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공감할 수 있는 인성교육을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일단 많은 자료로 교육을 강화한다고 인성이 길러지는 게 아님은 확실하다. 아이들에게 어떻게 인성 교육을 해야 할지 오랫동안 고민한 결과 교과서가 제시하는 덕목과 교육 목표를 간과하지 않으면서도 시대의 흐름에 맞는 교육 자료를 병용해야 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교과서를 무시하고 다른 교재를 찾자는 것이 아니라 교과서를 보완하는 대체재를 통해 교과서를 살리자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쉽게 다가가면서도 도덕적 딜레마를 함께 고민할 수 있는 대체재, 그것은 바로 영화다. 영화는 2시간 남짓 되는 시간 동안 아이들을 완전히 몰입시킬 수 있고, 감동과 감화를 함께 얻을 수 있으며, 교과서처럼 이론으로 말하지 않아도 도덕과 인성을 가르칠 수 있고, 그 안에서 다양한 예술적 감각을 키울 수 있는 최고의 자료이다.

‘오락물’로 알려진 영화가 아이들에게 인성 교육의 효과를 줄 수 있는 이유는 아직까지는 아이들이 어른들보다 순수하기 때문이다. 6학년 정도 되면 몇몇 아이들은 어른 흉내를 내지만 한 꺼풀만 벗겨보면 여지없는 아 이다. 영화는 픽션, 즉 가상의 이야기다. 그렇지만 현실 같은 가상이라는 특징이 아이들의 머리와 마음을 열게 하는 것이다.

아이들은 영화 속 인물들의 삶을 보면서 자신의 문제를 객관적으로 바라본다. 옳고 그른 것에대한 판단과 비판도 어른 못지않다. 거기다가 등장인물의 감정에 자신의 현재 상황이 이입되는 것을 경험하면 아이들의 감성이 자극되면서 치유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대단한 도덕의 틀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영화를 통해 소소한 것이라 도 함께 공유하고 대화하다 보면 타인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도 조금 씩 생겨나고 마음속에 굳게 갇혀있던 감정의 골까지 메워진다.

인성 교육이 어찌 보면 힘들지만 어찌 보면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다. 웃음이 나올 때 웃고, 울음이 나올 때 울고, 생각할 거리가 있으면 그것에 대해 생각해보고, 자신의 일상을 반성도 해보고, 배울 점이 있으면 따라 하 고, 스스로에게 다짐도 해보고…. 이런 사소한 과정이 모여서 바람직한 인성의 틀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영화로 교육을 한다는 사실에 많은 분들이‘과연 될까?’하는 의구심을 가질 것이다. 필자의 주변 분들도 그랬다. 특히 교장선생님과 학부모님들의 오해를 이겨내는 게 쉽지 않았다.

일부 부모와 교사들은 수업 시간에 영화를 보면 아이들이 공부에 흥미를 잃을 거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영화 수업을 이어가던 중 아이들의 학습 성취도가 오히려 높아지는 것을 체감했다.

아이들은 영화 수업 이전보다 자신을 돌아보고 다듬는 시간이 많아졌고, 그럴수록 자신감이 커졌다. 또 감성이 풍부해지고 마음 치유의 효과까지 얻어 이전보다 얼굴이 훨씬 환해졌다. 교실에서는 아이들끼리 싸우는 일이 줄어들고 상대방을 이해하고 서로 배려하는 분위기가 생겨났다. 뭔가를 보고 읽더라도 주제와 의미를 찾는 일을 예전보다 더 쉽게 하고, 그 영향으로 수업 분위기도 더 좋아졌다. 어느 교과전담교사도 우리 반 아이들의 변화를 칭찬했다.

“선생님 반 아이들이 많이 달라졌어요. 뭔가 한마디로 말하기는 힘들지만 전체적인 분위기가 활기차고 진지해진 것 같아 수업하기가 좋아졌어요.”

교과전담교사는 교실을 옮겨 다니며 수업하기 때문에 비교적 객관적으로 평가를 해준다. 이런 여러 가지 정황들은 영화가 학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말해준다.

출처 : <영화를 함께 보면 아이의 숨은 마음이 보인다>

저자 : 차승민 (경남 창원 전안초등학교 교사)

‘부끄럽지 않은 선생이 되자.’
1998년 3월에 초등학교로 발령받아 아이들을 가르친 지 15년이 넘은 그는 화려한 프로필 대신 이 한 마디로 자신을 소개한다. 그는 처음부터 교사로서의 사명감과 교육자적 신념이 투철한 모범 교사가 아니었다. 천신만고 끝에 교육대학에 입학하고 우여곡절 끝에 졸업해 교사가 되었지만, 능력과 재능이 뛰어난 동료와 선후배 교사들 사이에서 눈앞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급급해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어느 순간, 자신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를 의미 깊게 생각하는 아이들의 눈빛을 느끼면서 철부지에서 진정한 교사로 거듭나게 된다.
그는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초등영화교육 전문가다. 우연한 기회에 아이들과 함께 영화를 보면서 시작된 영화 수업은 벌써 1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그는 이 책에 교육 현실에 대한 책임과 비판, 반성은 물론 요즘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가까이 다가가는 방법을 솔직하게 풀어놓았다. 또한 10여 년 동안 교육 현장에서 검증한 영화교육의 효과, 영화 감상 지도 노하우, 난이도별 영화 목록과 지도 가이드까지 고스란히 담았다.
현재 초등영화교육의 노하우를... 담은 인터넷 카페를 운영하고 있으며, 다양한 형태의 강의를 통해 동료 교사들에게 초등영화교육의 방법을 전수하고 있다.

‘차승민의 초등영화교실’ 인터넷 카페 http://cafe.naver.com/chasm98/

※ 인터넷 서점 및 전국 서점에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Posted by 전나무숲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