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청소년회관 앞에서 오가는 사회복지사와 남자 아이의 대화를 들어 봅시다. 15세의 마이클이 청소년회관 정문 바로 앞에 오토바이를 주차해놓았습니다. 그것을 본 사회복지사가 나와 아이에게 말을 건넵니다.

마이클, 문 앞에 있는 오토바이 네 것이니?”

왜요?”

통행에 방해되니까 다른 곳으로 옮겨주겠니? 주차장이 따로 마련되어 있잖아.”

그럴 필요가 뭐 있어요. 아무런 방해도 되지 않는데요!”

방해가 돼. 사람들이 오토바이 때문에 빙 돌아서 가야 하잖니. 게다가 거기는 비상 통로란 말이야.”

충분히 피해 갈 수 있어요. 도대체 왜 이러는 거예요?”

네 오토바이 때문에 소방서와 문제가 생기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야. 넌 지금까지도 충분히 많은 문제를 일으켰잖아. 이젠 그만 좀 해줄래? , 이제 오토바이를 치워주겠니?”

전혀 방해되지 않는데.”

방해가 되니 치워주렴.”

마이클은 사회복지사와 좀 더 말싸움을 한 뒤에야 투덜거리면서 오토바이를 주차장으로 옮겼습니다. 이 상황에서 마이클은 자신의 오토바이를 주차장에 세워야 하는 이유를 충분히 납득하지 못한 대화 초반에 사회복지사에게 반발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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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허용한계를 정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로, 청소년회관의 사회복지사들 역시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해가며 객관적인 근거와 이유를 토대로 오토바이를 통행에 방해되지 않는 곳에 주차한다라는 허용한계를 정했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위와 같은 상황일수록 허용한계를 그렇게 정한 이유와 객관적인 근거를 분명히 제시하고 설명해줘야 합니다. 그러면 마이클은 사회복지사가 자신을 존중하면서 규칙을 설명하고 있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사회복지사는 다음과 같은 숨은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나는 지금 내 마음대로 행동하거나 너를 괴롭히려고 이러는 것이 아니야. 내 행동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어. 그렇기 때문에 네가 그 이유를 이해하는 것이 나에게는 중요해.’

그리고 허용한계의 근거를 제시하는 것은 다음과 같은 숨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내가 지금 말하는 허용한계의 근거를 네가 충분히 이해할 수 있기를 바라고, 앞으로 이 규칙을 지켜주기를 바란다. 너는 내가 강요하지 않더라도 스스로 규칙에 맞게 행동할 수 있어야 해.’

물론 마이클이 사회복지사가 제시한 근거를 정말로 이해하고 그것을 받아들일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사회복지사가 자신을 괴롭히거나 일부러 불쾌하게 만들려는 의도는 없으며, 정당한 근거에 따라 행동하고 있다는 사실은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설령 사회복지사가 제시한 근거를 납득하지 못하더라도 마이클은 사회복지사가 두려워서가 아니라 통솔자로서 그의 위치와 권위를 존중하기 때문에 오토바이를 주차장으로 옮기게 될 것입니다. 사회복지사의 강요가 아니라 자유의지에 따라 행동하게 되는 것이죠.


출처 : <반항아 길들이기>, 루디 로데 외 지음, 도서출판 전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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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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