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 글에서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전달되는 세대전달 독성 중의 하나인 ‘경피독’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이번에는 화장품과 로션, 파마액이나 염모제에 들어있는 또다른 독성 화학물질에 대해서 살펴볼까 합니다.

  화장품

화장수나 파운데이션 등의 화장품에는 유화제나 보습제로 합성계면활성제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미백⋅보습⋅노화 억제 효과가 있는 유효 성분을 피부로 흡수시키는 것도 합성계면활성제가 하는 역할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때 원하지 않는 착색제, 착향제, 보습제, 보존료 등의 유해 성분마저 피부를 통해 들어온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super macro green eye and blue eyeshadow
super macro green eye and blue eyeshadow by dreamglow pumpkincat210 저작자 표시


화장품을 광고하는 요란한 선전 문구에 나오는 효과가 진짜 있는 것인지도 의심스러운 것은 사실입니다. 화장품의 유효 성분은 제품에 따라 배합하는 방법이 제각각인 데다, 어떤 제품에는 극히 소량만 들어 있거나 흡수율이 매우 낮은 것도 있습니다. 특정 성분이 들어 있다고 해서 그만한 효과가 있을지도 의문이고 그 특정 성분보다 유해한 첨가물이 오히려 더 많이 흡수될 수도 있습니다.

최근 들어 “피부의 더러움과 피지를 말끔하게 제거해준다”거나 “색이 잘 지워지지 않고 오래간다”는 것을 특징으로 내세우는 화장품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화장품일수록 조심해야 합니다.
 
‘피부의 더러움과 피지를 말끔하게 제거해준다’는 것은 피부의 각질층을 파괴하여 피부의 방어 기능이 작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고, ‘색이 잘 지워지지 않고 오래간다’는 것은 유해한 착색제가 피부에 침착된다는 뜻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합성계면활성제나 합성화학물질의 위험성이 밝혀지면서 화장품 업계의 의식도 점차 바뀌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유해 첨가물을 최소로 줄이거나 비교적 안전한 천연 성분만으로 만든 화장품들이 시중에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알레르기 증상이나 아토피피부염이 있는 사람은 천연 성분에도 과민하게 반응할 수 있기 때문에 내 피부에 맞지 않는 것 같으면 곧바로 사용을 중지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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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uty products by roberto_berna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또한 ‘무첨가’니 ‘천연’이니 하는 문구만 보고 안심해서는 안됩니다. 제품을 시중에 유통하려면 보존제나 방부제는 어쩔 수 없이 사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아무것도 첨가하지 않은 제품이란 있을 수 없다는 사실도 기억해야 합니다. 

물론 일반 화장품에 비해 독성은 약할지 모르지만 구입 전에는 반드시 무엇을 근거로 ‘무첨가’ 나 ‘천연’이라고 주장하는지를 확인해보는 지혜도 필요합니다.

  파마액⋅염모제

파마액과 염모제에는 독성이 강한 여러 종류의 화학물질이 사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중에는 환경호르몬 작용을 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것도 있습니다. 특히 두피는 화학물질 흡수율이 높기 때문에 더 위험합니다.

각별히 주의해야 하는 것이 염모제에 사용하는 파라페닐렌디아민(p-phenylenediamine, PPD)이라는 염료입니다. 드물게 아나필락시스(anaphylaxis)라는 강한 쇼크 증상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파마액이나 염모제에서는 코를 쏘는 자극적이고 강한 냄새가 난다. 그만큼 독성이 강하다고 생각해도 됩니다. 물론 이러한 독성을 고려하여 약제 사용에 주의하는 미용실도 있겠지만 임신 중인 여성은 파마나 염색 모두 삼가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로션류

남성들이 면도 후에 바르는 애프터셰이브 로션에는 세제와 유사한 성분이 배합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화장수, 향수, 탈취제 등은 피부가 얇은 부위에 사용하기 때문에 그러한 제품에 들어 있는 합성향료나 첨가제 같은 유독 화학물질이 피부를 통해 흡수될 수 있습니다. 

