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에서 건전한 이성 관계의 개념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 10회나 6학년을 맡았던 교사로서 아이들이 건전한 이성 관계를 맺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노하우를 풀어 보겠다.

먼저, 사춘기 아이들이 이성 관계를 ‘또 다른 교우 관계’로 받아들이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성 교제의 보편적인 모델을 접한 적 없는 아이들은 텔레비전 드라마, 영화, 인터넷이나 또래 친구들에게서 전해들은 잘못된 정보를 이성 교제의 표본인 양 받아들이고 그대로 따라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부모들은 아이들 사이에 오간 다소 민망한 문자 내용, 메일 혹은 말투 등을 접하고 소스라치게 놀라는데 그것 자체를 문제 삼을 필요는 없다. ‘우리 아이가 많이 컸구나’ 정도로 생각해주면 된다. 듣고 본 것은 많아도 실행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게 사춘기 아이들의 특징이라 실제 애정 관계는 매우 소극적인 방향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교사는 도덕과 결부해서 이성 관계를 가르치는 것이 좋다. 그때 가장 중시하는 것이 ‘배려, 신의, 믿음’으로, ‘이성 관계는 동성 간의 교우 관계와는 조금 다른 형태의 교우 관계’임을 강조한다.

동성 친구는 약간 멀어져도 관계를 유지하기가 힘들지 않지만 이성 친구는 애정이 활활 타올랐다가 금방 식어버린다는 점, 그렇게 애정이 식고 난 후에는 서로에게 상처가 남는다는 점도 함께 알려준다.

보고 들은 게 많은 요즘 아이들은 영악해서 이성 친구와의 관계가 깨지면 받을 상처를 최소화하려고 더 얕게, 더 자주 상대를 바꿔가며 사귄다.

문제는 자주 상대가 바뀌다보니 자연스레 친구들에게 신뢰를 잃는 경우가 생긴다는 것이다. 즉 이성 관계 자체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그로 인해 교우관계까지 왜곡될 수 있어 또 다른 상처를 입을 확률이 높으니 잘 살펴보고 적절히 지도해야 한다.

제일 중요한 것은 자녀가 이성 친구를 사귀는 것을 무작정 반대하거나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다음과 같은 말로 아이들에게 ‘이성 친구와의 교제는 신뢰와 사랑을 바탕으로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것’이라는 생각을 심어 줄 필요가 있다.

■“멋진 남자, 멋진 여자가 되어라”

아이들은 이성에 눈을 뜨면 제일 먼저 자신의 몸을 꾸미기 시작한다. 남자아이들은 그다지 표 나게 하지는 않지만, 간혹 특정 부위나 물건에 집착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것이 머리카락이다. 여자아이들은 머리 모양과 옷에 신경 쓰고, 목걸이나 반지를 끼고, 매니큐어를 바르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외모를 꾸민다. 하지만 이를 야단만 치려고 하지 말고, ‘외모도 중요하지만 상대방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진짜 멋진 사람이 되어라’라고 말해주는 것이 좋다.

■“상대방을 존중하는 방법을 배워라”

부모는 아이에게 ‘이성 친구와의 관계는 부모에게서처럼 무조건 받는 관계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일깨워 줘야 한다. 그리고 이성 친구를 내 것이라고 생각해서 마음대로 하려 해서는 안 된다고 가르쳐야 한다. 또 감정을 조절해야 사랑이 오래 간다는 사실을 깨우쳐 주는 것도 중요하다.

■“헤어질 때는 아름답게!?”

요즘 아이들은 이성 친구와 사귀기 시작할 때는 어른 못지않게 뜨겁지만 헤어질 때는 흐지부지다. 그렇지만 엄청난 구애 작업(?)을 통해 커플이 되어 불과 한두 달 만에 헤어지더라도 자신들은 쿨하게 헤어졌다고 말한다. 어찌 보면 쿨할 수도 있지만 달리 생각해보면 참 비겁한 행동이다. 그래서 필자는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해준다.

“좋아하는 감정은 언젠가는 사라진다. 그래서 사귀다 헤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대신 헤어질 땐 처음 만났을 때의 느낌을 떠올리며 상대방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해라. 이렇게 헤어지는 의식을 정중하게 해야 새로운 사랑을 해도 상대방에게 실례가 되지 않는다.”

출처 : <영화를 함께 보면 아이의 숨은 마음이 보인다>

저자 : 차승민 (경남 창원 전안초등학교 교사)

‘부끄럽지 않은 선생이 되자.’
1998년 3월에 초등학교로 발령받아 아이들을 가르친 지 15년이 넘은 그는 화려한 프로필 대신 이 한 마디로 자신을 소개한다. 그는 처음부터 교사로서의 사명감과 교육자적 신념이 투철한 모범 교사가 아니었다. 천신만고 끝에 교육대학에 입학하고 우여곡절 끝에 졸업해 교사가 되었지만, 능력과 재능이 뛰어난 동료와 선후배 교사들 사이에서 눈앞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급급해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어느 순간, 자신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를 의미 깊게 생각하는 아이들의 눈빛을 느끼면서 철부지에서 진정한 교사로 거듭나게 된다.
그는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초등영화교육 전문가다. 우연한 기회에 아이들과 함께 영화를 보면서 시작된 영화 수업은 벌써 1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그는 이 책에 교육 현실에 대한 책임과 비판, 반성은 물론 요즘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가까이 다가가는 방법을 솔직하게 풀어놓았다. 또한 10여 년 동안 교육 현장에서 검증한 영화교육의 효과, 영화 감상 지도 노하우, 난이도별 영화 목록과 지도 가이드까지 고스란히 담았다.
현재 초등영화교육의 노하우를... 담은 인터넷 카페를 운영하고 있으며, 다양한 형태의 강의를 통해 동료 교사들에게 초등영화교육의 방법을 전수하고 있다.

‘차승민의 초등영화교실’ 인터넷 카페 http://cafe.naver.com/chasm98/

※ 인터넷 서점 및 전국 서점에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Posted by 전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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