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노동자’라는 말이 있습니다. 기술이 점점 발전해 평준화되면서 기업은 직원에게 더욱 더 친절하게 소비자들을 대할 것을 요구하게 됩니다. 그것이 제품의 구매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직원은 늘 웃으며 고객을 대해야 하며, 자신의 진짜 감정을 숨긴 채 일을 해야 합니다. 이러한 상황에 처한 노동자를 바로 ‘감정노동자’라고 합니다. 하지만 고객의 분노와 짜증을 늘 웃음으로만 대하려다 보니 심각한 정신적인 문제를 야기하기도 합니다. 오늘부터 총 4회에 걸쳐 감정노동자란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직장에서 짜증나지 않고 쿨하게 일할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을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편집자 주

●사례 1 _ 거래처 고위 간부의 기분에 맞춰 살아야 하는 마케터, 박판매

중견 기업의 마케팅 부서에서 근무하는 박판매 대리는 전화 한 통에 마음이 심란해졌다. 중요 거래처의 손 부장이 저녁을 같이 먹자며 한 전화였는데, 썩 내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싫다’는 표현을 하기는커녕 아주 반갑고 기쁜 양 “제가 좋은 곳 예약해놓겠습니다” 하고 마음에도 없는 대답을 하고 말았다.

손 부장과의 저녁식사가 내키지 않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그는 처음엔 “간단히 맥주 한잔하자”며 만나지만 결국 고급 일식집에서 저녁을 먹고, 이차로는 고급 양주가 즐비한 바에서 술을 거나하게 걸치고, 삼차로 단란주점에 가서 유흥을 즐긴다. 그렇게 새벽 2~3시까지 사람을 붙잡아두니 다음 날 컨디션이 말이 아니다. 게다가 손 부장은 자신의 지갑을 여는 일도 없다.

박판매 대리는 오늘도 어깨를 축 늘어뜨린 채 새벽 4시에 집에 들어갔다. 실적을 위해 어쩔 수 없이 거래처 사람의 비위를 맞추어야 할 때마다 속상하고 자신이 한없이 작아지는 것 같아 비참한 기분이 들면서 몸에서 힘이 쫙 빠진다.

●사례 2 _ 비이성적인 고객에게도 친절할 수밖에 없는 콜센터 직원, 나대로

홈쇼핑 콜센터에 근무하는 나대로 씨는 요즘 회사를 그만둘까 어쩔까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단순한 문의 전화는 그럭저럭 대답을 하고 끊지만, 엉뚱한 말이나 거친 말을 서슴없이 내뱉는 고객들과 통화를 하다 보면 일에 대한 회의가 밀려들기 때문이다.

며칠 전의 일이다. 어떤 고객이 전화가 연결되자마자 자신이 구입한 물건이 불량이라면서 화부터 냈다. “죄송합니다. 상품을 교환해드리겠습니다”라고 사과를 했지만 고객은 계속 “어떻게 이런 물건을 파느냐”고 고함을 지르며 욕까지 했다. 돈 주고 산 상품이 불량이어서 화가 난 마음은 이해하지만 너무 자기감정만 앞세우는 고객의 태도에 속이 상해 한마디 쏴붙이려다가 그냥 참고 말았다.

이런 일들을 겪을 때마다 나대로 씨는 당장 사표를 쓰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Not just a cigarette... by Pensiero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앞에 열거한 사례들은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경험했을 법한 상황들이다. 그때그때 각자 다른 이유로 감정과 마음을 감추거나 상대방에 맞게 조절하지만 그로 인한 스트레스와 부담감은 고스란히 자신의 몫이 된다. 이렇듯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자신이 실제로 느끼는 감정과 다른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것을 가리켜 ‘감정노동’이라고 한다.

감정노동(emotional labour)은 미국의 UC버클리 교수인 앨리 러셀 혹실드(Arlie Russell Hochschild)가 만든 사회적 용어로, 직업적 필요에 따라  진짜 감정을 숨긴 채 상대방이 원하는 얼굴 표정과 몸짓을 하는 것을 말한다.

감정노동을 하는 사람들을 가리켜 감정노동자라고 하는데, 좁게는 서비스업에 종사하며 고객을 직접 상대해야 하는 사람들을 가리키고, 넓게는 사무실에서 상사, 동료들과 갈등을 겪으며 일하는 사람들까지 포함한다. 즉 우리는 모두 감정노동을 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가 이처럼 감정노동을 해야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남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다. 로빈슨 크루소처럼 혼자라면 자신이 원하는 대로 감정을 맘껏 표현해도 상관없다. 하지만 다른 사람과 함께 생활하고 일하는 직장에서는 완전히 다르다.