또한 목욕 중에는 피부 흡수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샴푸나 린스뿐만 아니라 입욕제나 입욕 후에 사용하는 로션의 성분도 염려가 된다. 그러한 제품들의 주요 성분은 목욕 후 피부를 촉촉하게 하는 보습 효과가 있는 것인데, 보습제나 습윤제의 성분 중에도 독성이 있는 것이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된 제품들은 사실 우리의 일상에서 너무도 자주 사용되고 있는 것들입니다. 따라서 '그렇다고 안쓸 수는 없잖아?'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안쓸 수 없다고 해서 무조건 쓰는 것보다는 그래도 조금씩 줄여나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 어떨까요^^



Posted by 전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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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비영리 환경단체인 환경실무그룹은 지난 2005신생아의 제대혈에서 287종의 화학, 발암물질이 검출됐다고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이 가운데 180종은 발암물질이며 217종은 뇌와 신경계에 영향을 주는 독성물질이었습니다.

구체적으로 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메틸 수은과 쓰레기 등을 태울 때 발생하는 PAHs(다핵방향족탄화수소), 방화재에 쓰이는 PBDD(브롬화다이옥신), 살충제 성분인 DDT 등이 포함돼 있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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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tus2 by lunar caustic 저작자 표시동일조건 변경허락

전 지구적인 환경 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악화되어 왔다는 점에서 2010년 오늘날에도, 그리고 미국이 아닌 한국에서도 이러한 일은 충분히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정말 충격적인 이야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왜 아기가 이런 오염된 환경 속에서 자라나야 하는 것일까요?

우선 가장 큰 문제는 임신 중 엄마의 몸 속에 독성 화학물질이 들어가고 이것이 태반을 통해 자궁 속의 양수 전체를 오염시키기 때문이다.

태아기에 작용해 태아의 기관 형성에 영향을 주어 선천적인 신체의 이상을 일으키는 성질을 기형유발성(최기형성)이라고 합니다. 이 기형유발성은 약의 영향뿐만 아니라 영양 부족이나 지용성 비타민의 과잉섭취, 어패류에 들어있는 수은 등의 중금속,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 저산소증에 의해서도 나타날 수 있죠. 또한 임신 중 알코올 섭취나 흡연, 마약 복용 등도 태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임신 후기에 이르면 태아는 신체의 대부분이 형성되어 있지만 피부의 방어 기능, 간의 해독대사 기능, 혈관-뇌 관문과 같은 신체를 방어하는 기능은 아직 불완전한 상태입니다. 모체가 흡수한 약의 성분은 태반을 통과하여 태아의 체내로 침투할 수 있기 때문에 유해한 약의 사용은 최대한 피해야 합니다.

특히 산모의 피부를 통해 흡수되는 경피독은 때로 치명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이러한 독들은 간의 해독작용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곧바로 산모의 몸에 흡수가 되고 고스란히 태아에게 전달되는 것이죠.

샴푸, 비누, 세제에 들어있는 계면활성제는 경피독을 유발하는 가장 대표적인 물질입니다. 석유에서 추출한 원료을 사용해 만드는 계면활성제가 수돗물에 함유된 염소와 결합되면 환경 호르몬인 다이옥신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섬유유연제에는 독성이 강한 계면활성제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평소에 피부가 약하거나 알레르기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섬유유연제를 사용해 세탁한 옷만 입어도 부작용이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렇게 엄마의 몸 속으로 침투한 독성은 아기에게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현대 도시 생활을 하면서 이러한 화학물질을 전혀 사용하지 않을 수는 없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최소한 임신 기간만큼은 이러한 화학물질을 피하고 천연물질을 사용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결국 아이의 한 평생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인만큼 산모가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Posted by 전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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