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과 악마의 장난이나 신의 저주로 생각되며 두려움과 신비감을 불러일으키던 현상들은 현대 심리학 이론이 등장하기 시작한 19세기에 이르러 여러 학자들에 의해 새로운 관점과 이론으로 해석되기 시작하였다.

그 무렵부터 환자 치료에 최면을 이용하기 시작했던 정신의학자들은 최면 상태를 통해 사람의 마음속에 평소에는 잘 드러나지 않는 ‘무의식(잠재의식)’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빙의 환자가 보여주는 다른 인격의 실체는 ‘평소에 환자의 무의식 속에 억제되어 있던 인격의 한 부분 혹은 여러 부분이, 하나 혹은 그 이상의 독립된 모습으로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이라는 이론을 내놓았다.

즉 과거의 큰 충격이나 상처로 인해 환자의 전체 인격으로부터 떨어져 나온 조각인격들이 무의식 속에 숨어 있다가 표면으로 드러나는 현상이라고 추정한 것이다.

Temptation
Temptation by Thomas Hawk 저작자 표시비영리

이처럼 환자의 전체 인격 중 갈등을 느끼는 감정이나 정신적 에너지의 일부가 떨어져 나와 독립적으로 작용하며 여러 신체적·정신적 증상을 만들어내는 현상을 학자들은 ‘해리(解離, dissociation)’라고 이름 붙였으며, 빙의 현상의 원인도 환자의 내면에 억제된 채 숨어 있던, 평소와 전혀 다른 인격이 표면으로 올라와 환자를 지배하는 일종의 ‘해리’ 현상으로 생각하였다.

즉 빙의 현상도 귀신들림이 아니라 다양한 해리 증상 중 숨어 있던 다른 인격들이 표면으로 나타나는 ‘해리성 정체성 장애’와 같은 것이라고 설명함으로써 빙의 환자들이 호소하는 갖가지 환각과 망상, 인격의 변화, 신비체험 모두를 인간 내면의 병리 현상으로 해석해 초자연적 혹은 외부적, 영적 원인의 존재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부정할 수 있는 이론적 근거를 만든 것이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이르는 동안 해리 현상에 대한 연구는 서구 심리학과 정신의학의 아주 중요한 연구 주제였다. 당시 이 분야의 연구를 주도했던 학자들은 쟈네(Janet), 샤르코(Charcot), 베른하임(Bernheim), 프로이트(Freud), 융(Jung) 등이었고 이들은 해리성 정체성 장애, 해리성 둔주(fugue) 등의 임상 사례와 자동서기(automatic writing) 현상과 최면에 대한 실험적 사례보고도 다수 발표하였다.  

L'il Devil
L'il Devil by Darwin Bell 저작자 표시비영리


다른 여러 정신의학자들도 최면을 이용한 ‘해리성 정체성 장애’의 치료 사례와 관련 이론들을 앞다투어 발표했다. 특히 프랑스와 미국에서 해리 현상에 대한 연구가 활발했다. 19세기와 20세기 초에 걸쳐 해리 현상의 연구는 서양 심리학과 정신의학의 주류였고 많은 연구 결과들이 축적되었다.

그러나 20세기 초 ‘정신분열증’이라는 새로운 진단명이 도입되고 ‘해리성 히스테리아와 강박의 원인은 어린 시절 정신적 외상의 억눌린 기억들’이라는 당시 이론에 대해 프로이트가 반대하며 ‘인간의 무의식은 정확한 기억을 가지거나 인지적 기능을 수행하거나 이성적으로 신체를 통제할 수 없다’고 주장함으로써 1910년 이후 해리 현상 이론은 인기를 잃게 되었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이론이 인기를 얻고 ‘정신분열증’이란 이름의 새롭지만 애매한 진단명이 도입되면서 정신치료자들 사이에 해리 현상에 대한 관심이 시들해지자 주로 최면 상태에서 진단되던 해리 증상과 다중인격장애에 대한 연구도 소홀해졌고, 그 진단명 자체도 거의 쓰이지 않게 되었다. (다음 포스트에서 계속)

출처 : <빙의는 없다 - 정신증상의 양자물리학적 이해>

저자 : 김영우

신경정신과 전문의이며 외상성 스트레스 전문의(미국, AAETS)이다. 의학, 심리학 박사(MD, PhD)이며 경희의대, 인제의대 임상교수(Clinical Professor), 대한신경정신의학회(Korean Psychiatric Association) 정회원, 미국정신의학학회(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정회원, 미국임상최면학회(American Society of Clinical Hypnosis) 공인 자문위원, 국제최면학회(International Society of Hypnosis) 정회원, 국제해리성장애학회(International Society of Studies on Dissociation) 정회원, 한국 양자최면의학 연구회(Korean Society of Quantum Hypnotherapy) 회장, 사단법인 한국정신과학학회 이사, 학술위원, 서울의대 보완통합의학연구소 객원연구원, 서울대학교 평생교육원 교수,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 ‘한국인 뇌파데이터센터’ 전문위원 등을 재직했거나 재임중이다.
국내 정신의학자로는 처음으로 전통적 정신치료 기법과 함께 자아초월적 최면치료 (Transpersonal Hypnotherapy)와 영적 정신치료(Spiritual Psychotherapy), 양자물리학에 기반한 최면치료 기법(Quantum Hypnotherapy)들을 이용해 다중인격과 귀신들림(빙의 현상, 무병), 해리 등 난치의... 환자들을 전문적으로 진단·치료하고 있다. 정신과 전문의들의 연구모임인 ‘한국 양자최면의학 연구회(Korean Society of Quantum Hypnotherapy)’를 설립하여 양자물리학 등 새로운 과학을 바탕으로 인간의 의식을 이해하고 상담과 정신치료에 응용하며, 최면 상태에서의 확장된 의식이 접근할 수 있는 미지의 정보와 에너지를 이용해 난치 증상들의 원인을 찾고 해결하는 새로운 정신치료 기법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는 국내 최초로 최면을 이용한 전생퇴행 요법의 임상 사례를 담아 많은 독자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던 『김영우와 함께 하는 전생여행』(1996), 『영혼의 최면치료』(2002) 등이 있으며, 세계 최초로 최면 유도 기법과 전문 음악치료 기법을 결합시킨 자신감 강화와 긴장 이완 프로그램 CD 〈쾌청 365〉(1998)를 내기도 했다. 이 책은 『영혼의 최면치료』의 개정증보판이다. 『영혼의 최면치료』가 빙의와 다중인격 환자들의 자아초월 최면치료 사례를 중심으로 서술되었다면, 이 책은 그 사례들과 함께 인간 의식이 경험할 수 있는 여러 신비현상과 난치의 증상들을 양자물리학을 포함한 새로운 과학적 시각으로 이해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 인터넷 서점 및 전국 서점에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Posted by 전나무숲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