필요는 없다. 안전성이 증명된 결과를 중심으로 자신의 감량 목적과 목표 체중에 맞게 프로그램을 짜서 실천하면 된다. 대사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 칼로리 감량을 결심했다면 당장 눈에 드러나는 효과를 기대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영양이 고루 담긴 저칼로리 식사를 하게 되면 차츰 체중이 줄고 여러 가지 긍정적인 변화들이 일어나기 때문에 마르면 건강해진다는 사실을 저절로 알게 된다.

출처 : <건강하지 않을 수록 더 적게 먹어라>

저자 : 시바타 도시히코

1944년 도쿄에서 태어났으며, 도쿄농업대학에서 동물생태학을 전공했다. 대학생 시절에는 체중 100㎏이 넘는 거구였다. 20여 년간 매크로비오틱과 현미채식 등을 실천하다가 건강식 전문가가 되어 지금은 사람들에게 매크로비오틱과 현미채식을 지도하고 있다.
그러나 매크로비오틱과 현미채식으로도 체중이 만족할 만큼 줄어들지 않자 하루 섭취열량을 극단적으로 줄여나가는 ‘단계적 칼로리 감량’에 도전, 1년 만에 57kg까지 체중을 줄였다.
2007년 5월 30일부터 2008년 5월 29일까지 1년에 걸쳐 실행한 단계적 칼로리 감량은 1500kcal에서 시작해 400kcal까지 하루 섭취열량을 줄여나가는 방법이다. 처음에는 체중을 줄이기 위해 시작했는데, 점차 대사증후군과 생활습관병을 비롯한 온갖 건강문제들이 해결되고 오감이 깨어나는 것을 느끼면서 칼로리 감량의 효과를 체감하게 되었다. 2013년 6월 현재, 그는 하루에 400kcal를 먹고도 건강히 잘살고 있다.
『건강하지 않을수록 더 적게 먹어라』는 적게 먹고도 얼마든지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중요한 기록이다. 1년간의 체험을 통해 초저칼로리 식생활이 우리에게 얼마나 많은 이득을 가져다주는지를 알리는 것은 물론이고 1년간의 칼로리 감량 과정에서 겪은 호전반응, 신체 및 체중의 변화, 건강검진 결과, 칼로리 감량을 할 때 주의할 점, 칼로리별 식단과 레시피 등을 실음으로써 독자들이 칼로리 감량을 실천하는 데 필요한 모든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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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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