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20여 년 전, 일본 후생성은 맹렬한 기세로 늘어난 대장암 환자의 지역별 이환율(어떤 일정한 기간 내에 발생한 환자의 수를 인구당의 비율로 나타낸 것)을 조사해서 그 결과를 지도로 만들어 발표했다. 인구가 많은 도쿄나 오사카 같은 대도시에서 이환율이 높은 것은 당연하다지만, 그 밖의 지역에서 나온 조사 결과가 놀라웠다.

왜냐하면 이환율이 높은 곳은 북부지역인 홋카이도와 도호쿠였고, 반대로 환자가 적은 지역은 남부에 속하는 시코쿠와 규슈, 오키나와였기 때문이다.

그때까지 대장암은 ‘지방의 과다 섭취가 원인인 문명병’이며 ‘식이섬유가 예방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졌었다. 하지만 사람들의 식생활이 큰 차이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까지 남북으로 명암이 정확히 갈린 결과를 보니 대장암의 발병에 일조 시간이 깊이 관계돼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세히 말하면, 일조 시간이 짧은 홋카이도와 도호쿠에서 대장암의 발생률이 높고, 남하할수록 발생률이 점점 낮아지는 것을 볼 때 햇볕의 양이 많을수록 암의 위험성이 저하된다는 결론을 낼 수밖에 없었다.

사실 미국에서도 이와 비슷한 조사를 했었다. 캘리포니아대학교의 갈랜드(Cedric Garland) 박사는 미국 내 대장암과 유방암의 이환율 분포가 북부에서 높고 남부에서 낮다는 데 주목했다.

그리고 온갖 자료를 상세히 검토하여 전국적으로 식단이 거의 비슷하다는 사실을 밝혀낸 뒤 일조 시간의 차이가 대장암과 유방암의 이환율에 크게 관계돼 있다고 발표했다. 또한 임상시험 등을 통해 비타민D결핍에서 오는 칼슘 부족이 대장암의 원인이라고도 밝혔다.

갈랜드 박사는 그 뒤에도 연구를 계속해서 ‘하루에 10~15분, 피부의 40% 이상을 일광에 노출하면 적절한 수준의 비타민D를 확보할 수 있으며 암도 예방된다’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다만 일광욕 시간에 관해서는 백인과 유색인이 크게 다르다).

또한 갈랜드 박사는 2002년 미국에서 발간된 의학지 <캔서>에 미국을 북동부와 남서부로 나눠서 암의 발증률과 사망률을 비교 검토한 결과를 실었다.

그 내용을 보면 대장암과 유방암뿐만 아니라 방광암, 식도암, 신장암, 폐암, 췌장암, 직장암, 위암, 자궁암, 난소암, 전립선암, 악성림프종 등 총 13종의 암이 자외선과 관련 있다고 한다. 그리고 놀랍게도, 일조 시간이 짧은 지역에서는 충분히 자외선을 쐬는 지역에 비해 약 2배의 사망률을 보이는 암도 확인되었다.

이 같은 연구나 조사가 지금도 전 세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건강 증진을 위해서 정기적으로 일광욕을 지속했는데 그 부산물로서 암에 안 걸리게 되었다고 한다면 굉장한 이득을 본 기분일 것이다. 국민병이면서도 예방이 쉽지 않은 병이 암이니 더더욱 그렇다. 어쨌거나 일광욕을 하면 이득을 볼지언정 손해 볼 일은 없다.

출처 : <하루 10분 일광욕 습관>

저자 : 우쓰노미야 미쓰아키

의학박사. 1935년에 일본 도쿄에서 태어났다. 1961년에 도쿄지케이카이(東京慈??) 의과대학교를 졸업한 뒤 동 대학 내과에 입국했으며, 1964년에 일본 최초로 ‘재생불량성 빈혈에 대한 골수 이식’에 성공했다. 현재 도쿄광선요법연구소 소장, 전국요술사(療術士)협회 부회장, 재단법인 전국요술(療術)연구재단 상임이사로 재직 중이다.