친한 친구가 교통사고를 당했다고 갑자기 사무실에서 울음을 터트리고, 고객이 마음에 안 드는 행동을 한다고 화를 내고, 부하가 업무상 실수를 했다고 수시로 소리를 지르고, 허락 없이 동료가 자신의 펜을 썼다고 비난한다면 어떤 결과가 빚어지는지 누구나 알고 있다.

이처럼 사람들은 숨김없이 감정 표현을 했을 때 자신과 동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기에 스스로 감정노동에 빠지는 것이다.

   출처 : <좌절하지 않고 쿨하게 일하는 감정케어>, 최환규, 도서출판 전나무숲

                       ※ 인터넷 서점 및 전국 서점에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Posted by 전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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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의 지위에 오를 나이가 되면 가족 앞에서나 부하 앞에서 자칫 강한 모습을 무의식중에 연기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힘들고 괴로운 표정 자체가 자신의 나약함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생기는 것이 바로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이라는 것입니다.

카운슬러나 정신과 의사를 찾아가 괴로운 이야기를 털어놓고 있는 와중에도 얼굴 가득 미소를 띠는 경우도 있습니다.

분명 마음은 괴롭지만, 타인과의 관계에서 이를 표현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경우입니다. 어떤 면에서 봤을 때 몸과 마음이 분리되었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회사에서 힘든 일이 있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에 대한 이미지 때문에 늘 웃는 얼굴로 부하나 동료를 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은 자신의 마음을 더욱 괴롭게 만듭니다. 괴로울 때는 우는 게 가장 좋습니다. 눈물이란 바로 그래서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감정을 지나치게 억제하려는 사고는 사람에게 상처를 줍니다. 또한 무언가를 연기하는 것은 매우 지치는 일입니다. 지쳤다면 스스로 지쳤다는 것을 인정하고 누군가에게 지쳤다고 얘기해 보십시오.


by Sepulture {mood disorder} 저작자 표시비영리

부하에게 늘 푸념을 늘어놓는 것은 곤란하지만, 약한 소리를 하는 것은 강한 마음을 회복하는 일이고, 괴로울 때 괴롭다고 하는 것은 괴로움을 완화시키는 특효약이기도 합니다.

  괴로울 신()’이라는 한자와 행복할 행()’이라는 한자는 그 모양이 참 비슷합니다. 이는 어쩌면 괴로움을 극복한 뒤에는 행복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일지 모릅니다.

기나긴 인생을 살다 보면 갑작스러운 병’, ‘좌천’, ‘뜻밖의 사고등으로 비탄에 빠져 의욕을 상실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상사도 한 사람의 인간일 따름입니다.

  동기부여가 저하되고 도저히 회사에 나가고 싶지 않다고 느끼는 경우도 있는 법입니다. 그것은 어떤 상사에게든 일어날 수 있는 감정이기도 하죠.

  하지만 많은 인생 선배들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그때 그 괴로운 경험을 했기에 지금의 내가 존재한다.”

좌절이나 역경을 겪어야 손에 넣을 수 있는 것이 있는 법입니다.

일본의 시인 사카무라 신민(坂村真民)이 지은 끝에라는 시는 이러한 슬픔과 행복에 대해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끝에 >

 
슬픔의
끝에
시가 탄생하고

슬픔의
끝에
빛이 비추고

슬픔의
끝에
손이 모아진다


슬픔은 당신 편입니다.

웃으라면 웃지요.
웃으라면 웃지요. by zziuni 저작자 표시변경 금지

Posted by 전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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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yangpah.tistory.com BlogIcon 양파로그 2010.04.27 16: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국사회의 권위주의와 서열 이런 게 아랫사람도 고달프게 하지만 윗사람도 고달프게 하는 하나의 예인 것 같아요.

    북유럽이 행복한 좌파(?) 복지국가로도 유명하지만 상하관계와 줄 세우기를 지양하는 것으로도 유명한데 우리나라도 그런 쪽으로 분위기를 바꿔나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김과장님 박팀장님이라고 부르지 않고 모두를 동등하게 김아무게님, 박아무게님으로 부르는 '님'제도를 더 많은 직장이 도입한다면 좀 나아질 것도 같은..

    • Favicon of http://firforest.tistory.com BlogIcon 전나무숲 2010.04.27 18: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스쳐 지나가는 글에도 생각의 여운은 늘 남는 것 같습니다. 권위주의의 서열에서 벗어나서 같은 눈높이에서 서로를 바라보고 아껴줄 수 있는 그런 사회가 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