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트러진 자율신경의 균형을 회복해 질병을 막고 건강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식사와 생활습관에서 중용을 찾는 것이다.

하루 동안에 주기적으로 일어나는 자율신경의 변화를 살펴보자. 밤이 되면 부교감신경이 우세해진다. 그래서 밤에는 편히 잠을 자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런 순리를 거스르고 밤늦게까지 깨어 있으면 몸이 긴장하게 된다. 그로 인해 교감신경이 흥분하면 그 흥분을 가라앉히려고 먹을 것을 찾는다. 그래야 부교감신경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이런 원리에서 보면 대사증후군을 가진 사람들이 밤늦게까지 깨어 있을 때가 많다는 조사 결과는 일리가 있다. 살이 쪄서 잠이 오지 않는 것이 아니라 인체의 자율신경 시스템을 역행하느라 제 스스로 야식의 유혹을 불러일으켜 결국 비만과 대사증후군으로 이어진 것이다.

대사증후군뿐만 아니라 폐암도 자율신경의 불균형과 관계가 있다. 담배 소비량은 해마다 줄어드는데 폐암 환자는 여전히 늘어나고 있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참 많은 곳이 게임센터이다.

시끄러운 기계음과 자극적인 불빛 속에서 승부에 집착하다 보니 신경이 곤두설 수밖에 없다. 그러면 긴장을 이완시키려고 담배를 피운다. 우리 몸은 교감신경이 지나치게 흥분하면 스스로 부교감신경을 작동시켜 균형을 이루려고 하기 때문이다.

폐암은 담배를 피워서가 아니라 평온해야 하는 감정이나 기분이 스트레스 따위로 크게 흔들리기 때문에 일어난다. 이런 진짜 원인을 없애야 바라지 않는 결과를 막을 수 있다.

 

스트레스가 많은 직업을 가진 사람도 주의해야 한다. 스트레스는 음식에 대한 기호에도 영향을 미친다. 특정 음식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현상을 두고 ‘몸에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하기 위한 자연스러운 욕구’라고 설명하는데, 과연 그럴까?

요즘 같은 식생활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식탐이 엄습할 정도로 영양이 부

족한 경우는 드물다. 그보다는 먹는 것을 통해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감정과 기분의 불균형을 바로잡으려는 보상 행위로 보는 편이 더 적절하다.

이유 없는 폭식은 없다. 먹기 전의 심리 상태를 떠올려보자. 그럴만한 이유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체질적으로 교감신경이 우세한 사람은 더 조심해야 한다. 감정이나 행동이 교감신경을 자극하는 방향으로 내달리면 그 불균형을 해소하려고 부교감신경을 활성화하는 음식을 찾게 된다. 그것이 지나치면 이번에는 교감신경을 활성화하는 음식이 간절해진다.

예전에 5박 6일 기간으로 건강 캠프를 연 적이 있다. 참가자 대부분은 지병이 있어 몸이 좋지 않았고, 평소에 달고 기름진 것을 즐겨 먹어 자율신경마저 균형을 잃은 상태였다. 그래서 총 15회의 식사는 모두 성질이 차거나 뜨겁지 않은 현미를 중심으로 식단을 짰다. 현미채식이지만 참가자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고려해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아주 맛깔스런 음식으로만 상을 차렸다. 대신 양은 좀 적은 편이었다.

별 말은 없었지만 아무래도 처음에는 이런 식단이 마음에 들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캠프가 끝날 무렵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참가자들은 더 이상 단것을 찾지 않았고 고기도 별로 먹고 싶어 하지 않았다. 술 생각도 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들이 특정 맛이나 음식에 집착했던 것은 자율신경의 균형을 맞추려는 인체의 생리적 요구 때문이었다. 그럴 때 중용의 성질을 가진 음식을 일주일(15~21끼) 정도 계속 먹으면 그렇게나 먹고 싶던 양성식품, 음성식품을 더 이상 원하지 않게 된다. 그러면 자율신경도 환경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되므로 의욕이 필요할 때는 기운이 나고, 쉴 때는 몸의 긴장이 풀린다. 그러면 내 몸도 더 이상 달거나 기름진 음식, 자극적인 맛을 요구하지 않게 된다.

 

자율신경이 균형을 잃어 이리 기우뚱 저리 기우뚱하면 몸은 지치고 마음은 불안해진다. 웬만큼 의지가 강하지 않고서는 먹고 싶은 것을, 몸이 원하는 것을 거부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나는 음식에 대한 과한 욕구와 까다로운 기호를 다스릴 수 있는 방법을 평소 식습관에서 찾아보았다.

교감신경이 항진되었거나 그럴 염려가 있을 때는 양성식품을 자제하고, 부교감신경이 항진되었거나 그럴 염려가 있을 때는 음성식품을 자제한다. 이 방법으로 자율신경이 균형과 조화를 되찾으면 병을 부르는 무모한 식탐은 저절로 누그러질 것이다.

출처 : <건강하지 않을 수록 더 적게 먹어라>

저자 : 시바타 도시히코

1944년 도쿄에서 태어났으며, 도쿄농업대학에서 동물생태학을 전공했다. 대학생 시절에는 체중 100㎏이 넘는 거구였다. 20여 년간 매크로비오틱과 현미채식 등을 실천하다가 건강식 전문가가 되어 지금은 사람들에게 매크로비오틱과 현미채식을 지도하고 있다.
그러나 매크로비오틱과 현미채식으로도 체중이 만족할 만큼 줄어들지 않자 하루 섭취열량을 극단적으로 줄여나가는 ‘단계적 칼로리 감량’에 도전, 1년 만에 57kg까지 체중을 줄였다.
2007년 5월 30일부터 2008년 5월 29일까지 1년에 걸쳐 실행한 단계적 칼로리 감량은 1500kcal에서 시작해 400kcal까지 하루 섭취열량을 줄여나가는 방법이다. 처음에는 체중을 줄이기 위해 시작했는데, 점차 대사증후군과 생활습관병을 비롯한 온갖 건강문제들이 해결되고 오감이 깨어나는 것을 느끼면서 칼로리 감량의 효과를 체감하게 되었다. 2013년 6월 현재, 그는 하루에 400kcal를 먹고도 건강히 잘살고 있다.
『건강하지 않을수록 더 적게 먹어라』는 적게 먹고도 얼마든지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중요한 기록이다. 1년간의 체험을 통해 초저칼로리 식생활이 우리에게 얼마나 많은 이득을 가져다주는지를 알리는 것은 물론이고 1년간의 칼로리 감량 과정에서 겪은 호전반응, 신체 및 체중의 변화, 건강검진 결과, 칼로리 감량을 할 때 주의할 점, 칼로리별 식단과 레시피 등을 실음으로써 독자들이 칼로리 감량을 실천하는 데 필요한 모든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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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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