우쓰노미야 박사는 현대인들이 자외선을 필요 이상으로 차단하는 것을 보고 햇볕, 그중에서도 자외선에 대한 사람들의 오해를 바로잡고 자외선이 인간을 포함한 생물에게 얼마나 큰 이득을 주고 있는지를 알릴 생각에 『하루 10분 일광욕 습관』을 썼다. 햇볕의 메커니즘은 물론, 햇볕으로 인류가 얻은 이득은 무엇인지, 현대병과 햇볕과는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자외선이 정말 나쁜 것인지, 효율적인 일광욕의 방법은 무엇인지를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그는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진정한 건강’과 ‘건강한 아름다움’을 얻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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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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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은 모든 인류의 한결같은 소망일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절대로 그렇지 못하다. 더 좋은 약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더 좋은 서비스를 가진 의료기관들도 늘어나지만 아픈 사람들은 결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이번 회부터는 ‘코카서스 장수촌’에서 배우는 장수의 비밀을 알아보고자 한다. 그곳은 직접 다녀온 한 일본인 의대교수가 느낀 것은 오늘날 한국인의 건강에도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 편집자 주

<연재순서>

(1) 그들의 러브샷
(2) 어떻게 먹을 것인가?
(3) 얼마나 먹을 것인가?
(4) 문제는 8부다

코카서스는 흑해와 카스피해로 둘러싸인 지역으로, 대(大) 코카서스 산맥이 서북쪽에서 남동 방향으로 놓여 있다. 이 산맥을 기점으로 유럽과 아시아로 나뉘는데, 산맥의 북쪽은 북코카서스, 남쪽은 외코카서스라고 불린다. 외코카서스 지방에는 그루지야공화국, 아르메니아공화국, 아제르바이잔공화국이 있으며 그루지야공화국 안에는 아부하지야자치공화국, 아자르자치공화국, 남오세티야자치주가 있다.

이곳은 북방 유목민 국가들에 인접해 있으며 그리스, 로마, 페르시아의 가운데에 있어 복잡한 문화적 영향을 받아왔다. 국민의 성격은 지중해를 닮아 격정적인데, 기원전 11세기의 문헌을 보면 아부하지야 사람은 흑해 연안의 최고 민족 중 하나라고 한다.

나는 1977년, 1987년, 1988년, 1990년, 1991년 이렇게 다섯 번 코카서스 지방의 장수촌을 탐방했다. 네 번째 방문까지는 아부하지야자치공화국의 장수촌을, 마지막에는 그루지야공화국의 수도 트빌리시에서 더 동쪽에 있는 오지의 장수촌을 방문하여 장수자들과 인사를 나눈 후 건강 진단을 하거나 생활 상태에 관한 인터뷰를 하였고, 현지 장수학 연구소의 교수진들과 학술 교류를 하기도 했다.

1977년과 1987년에 방문했을 때는 모스크바에서 비행기를 타고 남쪽으로 약 2시간 정도 날아가 수후미에 도착한 후, 이곳을 거점으로 여러 장수촌을 방문했다. 9월 중순에는 두 곳의 장수촌을 방문하였는데, 모스크바는 낙엽이 날리는 만추였음에도 흑해 연안의 마을인 수후미는 햇볕이 쨍쨍 내리쬐고 푸른 나무들이 무성한 한여름 날씨였다.


Metechi Church- Tbilisi, Georgia by Violator1 저작자 표시변경 금지

장수자가 많이 살고 있는 마을(이하 장수촌)은 코카서스 산맥의 중턱, 즉 표고 100~200m의 고지에 있다. 나는 이 지역을 네 번 방문했는데 두 번은 드리프시 마을, 한 번은 오토하라 마을, 또 한 번은 야찬다라 마을이었다.

