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들이 화를 낼 때의 이유를 보면 대부분 ‘외부 환경’에서 비롯된 것이 많다. 콜센터에 전화를 했는데 다른 문의전화가 많아 대기 시간이 길어졌다거나, 식당에서 자신의 주문이 지연되거나 다른 손님의 주문을 받느라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을 때 자신도 모르게 화가 난다.

이런 화를 참고 있다가 결정적인 사건이 발생하면 그동안 마음속에 쌓아두었던 불만까지 한꺼번에 밖으로 토해내게 된다. 반대로 처음에는 불만이 있었더라도 다른 일로 기분이 좋아지면 앞에서 경험한 불쾌한 마음들이 사라진다. 그렇기 때문에 되도록 고객들에게 즐겁고 유쾌한 기분을 많이 그리고 자주 경험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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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과정에서의 상처도 고객이 화를 내는 이유가 될 수 있다. 성장하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에게 지속적으로 무시를 당하거나 야단맞거나 혹은 구타를 당하면 자신감이 없어지고 자존감이 낮아진다. 이런 마음의 상처는 성장하면서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마음속 깊은 곳에 숨어 있다가 자극을 받으면 불거져나와 자신도 모르게 상대에게 과민하게 반응하게 된다.

그러니 고객이 지나치게 과민한 반응을 보이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반응을 보이면 자신의 특정한 말이나 행동이 고객의 마음속에 숨어 있던 어떤 상처를 건드렸다고 생각하면 된다. 상처가 나더라도 부위에 따라 아픔이 다른 것처럼 같은 사건이라도 사람에 따라 아픔의 정도가 다르다.
 
만약 당신도 특정한 말이나 행동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면 과거의 어떤 사건이 지금 당신이 하는 행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봐야 한다.

필자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 동네에서 개에게 물린 적이 있다. 그때는 개에게 광견병 예방주사를 맞혀야 한다는 인식이 낮았을 때였다. 그 개 역시 광견병 주사를 맞지 않았다고 했다. 덜컥 겁이 난 부모님은 광견병 치료를 위한 주사를 오랫동안 맞혔는데 필자에게 그 주사는 너무나 고통스러웠다.
 
이 일이 있은 후부터는 덩치가 작은 강아지만 봐도 일단 겁을 먹으면서 피하는 등 개에 대한 공포가 생겼다. 하지만 나의 친한 친구 중 하나는 어려서부터 애완견과 함께 자랐고 개에게 물린 적도 없어서인지 덩치 큰 개를 봐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다.

이처럼 같은 대상이나 사건에 다른 반응을 보이는 이유 가운데는 사람마다 다른 과거의 경험이 큰 몫을 차지한다. 예를 들어 서비스 부서에 배치받은 첫날부터 자신의 서비스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는 고객을 만나면 그 후부터는 고객을 대할 때마다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게 된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방어적으로 고객들을 대하다 보면 그 고객들은 서비스 담당자에 대한 부정적인 인상을 갖게 되고 반응 또한 부정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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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도 자신의 경험에 따라 반응한다. 즉 고객은 ‘이런 상황에서 참으니까 손해를 보게 되더라’, ‘화를 내니 담당자의 서비스가 더 좋아졌다’, ‘큰소리쳤더니 내가 원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 등의 과거의 경험에서 얻은 생각을 바탕으로 직원에게 반응한다.

이처럼 내가 지금 하는 행동은 대부분 과거에 겪은 경험의 영향을 받는다. 특히 특정 상황에서 같은 행동이 반복된다면 과거에 내가 경험한 어떤 사건이 나를 이렇게 만들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명심할 것은 지금 내가 마주 보고 있는 사람이 과거에 내가 만난 그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 가서 눈 흘기는 행동을 해선 안 된다. 내가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은 내 머릿속에 있는 그 사람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전혀 새로운 관계를 맺을 수 있다. 따라서 지금 이 순간 자신과 함께 하고 있는 고객에게 집중해야 한다. 그러면 훨씬 편안하게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관계를 만들어나갈 수 있다.


출처 : <좌절하지 않고 쿨하게 일하는 감정케어>, 최환규, 도서출판 전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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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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