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종합적’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단편적인 대책보다는 ‘종합적인 대책’이 한꺼번에 많은 문제를 확실히 해결해줄 것이라 기대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종합적’이라는 말은 매력적이다. 이는 감기약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사람들은 자신의 증상을 일일이 분석해 의사나 약사와 협의해서 약을 선택하는 것을 귀찮아한다. 그냥 종합감기약 하나면 이것저것 신경 쓰지 않고 단박에 감기를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여기에는 적지 않은 모순과 오류가 있다. 종합감기약을 복용하는 것은 필요하지도 않은 약을 ‘종합적으로’ 먹는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없는 증상까지 억제하는 약을 먹게 된다

종합감기약은 말 그대로 감기에 걸렸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모든 증상을 억제하는 약 성분들을 한꺼번에 넣은 약이 다. 물론 ‘비타민 첨가’나 ‘생약 성분 포함’ 등 증상 억제 외의 기능을 광고하는 약도 있지만, 그런 성분이 종합감기약의 본질을 바꾸지는 못한다. 일반적인 종합감기약에 들어 있는 성분과 효과는 다음과 같다.

• 아세트아미노펜,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제 → 진통(근육통)

• 슈도 에페드린, 이소프로필아민, 항히스타민제 → 콧물 억제

• 항히스타민제 → 재채기 억제

• 덱스트로메토르판 → 기침 억제 • 아세트아미노펜,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제 → 해열

그런데 감기에 걸리면 열과 기침은 있지만 근육통이 없는 경우도 있고, 열은 거의 없고 콧물과 기침이 심한 경우도 있다. 사람의 체질과 면역력이 다르고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 스의 종류 역시 200종이 넘기 때문에 증상이 모두 다 다른 것이다.

따라서 종합감기약을 먹게 되면 어떤 사람은 전혀 필요없는 근육통 약을 억지로 복용하게 되고, 어떤 사람은 필요도 없는 해열 제를 과도하게 복용하게 된다. 그저 푹 쉬고 나면 자연스럽게 낫는 증상인데 종합감기약을 먹음으로써 ‘종합부작용’의 위험 성을 높이는 꼴이다.

출처: <감기약의 불편한 진실> (전나무숲 출판사)

● 지은이 _  전나무숲 편집부

도서출판 전나무숲은 지난 15년간 건강·의학 전문 서적을 출판해온 전문가 집단이다. 어렵고 난해한 의학 정보를 이해하기 쉬운 대중서로 만드는 것은 물론, 해외에서 검증된 의학서들을 국내 상황에 맞게 편집, 출간함으로써 국민의 건강 증진에 일조하고 있다. 지금도 의사, 한의사, 건강 전문가들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콘텐츠의 질적 수준을 높이고 있으며, 앞으로도 건강·의학 분야의 검증된 최신 정보를 대중에게 쉽게 전달하는 메신저의 길을 꾸준히 걸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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