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노동자’라는 말이 있습니다. 기술이 점점 발전해 평준화되면서 기업은 직원에게 더욱 더 친절하게 소비자들을 대할 것을 요구하게 됩니다. 그것이 제품의 구매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직원은 늘 웃으며 고객을 대해야 하며, 자신의 진짜 감정을 숨긴 채 일을 해야 합니다. 이러한 상황에 처한 노동자를 바로 ‘감정노동자’라고 합니다. 하지만 고객의 분노와 짜증을 늘 웃음으로만 대하려다 보니 심각한 정신적인 문제를 야기하기도 합니다. 오늘부터 총 4회에 걸쳐 감정노동자란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직장에서 짜증나지 않고 쿨하게 일할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을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편집자 주

공항에서 비행기에 탑승하기까지의 과정을 떠올려보자. 탑승 수속을 담당하는 직원은 아주 친절한 태도로 승객인 당신을 대한다. 그러나 보안요원들은 경직된 표정과 매서운 눈초리로 당신을 비롯한 승객들을 꼼꼼히 살핀다.

그렇게 보안 구역을 통과하여 비행기에 탑승하면 미소 천사 스튜어디스들이 반겨준다. 마치 ‘이것이 진정한 친절이다’라는 것을 보여주려는 듯이 기분 좋은 미소를 띠고 나긋나긋한 말투로 불편한 점은 없는지, 필요한 게 있는지 묻는다. 이처럼 어떤 일을 하느냐에 따라 사용해야 하는 감정이 달라진다. 이처럼 업무의 성격에 따라, 주로 사용해야 하는 감정에 따라 감정노동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유형 1 _ 미소가 경쟁력이다

항상 긍정적인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것은 감정노동의 대표적 유형이다. 호텔, 레스토랑, 백화점, 여행사 등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러한 유형의 감정노동을 한다.

이들 업계에서는 ‘아름다운 미소가 고객의 지갑을 연다’는 믿음에 따라 미소 중심의 감정노동을 구매를 촉진하는 방편으로 활용해왔다. 더 나아가 친절도가 경쟁 업체와의 차별화 요소로 작용하기 시작하면서 직원들이 미소를 지어야 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강도 또한 더욱 높아졌다.

●유형 2 _ 찡그려야 생산성이 높아진다

하루 종일 웃어야 하는 사람도 있지만 되도록 얼굴에 화난 듯한 표정을 지어야 하는 사람도 있다. 대출금을 갚지 않는 고객에게 대출금 상환을 재촉해야 하는 회사의 직원들은 채무자에게 겁을 주거나 화를 내기도 한다. 이런  행동의 바탕에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가정이 깔려 있다.

첫째, 사람들은 보통 자신을 불쾌하게 만드는 사람과는 접촉을 꺼리기 때문에 자신에게 불쾌한 기분을 유발하는 사람에게 먼저 빚을 갚을 것이다.

둘째, 자신을 부드럽게 대하는 사람보다는 위협하는 사람에게 먼저 빚을 갚을 것이다.
이러한 두 가지 가정은 경찰이나 검사가 범인을 취조할 때도 적용된다. 즉 용의자의 자백을 받기 위해 용의자가 불쾌한 기분이 들게끔 만드는 것이다.

27.365 - You Wouldn't Like Me When I'm Angry...
27.365 - You Wouldn't Like Me When I'm Angry... by Josh Liba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유형 3_ 무표정한 얼굴이 필요할 때도 있다

얼굴이나 말투에 감정을 실어야 하는 직업도 있지만 반대로 아무런 감정도 드러내지 않아야 하는 직업도 있다. 주로 객관적이고 공정한 정보를 제공하는 전문직이 여기에 속한다.

특히 의사들은 신속하고 정확한 진료를 위해 중립적인 감정을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 수술 도중에 환자의 상태가 나빠진다고 해서 당황하면 오히려 환자와 간호사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의사 외에 중립적인 감정을 유지해야 하는 직업으로는 판사나 운동경기의 심판과 같은 직업이 있다. 이들은 이해관계가 다른 개인 또는 집단들 중에서 어느 편에도 자신의 싫고 좋은 감정을 표현해서는 안 된다. 항상 감정을 중립적으로 유지해 판결이나 판정이 공정하고 객관적이라는 것을 입증해야만 상대방이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감정노동의 여러 유형을 보면서 그 다양함에 많이 놀랐을 것이다. 이처럼 어느 업종이든 감정노동은 누구나 겪는 일상적인 일이 되어버렸다.

    출처 : <좌절하지 않고 쿨하게 일하는 감정케어>, 최환규, 도서출판 전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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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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