장수촌에 들어가니 여러 명의 장수자가 코사크(카자흐스탄의 영어 이름) 병사 차림을 하고 따뜻한 악수로 우리를 맞이한 후 집회소(마을 회관 같은 곳)로 데리고 갔다. 그곳에서 촌장이 환영사를 시작하는데, 이곳의 남자들은 말하는 것을 좋아하는지 연설을 좋아하는 건지 모르겠으나 입가에 거품이 일고 얼굴이 빨갛게 상기될 정도로 끊임없이 대화를 나눴다. 방문객을 극찬하는 환영 인사가 끝나고 이 마을의 자랑거리인 장수자들을 소개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그 후에는 장수자의 집에 모두 모여서 연회를 열었다. 장수자의 집은 넓은 부지에 그리스와 로마 문명의 영광을 보여주는 훌륭한 석조 가옥 4~5채로 구성되어 있었고, 대개 4~5세대의 가족이 모여 살고 있었다.

정원에 있는 포도나무 아래에 연회용 긴 테이블을 펼치고 우리 일행과 장수자, 그리고 그의 친족들이 모여서 연회를 시작했다. 자리 배치에도 일정한 규칙이 있었는데, 테이블의 윗자리에는 장로들이 앉고 그 아래는 방문자가, 그보다 아랫자리와 다른 테이블에는 젊은 사람들(그래봤자 70대 노인들)이 앉았다.

연회는 장수자의 집에서 직접 담근 레드와인을 사각형의 잔에 담아 건배를 하면서 시작됐다. 그런데 건배가 끝없이 이어졌다. 재미있는 것은 잔을 든 팔을 상대방의 팔과 엉킨 상태로 건배하기 때문에 잔을 비울 때까지 상대방에게 묶여 있는 꼴이 된다는 것이다(20~30대 연인들이 주로 하는 ‘러브 샷’과 모양새가 유사하다).

또한 건배를 할 때마다 외치는 구호들도 인상 깊었다. 아래의 구호들처럼 자신만의 욕심이 아닌 함께 어울려 사는 사람들을 위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The man by Extra Medium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처음 뵙네요. 앞으로 99번 더 놀러 오세요.”
“우리 마을까지 힘들게 온 사람들을 위해서 건배!”
“아부하지야를 위해 건배!”
“세계평화를 위해 건배!”
“자연에 감사하며 건배!”
“장수자와 그 자손을 위해 건배!”
“오늘의 요리를 만들어준 여성분들을 위해 건배!”

이렇게 끊임없이 건배가 이어지면서 우리 일행은 금세 기진맥진해졌다. 하지만 100세를 넘긴 장수자들은 얼굴빛이 약간 빨개졌을 뿐 오히려 더 정정해지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고 보니 장수자들 모두 근골이 장대하고 자세도 곧아서 도저히 100년을 살아온 사람들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활기찼다. 활짝 웃을 때는 하얀 치아가 보였다.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이 마을의 장수자들은 농사나 목축을 하느라 상당한 양의 노동을 하고 있는데도 담백한 자연식을 주로 먹었으며 그 양이 적은 편이었다(2000kcal 이하). 역시 장수의 원칙은 절대로 배가 가득 찰 때까지 먹지 않는 것이라는 사실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나는 특히 식사 내용에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무얼 특별히 챙겨먹는지를 물었더니, 수백 년 이상 전해져온 전통 음식을 먹을 뿐이라며 장수의 요인이 되는 음식이 무엇인지는 그들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연회장의 음식들과 장수자들이 무얼 주로 먹는지를 살펴보았다. 주식으로는 마마리가(옥수수가루로 만든 죽)와 검은 빵이 있었는데, 특별히 주식과 부식을 엄격하게 구별하지는 않는 것 같았다. 그리고 냉장 보관했던 것이 아닌 갓 수확한 포도, 사과, 배, 버찌, 산딸기 같은 과일을 많이 먹었다. 포도, 사과, 산딸기는 바로 그 마을에서 난 것들이었는데, 그 달콤함과 향기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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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칼륨의 함량이 높은 산딸기를 많이 먹었는데, 그 때문인지 거의 심장병이 생기지 않는 것 같았다. 그들은 이런 과일들을 제철에 수확해서 일부는 말려서 보관했다가 겨울에 먹는다고 한다.

        출처 : <몸이 원하는 장수요법>, 이시하라 유미, 도서출판 전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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