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성물질에 관한 믿음은 20세기 초반의 몇십 년 동안 화학이 삶을 더 나아지게 할 수 있다는 확신과, 과학이 자연을 개선하고 태양이 만든 영양소를 똑같이 만들어낼 수 있다는 희망에서 시작되었다.

실험실에서 제일 먼저 만든 영양소는 비타민C. 1933, 스위스의 제약회사 호프만라로슈(Hoffman-LaRoche. 간단히 로슈라고 부른다)가 오렌지 껍질에서 아스코르빈산을 추출해 처음으로 합성비타민C를 만들었다.

이때 만든 아스코르빈산은 비타민C의 효능을 내는 데 필요한 보조인자가 전혀 없는 단일 물질이었지만, 산업계에 종사하는 화학자들은 아스코르빈산이야말로 인체에 가장 도움이 되는 비타민C의 활성인자라고 주장했다.

 

로슈에 합성비타민C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 사람은 타도이츠 라이히슈타인(Tadeusz Reichstein. 1950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이다. 로슈는 비타민C를 일단 시장에 소개하고 판매 가능성을 알아보기로 했는데, 합성비타민C 판매량이 꾸준히 늘어나자 상업적으로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고 믿고 대량생산 체제를 구축했다.

그렇게 합성비타민C는 제약회사에서 합성하고 대량 생산한 13가지 합성영양소 중에서 제일 먼저 등장하게 되었으며, 사람의 몸을 치유하고 유지하는 식물영양소를 만드는 자연의 역할을 제약회사가 대신할 수 있다는 생각을 널리 퍼뜨리는 전령사 역할을 했다.

합성비타민의 인기가 처음부터 높았던 것은 아니다. 음에 합성비타민을 먹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2차 세계대전 기간에 정부가 전투식량과 병사들 급식에 합성비타민C를 넣자 기업도 자사 제품에 합성비타민을 첨가하기 시작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합성비타민이 널리 보급되면서 건강기능식품 판매점과 약국에서 합성비타민 제품을 적극적으로 판매했다. 이 무렵부터 기업은 대중에게 영양 강화의 중요성을 알리기 시작했다. 결국 영양소 첨가식품과 합성비타민을 많은 사람들이 찾게 되었다.

비타민C에 이어 1938~1947년에는 비타민A, 비타민B1, 비타민B2, 비타민E, 비타민K1가 만들어졌다. 이 무렵 미국이 전시에 병사들 식량에 영양을 강화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제적으로 합성비타민에 관한 관심이 증가했다. 1950년대부터는 더 많은 사람들이 비타민에 관해 알게 되고 비타민 보충제를 구입할 경제력이 생기면서 비타민 제품을 일상적으로 복용하게 되었다.

건강기능식품과 의약품을 제조하고 유통하는 많은 회사들은 합성비타민을 만들어 다양한 이름으로 팔기 시작했다. 이런 회사들에 합성비타민 물질을 공급하는 제조사는 한두 곳뿐이었다. 들어간 재료의 양에 따라 회사마다 제품의 효능을 각기 다르게 선전했지만, 소비자에게 정확히 어떤 차이가 있는지는 알려주지 않았다. 합성비타민이 일상 식품으로 성장하자 가격은 내려갔고, 더 많은 소비자가 싼 가격에 매일 영양보충제를 먹을 수 있게 되었다.

영양보충제 시장이 커지면서 식품에 합성영양소를 첨가하고 비타민을 만들고 판매하고 라벨을 붙이는 일을 포함한 비타민 산업을 몇십 개 화학·의학 회사가 통제해온 것이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음모가 개입될 여지는 없었을까? 아니면 음모가 있었는데, 우리가 모르는 걸까? 이는 가볍게 넘길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합성비타민 업계에 음모라는 말을 처음 사용한 곳은 미국 법무부였다. 1999520, 미국 법무부 소속 조엘 클레인(Joel Klein) 검사는 거대 기업인 호프만라로슈 기업을 비롯해 여러 제약회사와 화학회사가 주도하는 기업연합에 10억 달러에 가까운 벌금을 구형하면서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이 비타민 기업연합은 지금까지 적발한 그 어떤 단체보다 세력이 크고 해로운 공정거래사범 집단이다. 이 범죄 집단의 범법행위는 미국 내 거의 모든 소비자(비타민을 먹거나 우유를 마시거나 시리얼을 먹는)의 재정 상태를 해롭게 했다.

이 범죄 집단이 저지른 일은 놀랍다. 거의 10년 동안 자신들의 제품을 철저하게 통제하면서 가격을 담합하고 판매량을 할당하고 소비자를 분배했으며, 심지어 자신들의 힘을 과시하기 위해 미국 내 판매 가격을 조작하는 등 극도로 정교하고 교묘한 음모를 꾸며왔다. 음모자들은 가격을 결정하고 시장을 분할하기 위해 1년에 한 번씩 회의를 열었고, 자신들의 불법적인 책략을 준수하기 위해 후속 회의도 열었다.

이들이 음모를 유지하기 위해 오랜 기간 동안 엄청난 노력을 해왔다는 것은 불법적인 행위로 벌어들인 수익과 미국 경제에 끼친 해악이 어마어마하다는 사실을 반영한다.

출처 : <천연 VS 합성, 똑소리 나는 비타민 선택법> (도서출판 전나무숲)

저자 : 브라이언 R. 클레멘트

자연요법 의사. 히포크라테스건강연구소 소장이다. 40여 년 동안 연구소를 운영하면서 진보적인 국제건강운동을 이끌고 있는 선구자다. 또한 천연식품 보조제를 복용하거나 정맥주사를 맞거나 생활방식을 바꾸는 방법과 비침투식 기술을 활용해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분자교정의학과 건강식품의 권위자이다. 박사가 주력한 분야는 자연요법 등의 참의학 분야이다. 질병을 없애고 조기노화를 막는 다양한 방법을 끊임없이 연구해왔으며, 그의 프로그램에 참여한 수만 명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연구 조사한 결과들을 모으고 분석해 젊고 건강하고 활력 있게 사는 방법에 관한 엄청난 양의 자료들을 축적했다. 또한 소비자들이 당연히 건강에 도움이 될 거라 믿고 있는 건강기능식품 신화의 정체를 밝히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이 책은 그의 연구 결과의 산물로 합성비타민의 추악한 진실을 만천하에 드러냄으로써 수백만 사람들이 영양보충제의 정체에 대해 눈뜨게 하고, 천연영양소의 불완전한 일부만 들어 있는 합성영양제의 해악에서 그들을 보호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 인터넷 서점 및 전국 서점에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Posted by 전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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